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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보고듣고쓰고
오늘 읽기 시작한 부분에서 저자는 이적후 첫 경기를 갖는데 상대가 객관적인 전력에서 약한 팀이라 쉽게 보고 들어갔다가 경기에서 패배하게 된다. 심지어 저자는 페널티킥 찬스도 놓쳤다고 한다. 이로 인해 저자의 심기가 굉장히 불편했었는데 여기에 엎친데 덮친격으로 시합 후 일부 선수들이 의무적으로 받아야 되는 약물 검사까지 받게 되자 저자 특유의 성질을 이기지 못하고 검사실에 있던 탁자를 부숴버렸다고 한다. 물론 여기서 저자가 약물을 복용한 사실은 없었기에 큰 문제는 없었지만, 경기에 지고나서 괜히 아무 상관도 없는 약물 검시관에게 화풀이를 한 셈이었기에 나중에 저자도 자신이 칭찬받을 일을 한 것은 아니었다고 본문에서 고백한다.

아무 잘못도 없는 탁자를 깨부순 행동자체는 물론 잘못된 것이지만 독자인 나는 여기서 저자의 어마무시한 승부욕을 엿볼 수 있었다. 저자에게 승부욕이 없었다면 아무 죄도 없는 탁자를 때려부술 정도로 분노를 표출하지는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본문을 계속 읽다보니 저자가 자신의 내면에 있는 승부욕을 밖으로 표출한 이유에 대해서도 알 수 있었다. 저자가 새롭게 이적한 팀이 과거 전성기 때의 모습을 회복하지 못하고 그냥저냥 평범한 팀으로 전락해있는 상태였던 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 저자는 자신이 이 팀에 온 이상 승리의 DNA를 다시 심고 싶었던 것이다. 실제로 저자가 자신의 커리어에서 몸담았던 프로팀들은 해당 리그에서 모두 우승을 했다고 하니 저자가 소속팀에 끼치는 영향력이 가히 엄청났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저자의 이야기를 보면서 독자인 나는 문득 능동적인 사람과 수동적인 사람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일단 당연히 자신이 속한 조직에서 능동적, 주도적으로 행동하여 그 조직에 바람직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저자와 같은 사람이 참으로 멋진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좀 다른 각도에서 보면 앞서 말한 능동적인 사람이 주도적으로 이끌 때 그의 뜻을 따라서 함께 행동할 수 있는 수동적인 사람들도 그들만의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만약 조직에 주도적인 사람만 존재한다면 서로 각자의 뜻에 따라줄 것을 요구하게 될 수 있다. 이럴 경우 조직이 한마음으로 움직이지 못한채 서로 자기 말이 맞다고 싸우다가 아무일도 하지 못한채 서로의 감정만 상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는 것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나는 윗문단에서 수동적인 사람들도 나름의 가치가 있다고 언급한 것이다. 수동적인 사람들은 주도적이고 능동적인 사람들처럼 자신이 직접적인 커다란 영향력을 행사하지는 못할지라도 어떤 주도적인 리더가 있을 때 그와 대립하기보다는 그 리더의 말과 비전에 따라서 움직일 수 있는 사람들이다. 이렇게 되면 조직이 한마음으로 움직이게 되어 많은 사람들이 힘을 합쳐 이루어야 하는 일들에서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문득 지난번 포스팅에서 리더의 중요성을 언급했던 게 생각난다. 리더인 감독이 저자와 트러블이 생겨 구단 재정에 막대한 손실을 입혔다는 그 얘기 말이다. 이와 관련하여 독자인 내가 생각하게 된 것은 리더라는 자리는 조직이 갈 방향을 올바르게 정하고 그 길로 가자고 사람들을 이끄는 사람이라는 점이다. 리더가 방향을 잘못잡으면 그 밑에 부하들이 아무리 일을 열심히 해도 조직은 이상한 길로 갈 수 밖에 없다. 그래서 리더는 올바른 방향을 잡고 멀리 볼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하기에 공부를 많이 해야 하는 게 아닐까 싶다. 만약 리더의 시야가 근시안적이라면 그 리더 밑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불행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리더의 말을 따라 열심히 일했음에도 의미있는 결과물을 얻어내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참 리더의 중요성을 다시금 몸소 자각하게 되는 오늘의 독서다. 능동적, 수동적 인간에 대해 생각하다보니 어떻게 생각이 여기까지 이르렀다. 참 신기할 따름이다. 이렇게 쓰겠다고 계획하지도 않았는데 쓰다보니 여기까지 쓰게 됐다. 어찌됐든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다보니 그렇게 된 듯하다.

