오늘 읽기 시작한 부분에서 저자는 이탈리아 토스카나를 여행하며 그 지역에 관련된 얘기들을 풀어나간다. 이 이야기가 나온 글의 소제목이 ‘하얀 길과 붉은 와인‘ 인데, 처음 밑줄친 문장에서 왜 하얀 길이라는 이름이 붙었는지를 잘 알 수 있었다. 만약 토스카나를 여행할 계획이 있는 분들이라면 상식으로 하나 알아둬도 나쁘지 않을 듯하다.
이어지는 글에서는 레드 와인이 생산될 수밖에 없는 토스카나 지역의 특색에 대한 설명이 있는데, 이는 저자의 현지 지인이 와이너리를 운영하고 있기에 저자가 좀 더 관심을 가지고 알게 된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뭐 덕분에 독자인 나도 와인에 대한 관심을 조금이나마 가질 수 있게 된 듯하다. 나중에 와인관련 책들도 읽어보면 이쪽 분야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토스카나의 비포장도로를 ‘라 스트라다 비안카(하얀 길)‘ 라고 하는데, 이 이름에는 물론 이유가 있다. 도로에 희고 고운 모래먼지가 일어서 한나절만 달려도 차가 새하얘져버리기 때문이다. 토양에 석회질 비율이 높은 탓이다.- P205
"토스카나가 우수한 와인 생산지인 이유는 숲과 포도밭이 혼재한다는 점이에요. 숲은 포도밭의 풍부한 자양분이 되죠. 아주 중요한 사실이에요. 포도밭만 있으면 알게 모르게 토양이 척박해지거든요."- P210
와인이란 그 땅의 고유성이 만들어낸 자연의 물방울임을 실감하게 된다.- P211
이곳 토양은 독특하게 점토와 석회가 섞여 있고, 조금만 땅을 파도 놀랄 만큼 큰 돌멩이들이 굴러나온다. 그런 돌멩이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광경이 곳곳에 보인다. 거의 포도와 올리브밖에 경작할 수 없는 토질인데, 대신 포도와 올리브는 어느 지역보다 실하게 자란다. 10월 초 포도 수확이 끝나면 곧이어 올리브 수확이 시작된다. 가을 내내 사람들은 쉴 틈 없이 바쁘다. 그러나 11월에 들어서면 모든 작업이 끝나고, 다음 봄이 올 때까지 토스카나 사람들은 난로 앞에 느긋하게 앉아, 아마도 토스카나 와인잔을 기울이며 긴 겨울을 보낸다.- P211
"앞으로 키안티 지방의 와인은 모두 똑같은 배합으로 만든다"- P211
산조베세 70퍼센트, 카나이올로 20퍼센트, 마지막으로 화이트와인의 원료 말바지아 델 키안티가 10퍼센트, 이것이 바로네(남작)가 정한 비율이다. 그로 인해 산조베세 특유의 강한 타닌이 적절하게 누그러지고 프루티한 맛이 더해져 목 넘김이 부드러워졌다. 그것이 오랜 세월에 걸쳐 ‘키안티‘의 맛으로 자리잡아온 셈이다.- P212
이탈리아인은 보통 자기가 태어난 고향을 거의 핀 포인트로 삼고서 "산 하나 넘으면 생김새도 말투도 인성도 완전히 달라져요"라고들 말하는데, 와인도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렇게 각 마을의 ‘인성‘을 살펴가며 천천히 이동하는 것도 토스카나 여행의 즐거움 중 하나일지 모른다.- P213
강물도 장소에 따라 저마다 고유한 방식으로 흐르는 것이다.- P218
‘뻔하지 않아서‘ 오히려 호감이 간다- P221
사람은 찾아왔다 떠나가지만 수목은 그와 관계없이 한곳에 뿌리를 내리고 머문다. 잘리면 다시 가지를 뻗고, 또 잘리면 다시 가지를 뻗는다.- P225
덴슈카쿠 : 성 중심부에 가장 높게 지은 망루.- P229
어디서나 성이 보이는 도시에서 산다는 것은 근사한 일일 것이다. 카프카의《성》처럼 ‘눈에 보이지만 다다를 수 없는 곳도 아니고. 참고로 구마모토시에는 ‘성 주위에는 성벽보다 높은 건물을 지을 수 없다‘라는 조례가 있다고 하는데, 이건 정말 멋지다고 생각한다. ‘야자나무보다 높은 건물은 지을 수 없다‘는 하와이 카우아이 섬의 조례와 비슷하다. 앞으로도 ‘성곽도시‘의 느긋한 시간성과 분위기를 잃지 않고 지켜나가기를 여행자로서 바라게 된다.- P229
만다 갱은 구마모토 현 북부 아라오 시에 있었던 탄광시설의 터다. 한때 번영했지만 현재는 더이상 채굴이 이뤄지지 않고(석탄 수요가 줄어서 채굴 비용이 더 많이 든다) 무인 상태로 남겨져 있다.- P230
이것을 ‘예술‘이라고 부르기는 아마 어렵겠지만, 적어도 ‘성취‘라고 부를 수는 있을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사는 이 넓은 세계에는 비평의 개입을 허락지 않는 수많은 성취가 존재한다. 그런 성취 혹은 자기완결 앞에서 우리는 그저 놀라고 감탄하는 수밖에 없다.- P250
우리는 너무도 복잡한 시스템의 세계에 살고 있는 것이다. 그곳에서는 이미지가 아주 큰 의미를 지니며, 실질은 그 뒤를 열심히 쫓아간다.- P256
‘일에서 벗어나 머리를 비우고 편한 마음으로 여행을 즐겨보자‘- P260
그곳에 무엇이 있는지 이미 알고 있다면, 아무도 굳이 시간과 노력을 들여 여행을 가진 않을 겁니다. 몇 번 가본 곳이라도 갈 때마다 ‘오오, 이런 게 있었다니!‘ 하는 놀라움을 느끼기 마련입니다. 그것이 바로 여행입니다.- P262
여행은 좋은 것입니다. 때로 지치기도 하고 실망하기도 하지만, 그곳에는 반드시 무언가가 있습니다. 자, 당신도 자리에서 일어나 어디로든 떠나보세요.- P262
다른 글도 아니고 여행기는 여행 직후에 마음먹고 쓰지 않으면 좀처럼 그 생생함을 살릴 수 없기 때문입니다.- P2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