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포스팅에서 한명회라는 인물이 혜성처럼(?) 등장해서 일반적인 사람들과는 차원이 다른 비범함을 보여줬었다. 이후 한명회는 권람이라는 인물을 통해 수양대군과 연이 닿았고 수양대군이 권력을 잡을 수 있도록 다양한 계책들을 알려준다. 그 결과 당시 권력의 실세라고 할 수 있었던 김종서를 필두로 한 무리들을 모조리 제거한 후, 열세살밖에 안 된 어린 왕인 단종을 찾아가서 김종서 일당들이 역모를 꾀했다고 말한다.
오늘 읽기 시작한 부분에서는 수양대군이 단종을 찾아가자 단종을 보필하던 내시 중 한 명이 수양대군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어서는 안된다고 말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는 어린 임금인 단종이 수양대군의 말만 믿고 상황을 섣불리 판단하려는 듯한 모습을 보이자 내시가 고심끝에 충언을 한 것이다. 충신들이 역모로 몰려 죽임을 당한 상황에서 제대로 된 상황판단을 하기 어려워하는 단종의 모습을 보며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한편 단종의 왕권을 노리는 수양대군과 그 주변인들의 모습을 보면서도 이런저런 것들을 배울 수 있었는데, 특별히 사람을 다루고 세력화해서 자신이 목표하는 것을 기어코 쟁취해내는 한명회의 모습이 개인적으로는 가장 인상적이었다. 아직 읽어보지 못한 뒷부분에서도 등장인물들이 어떤 모습들을 보여줄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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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이어 읽다가 수양대군의 혈연관계인 안평대군을 살려둘지 말지를 두고 수양의 측근들이 갑론을박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 모습을 보면서 권력이라는 것이 참으로 비정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설령 진짜 죄가 없어도 죽여야 하는 갖가지 이유들이 나오는데, 이게 또 각기 나름대로 일리가 없지는 않은지라 수양의 머릿속이 심히 혼란스럽지 않았을까 싶다.

"대저 역모란 것은 국가에 대하여 불평과 원망을 품는 자가 하는 일이외다. 인은 벼슬이 영의정이옵고 종서는 좌의정이옵고 그밖에 이양, 민신, 조극관 같은 사람들이 벼슬이 공경에 달하여 영화가 극하옵거든 무엇을 더 바라고 천벌을 두려워할 줄 모르고 역모를 하오리이까. 이로 보아도 인과 종서가 모반을 한다 하옵은 말이 되지 아니하는 말인가 하오. 또..."- P-1
자기를 특별히 사랑하여 원한 자리도 아니 시키어 주는 것은 곧 자기를 괄시함이었다.- P-1
사람이란 사람은 다 나의 목숨을 엿보는 원수와만 같았던- P-1
"내가 죽은 뒤에 아마 나를 역적으로 몰고 너희들을 다 잡아 죽일는지도 모르니 그런 일을 당하더라도 대장부답게 웃고 죽을지언정 아녀자와 같이 죽기를 두려워하는 빛을 보이지 말아라."- P-1
"안평대군의 명성으로 어디를 있든지 반드시 인심이 따를 것이외다. 천하 인심이 안평대군에게로 돌아가 놓으면 그때에야말로 막을 도리가 없을 것이외다. 화단을 미연에 방두하지 아니하면 반드시 큰일이 생길까 저어합니다. 지금 한 사람을 살려두면 나중에는 만 사람을 죽이지 아니하면 아니 될 터이니 이것은 국가에 큰 불행이외다. 비록 나으리께서 인자하신 마음에 골육의 정을 차마 못하여 그러시는 일이지마는 대의멸친(大義滅親) 이외다. 국가대사를 위하여는 사정을 못 돌아보는 것이외다."- P-1
"죄가 없길래 죽여야 하는 것이외다."- P-1
"안평대군이 진실로 죄가 있다 하면 백성의 마음이 따르지 아니할 것이니 무슨 두려워할 것이 있겠소오리까마는 죄가 없는지라, 죄가 없이 누명을 쓴지라 백성의 마음이 그리로 돌아가는 것이오. 백성의 마음이 안평대군으로 돌아가면 자연히 나으리를 원망하게 되는 것이외다. 그러니까 백성의 마음이 안평에게로 돌아가기 전에 화근을 끊어버리는 것이 지당한가 하오."- P-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