독자마다 자신이 능동적인 인간인지 수동적인 인간인지 어느정도 본인이 알고 있을 것이다. 능동적인 인간이라고 무작정 으시댈 것도 없고, 수동적인 인간이라고 좌절할 필요도 전혀없다. 어느 유형의 인간이든 다 이 사회에 필요하고 귀한 사람들인 것은 분명하니 오늘 하루도 자신의 가치를 과대 평가하거나 평가 절하하지 말고 겸손하고 당당하게 살아가면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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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다보니 어느덧 이 책의 마지막 부분에 이르렀다. 마지막 부분에서는 저자의 고향인 스웨덴 말뫼의 로센고드라는 곳에 대한 얘기가 나오는데, 이는 앞부분에서 저자가 얘기했던 이야기들이 오버랩되면서 마치 영화의 한 장면 한 장면이 빠르게 스쳐지나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저자가 어린시절 고향인 로센고드에서 아버지와 어머니와 함께 했던 추억들을 돌아보는데, 문득 독자인 나도 부모님과 어릴 때 있었던 추억들을 잠시나마 회상해보게 되면서 왠지 모를 감동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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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부터는 전반적인 총평이다.)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라는 축구선수가 어린시절부터 지금까지 걸어왔던 인생길을 이 책을 통해 쭉 살펴보면서 그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 수 있는 시간이었다. 약간은 독특한(?) 내 닉네임에도 들어가 있듯이 이 책을 읽기 전에도 저자에 대해 어느정도는 알고 있었지만 그동안 잘 몰랐던 이야기들을 만날 수 있어서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또한 이야기 중간중간에 숨겨져있는 교훈적인 내용들과 저자만의 인생철학이 느껴지는 구절들은 나 뿐만 아니라 다른 독자들에게도 충분히 마음에 와닿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완독을 하면서 미처 예상치 못했던 도전적이고 유익한 메시지들을 만나서 끝까지 읽기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또한 나만 그런건지는 모르겠으나 이 책 뿐만 아니라 다른 어떤 책들을 읽든 관계없이 책을 끝까지 완독했을 때 느껴지는 이루 형언하기 힘든 의미있는 무언가가 있다. 그 맛에 완독을 하는 것 같다. 내게는 이 책이 그러했고, 최근에 읽었던 다른 여러가지 책들도 그러했다. 그 뭔가 보람차고 의미있는 무언가를 느끼기 위해 인내심을 가지고 완독하는 것 같다. 이 과정이 결코 쉽지만은 않지만 적어도 내가 읽는 책은 가급적 완독하면서 앞으로도 그 느낌을 계속 느끼고 싶다.

