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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보고듣고쓰고
어느덧 이 책의 거의 막바지에 다다랐다. 저자는 교통수단의 발달로 인해 인간이 도달할 수 있는 공간이 점점 확장되었고 동시에 다른 한편으로는 건축 기술의 발전으로 건물이 점점 높아짐에 따라 수많은 사람들이 도시와 같은 장소에 모여 살 수 있게 되었다고 말한다. 이러한 현상을 저자는 ‘체험의 밀도가 높아졌다‘는 표현으로 정리한다.

이 책의 제목에 ‘공간‘이라는 키워드가 들어가서 그런지는 몰라도 공간에 대해 다각도로 살펴보게 되는데, 이를 통해 개인적으로는 공간을 평면적으로만 바라보던 그간의 습관에서 보다 입체적인 관점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된 듯하다. 비유적으로 표현하자면 2차원에서 3차원으로 관점이 한 층 업그레이드 되었다고나 할까. 추가로 이 책의 막바지에 나왔던 인터넷 공간같은 가상의 공간까지 고려한다면 3차원 그 이상의 차원으로도 관점이 확대되었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 책을 통해 기존에 내가 갖고 있던 관점의 틀을 조금이나마 깨고 나오게 된 듯하다. 저자께 감사드린다.










인류 역사는 한마디로 ‘단위 시간당 체험의 밀도를 높이는 쪽으로 진화‘해 왔다고 할 수 있다.- P373
비행기 덕분에 아침은 서울에서 먹고, 점심은 홍콩에서 먹을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수십 층짜리 건물이 들어선 고밀화된 도시 덕분에 우리는 하루에도 수백 명의 사람을 쉽게 마주치고 만난다. 스마트폰 덕분에 지구 반대편에 있는 다양한 지역의 삶을 직접 가지 않고도 엿볼 수 있게 되었다. 인류는 단위 시간당 더 다양하고 더 많이 체험할 수 있게 발전해 왔고, 그 진화의 단계에서 건축은 중요한 역할을 해 왔다.- P373
전반적으로 공간 혁명의 간격이 점점 줄어드는 추세다. 이러한 공간의 혁명이 있었기에 인류는 멸종하지 않고 발전할 수 있었다.- P374
《왜 서양이 지배하는가》 (최파일 옮김, 글항아리)의 저자 이언 모리스는 어느 사회가 발전하면 그것을 방해하는 저항 세력도 같이 발생하는데, 그 천장을 기술 혁명으로 뚫지 못하면 그 문명은 붕괴한다고 말한다.- P374
역사를 보면 공간을 인식하는 능력을 키우는 집단이 그 시대의 문명을 지배해 왔다.- P374
제국이 되기 위해서는 넓은 ‘공간‘ 확보가 필수다. 공간은 자산이다. 그 자산을 이용해서 부를 축적할 수 있고, 부가 축적되어야 제국이 형성된다.- P376
미국과 중국의 공간 전쟁은 여러 분야에서 나타난다. 중국은 이미 미국 국채를 구매하지 않음으로 미국 달러 화폐의 공간을 축소하려 노력하고 있다. 달러가 기축 통화가 된 가장 큰 계기는 전 세계에서 단일 품목으로 거래액이 가장 큰 중동 석유를 달러로 결제하면서부터다. 중국은 현재 중동 석유를 위안화로 결제하려고 시도중이다. 위안화로 달러화의 공간을 잠식하여 미국 달러의 유통 공간을 축소하려는 의도다.- P377
중국은 저렴한 가격의 5G 인터넷 장비를 전 세계에 공격적으로 팔고 있다. 가상공간 내에서 자국의 영역을 확장하려는 의도다.- P378
문자는 크게 표음 문자와 표의 문자로 나누어진다. 한글이나 영어 알파벳은 발음을 기록하는 표음 문자고, 중국의 한자는 표의 문자다. 표의 문자는 타이핑을 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 소리에 따라 타이핑하고 제시되는 여러 글자 중에서 골라야 하는 번거로운 과정이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중국도 자신의 문자를 표음화시키려 시도 중이지만 쉽지 않다.- P379
표의 문자 체계는 정보 소통의 속도를 떨어뜨린다. 우리가 스마트폰으로 문자나 카톡을 보내기 쉬운 이유도 세종대왕이 만드신 전 세계에서 가장 효율적인 표음문자인 ‘한글‘ 덕분이다.- P380
결국 다음 세대는 가상공간의 신대륙을 누가 완성할 것이냐로 경쟁의 판도가 결정 날 것이다. 가상공간 신대륙에는 사람과 함께 새로운 이민자인 인공지능도 들어간다. 공간을 완성하는 것은 사람이고, 인공지능은 사람과 비슷하게 의식을 가진 또 다른 존재다. 그러니 가상공간에서 인공지능을 먼저 완성하는 자가 다음번 공간 진화의 오르막 계단에 먼저 발을 올려놓는 자가 될 것이다.- P382
가상공간은 반도체를 많이 생산해서 서버를 구축하면 만들어지는 공간이다.- P383
비행기에 타 비행 항로 지도를 보면 복잡하게 휘어진 곡선들을 볼 수 있다. 이런 곡선을 보면서 멀리 가는데 왜 직선으로 가지 않고 곡선으로 날아가는지 의아해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우리는 주로 2차원 종이 위 지도로 공간을 파악하는데, 그럴 때 공간은 많이 왜곡된다. 이런 왜곡을 피하기 위해 우리는 지구본으로 공간을 볼 필요가 있다. 지구본으로 보면 휘어진 비행기 항로가 실제로는 직선임을 알 수 있다.- P385
그린란드는 ‘북극해 시대‘의 하와이다. 우리는 향후 북극해와 그 주변 해안선을 누가 가장 많이 장악하느냐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P386
전문가들은 인공지능 개발을 하려면 크게 세 가지가 필요하다고 한다. 첫째 데이터, 둘째 알고리즘, 셋째 반도체다.- P386
우리는 강대국 간의 온라인, 오프라인 영토 경쟁의 시대에 살고 있다. 그로 인해서 지정학적 위기는 고조되고 있다. 국가 간 갈등뿐 아니라 이 시대는 인간과 인공지능 기계 사이의 갈등까지 고조되는 시대다. 거기에 더해 기후 환경 변화까지 있다. 공간적으로 인류 역사상 가장 복합적인 격동의 시기에 살고 있는 것이다.- P389
인간은 경쟁하고, 그 경쟁이 심해지면 전쟁이 되기도 한다. 그렇지만 인류가 지금까지 살아남은 것은 그 경쟁과 갈등을 통해서 다음 단계로 진화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진화에는 건축 공간이 중요한 역할을 해 왔다.- P389
아무리 가상공간의 역할이 커졌다 하더라도 인간은 몸을 가졌기에 실제 공간을 벗어날 수는 없다. 인간은 분열이 심해질수록 공통분모를 찾아야 한다. 나는 인간들의 근본적인 공통분모는 생물학적 신체인 ‘몸‘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몸을 담고 있는 것은 건축 공간이다. 건축공간은 몸을 가진 인간들이 서로 하나의 공동체라는 것을 느끼게 만들 수 있다. 좋은 건축 공간은 우리 사이에 공통분모를 만들어주는 장치다.- P3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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