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기 시작한 부분에서는 수양대군과 그를 보필하는 권람과 한명회에 대한 작가의 한줄평이 나온다. 이 세 사람이 갖고 있는 총명과 지혜가 워낙에 뛰어나서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이지만, 그들이 가진 총명과 지혜가 ‘부정한 욕심 및 부정한 음모‘와 결탁한 결과 그들의 재능이 역사에 비극적인 결과를 초래하였음을 언급한다.
이 한줄평을 보면서 인간에게 주어진 타고난 재능이라는 것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복이 될 수도 있고 화가 될 수도 있음을 다시금 느끼게 된다.
개인적으로 아직 뒷부분을 읽어보지 않아서 어떤 식으로 이야기가 전개될지는 명확히 알 순 없지만, 작가의 한줄평을 통해 조심스럽게 추론해보자면 어린 왕 단종을 몰아내고 권력을 차지하는 수양대군 일당의 결말이 그다지 썩 좋지는 못할 것임을 암시하는 게 아닐까 싶다. 물론 이런 나의 추론이 틀릴 수도 있겠지만 추론의 맞고 틀리고 여부와 관계없이 뒤에 나올 이야기의 흐름을 예상해본다는 행위자체가 이미 독자인 내가 이 스토리에 상당히 몰입하고 있다는 방증이 아닐까 싶다.
‘부정한 욕심과 부정한 음모‘ 이것이 그 좋은 총명과 지혜를 망쳐버리었다.- P-1
닭을 천을 기르면 그중에도 봉이 난다는 셈으로, 이렇게 명리를 따라 동으로 가고 서으로 가는 무리들 중에도 굽혀지지 아니하는 곧은 무리가 있으니 이러한 무리들이 비록 수효는 적을망정 자연히 한 세력을 이루는 것이다. 비록 그들이 기치를 내어세우고 호령을 함이 없더라도 충의(忠義)가 있는 곳에 반드시 따르는 천연의 위엄이 능히 사람으로 하여금 정색하게 하는 것이다.- P-1
명리지배 백 명을 얻음보다는 이러한 충의지사 하나를 얻는 것이 더욱 힘있음- P-1
옳은 선비 한 사람의 뜻이 십만 강병보다도 힘있는 줄을 잘 안다.- P-1
죽는 것을 두려워할 줄 모르는 이 무리들이야말로 수양대군의 큰 적이 아닐 수 없다.- P-1
이미 죽는 것을 두려워할 줄 모르거니 하물며 명리랴.- P-1
위무(威武)로 굴(屈)할 수 없고 부귀(富貴)로 음(淫)할 수 없는 이 의인의 무리는 고왕금래에 불의의 권세를 탐하는 자들이 두통거리가 되었다. 그들이 수효로는 비록 몇백 명, 그보다도 더 적게 몇십 명에 불과하다 하더라도 그들은 의의 불씨를 천추만세의 후손에게 전하는 거룩하고도 고마운 직분을 맡아 한 나라의 주인이 되는 것이다. 전 인류의 주인이 되는 것이다.- P-1
그는 이 패기의 날랜 말에 올라앉아, 그 뛰어난 총명과 예지로 자기가 달려가는 길이 무엇인지를 보면서도, 안 되겠다 안 되겠다 하고 연해 후회하면서도 겉잡을 수 없이 그가 마침내 굴러떨어진 절벽 끝으로 가버린 것이다.- P-1
그는 의인이 되려는 간절한 소원과 권세를 잡으려는 불 같은 패기와 이 두 가지 사이에 끼어 이 두 가지를 다 만족시키려는 어림없는 큰 욕심을 가지게 된 것이다.- P-1
사냥을 즐겨하는 수양대군은 힘 안 들이고 잡힌 짐승을 즐겨하지 아니한다. 아침부터 온종일 산을 넘고 골짜기를 건너 따르고 따라도 잡히지 아니하는 짐승이 도리어 몇 곱절이나 더 그의 마음을 끌었다. 사람을 구하는 데도 그와 같은 맛이 있었다. 단 한마디에 주르르 따라오는 사람은 비록 쓸 데는 있더라도 재미는 없었다. 아무리 끌어도 아니 끌리는 사람이야말로 끌 재미가 있었다.- P-1
수양대군은 대사를 위하여 꾹 참았다.- P-1
"소인 귀가 먹어 나으리 하시는 말씀을 한 마디도 들을 수가 없소이다."- P-1
"국가에 어려운 일이 많으되 의리가 무너지는 것보다 어려운 일이 없고, 국가가 큰사람을 기다리거니와 그 큰사람은 의리를 으뜸으로 하는 사람이외다."- P-1
권세 잡은 이가 하는 일은 권세를 부러워하는 사람들에게 감격을 주기가 쉽다. 코 끝에 붙은 파리를 잊어버리고 아니 날리더라도 그것이 보통 사람인 때에는 신경이 둔한 놈이라 하려니와 높은 사람인 때에는 호생지덕이라 하여 마치 보통 사람은 하지 못할 일 같이 높이는 것이다.- P-1
낮 말은 새가 듣고 밤 말은 쥐가 듣는다.- P-1
사랑 중에도 가장 큰 사랑이라는 어머님의 사랑- P-1
나이가 열여섯 살이면 가장 그리운 것이 할머니, 아주머니, 누이 같은 정다운 친족들인 것은 임금이나 뭇사람이나 다를 리가 없다.- P-1