"나한테 이래라저래라 하지 마쇼. 안 그러면 그쪽도 저 탁자 꼴 난다고."- P500
나는 우리 팀이 경기에 지면 화가 불 일 듯 일었고, 그같이 승부에 집착하는 태도를 AC 밀란에 불어넣었다. 그럴 때면 내가 물건을 부수더라도 가만히 놔둬야 한다.- P500
"괜히 불난 사람 붙잡고 시비 붙이지 마. 위험하니까."- P500
우리는 반드시 경기에 이겨야만 했다. 승리가 아니라면 다 쓸데없었다.- P501
하지만 이제 나도 한 가지는 확실하게 알고 있었다. 축구판에서는 신처럼 대접을 받다가도 하루아침에 쓰레기 취급을 받을 수도 있다는 사실 말이다.- P502
"진짜 크게 한번 터질 것 같아. 느낌이 와."- P502
나는 그라운드 위에서 말이 아니라 몸으로 복수하는 사람이다. 선수 생활을 하는 내내 온갖 개소리를 많이 들었다. ‘빌어먹을 집시놈‘이라느니 내 어머니에 대한 욕설까지. 그중 최악인 것은 "시합 끝나면 두고 보자"라는 말이었다. 대체 그게 무슨 엿 같은 소리인가? 주차장에서 한판 뜨자는 얘기인가? 기도 안 차는 소리였다.- P504
그는 계속해서 "덤벼봐. 어때, 예전 같지 않지?"라고 말했다. 그는 나를 도발하려고 했고, 그러다가 뒤에서 내게 태클을 걸었다. 그것은 몹시 비겁한 짓이었다. 상대가 덤비는 것을 보지 못했기 때문에 나는 무방비로 당했고, 많이 고통스러웠다. 하지만 나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그런 상황에서는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대신 속으로 생각한다. ‘다음번에 마주치면 되갚아주겠어. 기회가 오면 한동안 일어나지 못할 만큼 세게 되갚아주지.‘ 그러니까 나는 치사하게 말로 상대를 도발하는 선수가 아니다. 대신에 태클을 확 걸어버린다. 나한테 엿 먹인 선수들과 만나면 나는 폭탄처럼 터지곤 한다.- P504
"싸우고 싶은 거 아니었어? 어디 한번 해봐"- P505
나는 보복을 하려면 몸으로 하지 말로 하지 않는다.- P505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이만하면 참을 만큼 참았다.- P505
그는 또다시 조용히 하라는 시늉을 해 보였고, 나는 분통이 터졌다. 하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단 한마디도 그 개자식은 내가 어떤 더러운 말로 자기를 모욕하는지 증명하고 싶었을 것이다. 나중에 그가 다시 공을 잡자 나는 그에게 달려갔고, 발을 들어 펄쩍 뛰어오르면서 축구화 바닥의 징이 드러나 보이게 몸을 날렸다. 가장 거친 태클이었다. 하지만 그는 달려드는 나를 보고 몸을 피해 뛰었다. 우리 두 사람은 충돌하며 땅에 쓰러졌다. 그때 처음 든 생각은 ‘이런 염병할, 놓쳤군‘이었다. ‘다음 번엔 확실히 절단을 내주리라‘ 생각하며 몸을 일으켜 돌아서서 걸어가는데 그 자식이 내 어깨를 가격했다. 오구치 오니예우. 잘못 생각했어.- P505
나는 머리로 그를 확 들이받아 버렸다. 그리고 우리는 서로를 향해 몸을 날렸다. 타박상 입는 정도의 몸싸움을 얘기하고 있는 게 아니다. 우리는 서로의 사지를 찢어버릴 듯 사납게 덤볐다. 험악한 육박전이 벌어진 것이다.- P505
나중에 알레그리 감독이 우리 두 사람을 소환했다. 우리는 사과의 말을 하고 악수를 나누었다. 하지만 오구치는 나를 차갑게 대했다. 상관없었다. 그가 차갑게 대하면 나 역시 차갑게 대하면 그만이었다.- P506
나는 책임을 남에게 전가하는 사람이 아니다. 그것은 사내답지 못한 모습이다. 특히 자신이 리더 역할을 맡고 있는 팀에서 그런 추접스런 짓을 할 수는 없었다.- P506
‘더비 델라 마돈니나Derby della Madonnina‘라고 하는 인터 밀란과 AC 밀란의 더비전은 늘 사람들의 감정을 격하게 흔들어 놓는다. 두 도시의 대결에는 지저분한 정치적 요인도 개입해서 몹시 과열되었다. 스페인에서는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샤의 대결이 이와 비슷하다.- P508
그저 전투력을 불태웠다. 라커룸에 앉아 있을 때부터 어서 들어가 싸우고 싶은 생각뿐이었다. 하지만 아드레날린이 마구 솟구친다고 좋은 결과가 나는 것은 아니다. 그 에너지가 경기에 활용되지 못하고 소득 없이 경기를 끝마칠 수도 있다. 결과는 어찌 될지 아무도 모를 일이었다.- P509
그라운드에서는 생각을 많이 해서는 안 된다. 경기에 충실해야 한다.- P510
"너희의 비열한 수작은 소용이 없다. 난 그보다 훨씬 강하지"- P510
우리는 개 발에 땀 나듯 열심히 뛰었다.- P510
AS 로마의 카펠로 감독을 포함해 카사노는 다른 선수들이나 감독들과 자주 갈등을 겪었다. 심지어 카펠로 감독은 정신 나간 미치광이라는 뜻으로 카사나타cassanata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어쨌든 카사노는 실력은 좋았다.- P511
AC 밀란에서는 그 어느 때보다 경기에 대한 압박감이 컸다. 리그 타이틀을 반드시 차지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그 승리를 이끌어야 할 사람은 나라는 사실이 무겁게 다가왔다. 사실상 나는 매 경기를 월드컵 결승전 치르듯 안간힘을 다해서 치렀고, 이제 그 대가를 치르고 있었다. 탈진 지경에 이른 것이다. 결국 내가 떠올린 이미지나 생각대로 동작을 구현해내지 못하는 시점에 이르렀다. 몸이 한 박자 늦게 반응을 했다. 한두 경기 쉬어야 했는데 쉬지를 못했다.- P512
축구는 리듬을 탄다. 이럴 때 선수라면 다리가 부러졌어도 뛰고 싶은 마음이 든다.- P512
나도 예전처럼 한창나이가 아니었다.- P512
축구는 싸움이다. 공격을 받으면 반격을 해야 하는데 이따금 까닭 없이 선을 넘을 때가 있다. 나는 그런 짓을 적잖이 저질렀다. 선수 생활을 오래 하면서 많은 교훈을 얻었고, 더 이상 말뫼 구단에서 놀던 삐딱한 청소년도 아니지만, 가끔 터져 나오는 성질은 앞으로도 어쩔 수 없을 듯하다. 내 승부욕에는 부정적인 면도 있다. 가끔 경기가 안풀리면 저런 짓을 저지른다.- P514
가족이 위안이 되었다. 예전처럼 기분이 심하게 침체되는 일은 없었다.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야 했기 때문이다.- P514
나는 화가 나서 부심을 향해 "바판쿨로Vaffanculo"라고 외쳤다. ‘꺼져, 머저리야‘ 정도의 뜻이었다. 바리전에서 퇴장당한 일을 생각한다면 미련한 짓이었다.- P514
바판쿨로? 그런 말을 내뱉은 내가 멍청했다. 하지만 그 말은 별것도 아니었다. ‘바판쿨로‘ 같은 욕은 심한 축에 끼지도 못한다. 나는 그보다 더 심한 욕설도 많이 들었다. 어쨌든 상황은 바뀌지 않았다. 조롱을 당하든 비난을 받든 내가 참아야만 했다.- P515
축구란 그런 것이다. 사람들은 나를 추켜세우다가도 금세 헐뜯고 비난한다. 나는 거기에 익숙해졌다.- P515
휴식을 취하며 인생을 돌아볼 시간을 얻었다. 그 무렵 나는 이 책을 집필하고 있었다. 덕분에 지나온 일을 돌아보게 되었는데, 그러면서 한가지 깨달은 게 있다. 나는 늘 착하게 살지도 않았고, 늘 옳은 말만 하고 살지도 않았다는 것이다. 물론 그로 인한 결과는 모두 내가 책임을 졌다. 나는 다른 사람을 탓하는 놈이 아니다.- P516
세상에는 나와 같은 이들이 많다. 남들과 다르다는 이유로 지금도 야단을 듣는 청소년들이 참 많다. 물론 야단을 맞아야 할 때도 있다. 규율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자기 스스로 역경을 헤치고 정상에 올라보지도 않은 수많은 선생이 "이렇게 해야 돼. 다른 길은 없어!"라고 확신에 차서 하는 소리를 들을 때마다 화가 치민다. 그것은 편협한 소리이고, 몹시 어리석은 짓이다.- P516
정상에 오르는 길은 수천 가지나 된다. 남들이 걷는 길과 달라 보이거나 조금 이상해 보이는 길이 가장 좋은 길일 때도 많다.- P516