외양에만 노성한 태가 도는 것이 아니라 눈치를 보시는 데나 마음을 쓰시는 데는 더욱 그러하였다. 마음이 그러하시므로 외양에 나타나는 것이다. 얼굴은 마음의 목록이라고 한다.- P-1
"이렇게 가물어서 백성이 어찌 산단 말이냐."- P-1
눈치를 슬슬 보지 아니하면 아니 될 당신의 가엾은 신세를 생각하면 하늘에 떠도는 구름 조각이 부러웠다.- P-1
그러나 사욕에 골몰한 자들은 국가를 생각할 새도 없었다.- P-1
옳은 것은 언제나 연약한 광대로 차리고 무대에 뛰어나와서 옳지 아니한 힘에게 참혹한 피투성이가 되어서 거꾸러지어 구경꾼의 눈물을 자아내게 하는 것이 조물의 뜻이다. 심술궂은 뜻이다.- P-1
왕이 자기를 미워하시는 때에는 아무러한 말이라도 하기가 어렵지 아니하나 자기를 신임하시는 양을 뵈옵고는 그 어른의 가슴을 아프시게 할 말씀을 사뢰기가 매우 거북하였다.- P-1
그러나 요마한 인정에 구애하여 대공을 세울 기회를 놓칠 수는 없다.- P-1
이 일도 어려우려면 무척 어려운 일이지마는 쉬우려면 또 무척 쉬운 일이다. 어떠한 경우에 이 일이 어렵겠는가 하면 그것을 전함을 받을 사람이 이(利)로 움직이지 아니할 사람인 경우다. 이러한 경우에는 그 사람을 휘어 넣으려면 그 일에 의리의 가면을 씌워야 하거니와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그렇지마는 저편이 이에 움직이는 줄만 알면 거저 먹기다. 마치 음탕한 계집을 유혹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슬쩍 눈치만 보이면 그만이다. 오직 한 가지 어려움은 분명히 입 밖에 내어 말할 수도 없고 더구나 무슨 증거가 될 만한 것을 뒤에 남길 수도 없는 것이다. 자칫 잘못하면 역적으로 몰려서 모가지가 날아날 일이다.- P-1
변변치 못한 말은 아무리 꾸며도 당당한 기운이 없었다.- P-1
"세상에 이런 말도 듣는 법이 있느냐."- P-1
여자는 아무리 급한 때에라도 완전히 정신을 잃어버리는 일은 없고 반드시 이해타산을 할 여유를 가진다고 한다.- P-1
어떤 때 사람의 사랑은 죽음보다 힘이 있다.- P-1
평탄의 운명의 물결에 순종하는 백성도 이따금 험한 물굽이를 만나 바위 뿌다구니에 부딪치어 피거품이 되어버리는 수가 있다.- P-1
왕의 편이 될만한 이들은 아무 연락 없이 모래 알알이 흩어진 힘이다. 이 흩어진 힘이 얼마나 한 일을 할까.- P-1
"다 운수지 운수야, 천운이 수양대군께로 돌아가는 것을 어찌하나."- P-1
"나라에 큰 일이 있는 때에는 신하가 점을 아니하는 법이야. 점해서 쓸 데가 없거든. 정말 임금께 충성이 있으면야 오는 일을 미리 알아보아 무엇하나. 수인사대천명(修人事待天命)으로 죽든지 살든지 할 일을랑 하고 보는 법이야. 일이 될까 아니 될까 점을 한다는 것이 말이되나. 어, 세상도 말세로군."- P-1
옳은 말의 힘에는 수양대군의 패기도 고개를 들기가 어려웠다.- P-1
"대사를 하는 양반이 소소한 걱정을 버리시오."- P-1
"이보다 더한 일이 올 터이지. 그렇게 눈물 흘려서 되겠소. 마음을 철썩같이 가지고도 견디어내이기가 어려울걸. 그렇지마는 불서(佛書)에도 인생은 헛된 것이라 하였고, 또 속담에도 우리 인생이 한바탕 꿈이라 하였으니 꿈이 오래면 얼마나 오래요? 그저 가위눌린 줄 알고 지납시다 그려."- P-1
‘저놈인들 내게 무슨 충성이 있으랴.‘- P-1
위협을 당하여 창피한 꼴을 당하느니보다는 차라리 정정당당하게 내편에서 내어던지리라 한 것이 왕의 생각이었다.- P-1
손에 오랫동안 바라고 바라던 옥새가 있지 아니하냐. 이것은 꿈이 아니라야 한다.- P-1
"우리네는 아직 죽지 말고 할 일이 있지 아니한가. 그리다가 성사가 아니되면 그때에 죽더라도 늦지 아니할 것이 아닌가. 이 사람아, 참으소."- P-1
나라의 큰일은 마땅히 앞뒤를 신중히 살피고, 깊이 생각하며 넓게 논의해야 한다.- P-1
왕이란 결코 마음놓이는 자리가 아닌 것을 깨달았다.- P-1
"일은 신속해야 하는 것이야. 공연히 지연하다가는 일이 누설이 될 염려가 있지 아니한가."- P-1
"온 때를 놓치면 또 어느 때가 있단 말인가."- P-1
"이놈아, 네가 대의를 저버렸거든 천벌이 없이 부귀를 누릴 듯싶으냐."- P-1
"악을 치고 의를 붙들자는 것이오."- P-1
"후일에 죽이더라도 아직은 살려 두고 쓰시오."- P-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