튄다는 이유로 누군가를 비난하는 것을 나는 싫어한다. 다른 이들과 똑같았다면 나는 이곳에 올라서지 못했을 것이다. "나처럼 살아라. 즐라탄처럼 행동해라!" 이런 말을 하려는 것은 결코 아니다. 어떤 길을 택하든지 자기 주관대로 나아가라고 말하고 싶은 것뿐이다. 그렇게 살아가려는 사람을 단지 그들이 남들과 다르다는 이유로 비난하며 진정서 따위를 돌리거나 무시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P516
티포tifo(카드 섹션)- P518
물론 운동선수들은 별의별 말을 다 한다. 얼토당토않은 약속을 하는 선수들도 있다. 하지만 무하마드 알리처럼 약속을 지키는 선수들도 있다. 나는 그런 사람 중 하나가 되고 싶었다. 나는 말뿐만 아니라 행동으로도 보여주고 싶었다. 나는 승리를 향한 강한 집념을 품고 AC 밀란에 왔고, 우승을 약속했고, 이를 쟁취하려고 열심히 싸웠다. 초침이 마지막 순간을 향해 다가갔다. 10, 9, 8, 7・・・・・・ 경기는 마침내 끝났다. 주심이 휘슬을 불었고 우승은 우리 차지가 되었다.- P520
알다시피, 나는 규칙을 엄격히 따지는 치들을 믿지 않는다. 이따금 규칙을 어길 줄도 알아야 한다. 그렇게 해서 사람은 발전하는 법이다. 말뫼 유소년팀에서 늘 모범적으로 행동했던 친구들은 어떻게 살고 있는가? 그러니까 내 말은, 그 친구들에 대해 쓴 책이 세상에 한 권이라도 있느냐는 말이다.- P523
"내가 사는 세상에 들어온 것을 환영한다."- P523
내 친구의 말을 빌리자면, 내 인생은 빈민촌 아이가 자기 꿈을 이루기까지의 여정을 담은 한 편의 동화였다.- P525
"로센고드에서 한 친구를 데려갈 수는 있어도 그 친구에게서 로센고드를 빼앗을 수는 없다."- P525
이곳은 내가 유년 시절을 보낸 동네였다. 모든 것이 이 동네에서 시작되었다. 뭐라고 설명할까? 거대한 세계와 왜소한 세계가 만나는 기분이었다.- P527
나는 영웅이 되어 돌아왔다. 축구 스타가 되었지만, 터널을 보니 다시 옛날의 겁먹은 아이로 돌아갔다. 부리나케 달려가면 아무 일 없을 거라고 주문을 외며 터널 속을 달리던 어린아이. 별안간 수많은 추억이 물밀듯 밀려왔다.- P527
작업복 차림에 헤드폰을 쓰고 계시던 아버지, 텅 빈 냉장고와 여기저기 뒹굴던 맥주 캔, 내 침대를 등에 짊어지고 우리 집까지 머나먼 길을 걸어가시던 아버지의 뒷모습, 병원에 실려 온 나를 걱정스럽게 바라보시던 아버지의 얼굴. 청소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신 어머니의 얼굴. 우리가 한일 월드컵을 향해 출발하기 전에 나를 포옹해주시던 일. 토마토와 채소를 팔던 매장 옆에서 할인가로 팔던 축구화를 59크로나를 주고 난생 처음으로 장만했던 일. 만능 축구 선수가 되고 싶었던 내 꿈까지 모든 게 떠올랐다. 그리고 결국 그 꿈을 이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와 함께했던 뛰어난 선수들과 감독들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나는 그들에게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P527
저기 로센고드가 보이고, 그 터널이 보였다. 다리 위로 저 멀리 기차가 지나가는 소리가 들렸다. 그때 누군가 나를 손으로 가리키고 있었다. 스카프를 두른 한 여자가 다가오더니 나와 사진을 찍고 싶어 했다. 나는 그녀를 바라보며 웃었다. 사람들이 하나둘 내 주위로 몰려들었다. 그것은 한편의 동화같았고, 거기에 있는 나는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였다.- P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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