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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보고듣고쓰고
여기 별도로 밑줄치진 않았지만 본문에 저자가 스웨덴 국왕과 만찬을 했던 이야기가 나온다. 이때 저자는 국왕 바로 옆자리에서 식사를 했기에 잠시나마 이런저런 사소한 생각들과 걱정들이 머릿속을 스치기도 했으나 얼마지나지 않아 처음 밑줄친 문장처럼 멘탈을 바로 다시 붙잡고 당당하고 자신감있는 태도로 만찬에 끝까지 임한다.

이 이야기를 통해 상대가 누구든 관계없이 기죽지않고 당당하게 맞서는 저자의 모습이 멋있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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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지는 내용에서는 저자가 존경하는 감독 중 한 명인 포르투갈 출신의 무리뉴 감독이 나온다. 이 감독은 저자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들을 잘 조련해서 그들의 능력치를 최대로 끌어내는 것을 잘 하는 사람이다. 본문에 직접 나온 말은 아니지만 소위 요즘 말로 ‘긁는다‘ 는 표현을 쓰면 될 듯하다. 선수들의 자존심을 긁어서 그들이 자신들의 실력을 경기장에서 120% 발휘하도록 만드는데 탁월한 능력이 있는 것이다. 내가 밑줄친 문장 중에도 이와 관련된 것들이 몇 가지 있는데, 이것들을 보면 누구라도 그의 말에 내적으로 동기부여가 되어 반응할 수밖에 없게끔 만든다.

개인적으로는 이 감독의 이름은 여기저기서 들어봤기에 알고 있었지만 오늘 본문을 통해 그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게 된 시간이었다. 그의 스타일을 배워서 상황에 맞게 변형시켜 적용해보는 것도 흥미로운 일이 될 듯하다.

될 대로 되라지. 나는 누가 뭐래도 나였다.- P381
우리 팀도 상황이 절박했지만 상대 팀도 절박하기는 매한가지였다. 상대 팀은 우리가 손쉽게 승점을 챙기도록 내버려두지 않을 게 분명했다.- P383
시즌 내내 선두 자리를 지키기는 물론 어렵지만, 그렇다고 막판에 선두 자리를 뺏길 수는 없었다. 염병할, 이런 것은 법으로 금지시켜야 마땅하다.- P385
우리에게는 사망선고와도 같았다. 선수들은 갈수록 마음을 졸였다. 나는 그들의 부담감을 읽을 수 있었다. 그들은 십자가를 짊어지고 있었다.- P385
과거의 저주 따위는 믿지 않았다. 그런 것에 위축되기에는 너무 젊었다. 나는 오히려 경기에 대한 집중력이 올라갔고, 당장 출전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내 안에서 뜨거운 불길이 타오르는 것 같았다.- P385
내 무릎이 아무리 아파도 그라운드에 들어가서 경기를 뒤집어놓고 싶었다. 다른 어떤 결과도 용납할 수 없었다.- P385
우리 목을 조르던 거대한 돌덩이 하나가 떨어져 나간 듯했다. 사람들 얼굴에는 다시 혈색이 돌았다. 그 골은 우리 모두에게 의미가 컸다. 내가 넣은 골은 물에 빠져 다 죽어가는 사람들을 살린 골이나 마찬가지였다.- P387
"이번 우승의 영광을 누구에게 선사하고 싶습니까?"
"당신들에게 나와 인터 밀란 선수들을 의심하고 씹어댔던 언론과 모든 이들에게 이 영광을 바칩니다!" ...(중략)...
나는 그런 식이다. 나를 무시하는 놈들한테는 늘 한 방 먹일 생각을 한다. 로센고드 시절부터 죽 그랬고, 내 안에 깃든 복수심은 나를 부추기는 원동력이기도 하다.- P389
"우리 선수들은 이탈리아 전체와 싸웠으며,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는 우리의 외로운 투쟁을 상징하는 존재였습니다."- P389
결국 나는 몸을 혹사한 대가를 치러야 했다.- P392
빈센트는 사랑스러운 아이였다. 그 아이의 이름은 ‘승자‘를 뜻하는 이탈리아어에서 가져왔다. 당연히 마음에 들었다.- P393
"나의 마음도, 나의 역사도, 나의 게임도 이곳에서 시작했다. 더 멀리 생각하라. 즐라탄."- P399
무언가를 사회에 되돌려줄 수 있다는 것은 환상적인 경험이다.- P399
어쨌든 사람은 할 말은 하고 살아야 한다.- P400
나한테는 2~3초면 충분했다.- P400
경기장을 찾은 우리 가족은 내가 챙겨주지 않아도 알아서 여행을 즐겼다. 우리 식구는 독일 월드컵에서 교훈을 배웠다. 나는 축구를 해야 할 사람이지 여행 가이드를 할 사람이 아니었다. 식구들은 모두 자기 문제를 스스로 해결했고, 나는 기분이 좋았다.- P401
다른 대회도 아니고 유럽축구선수권대회였다. 내 다리에 칼이 꽂혀 있어도 출전하고 싶은 마음이었다. 하지만 말했다시피, 축구에서는 오늘 일만 생각하면 안 되고 내일 일도 생각할 줄 알아야 한다. 시합은 내일도 있고 모레도 있다. 자기를 희생하고 당장 전투력을 불태울 수도 있지만,
그러다가 몸이 고장 나면 선수 생활을 접어야 할지도 모른다.- P401
‘고통은 몸이 보내는 경고다. 고통을 일시적으로 덜어줄 수는 있지만 훨씬 심각한 피해를 입게 된다. 이 같은 짓은 도박과 같다. 부상을 두고 도박을 하려는가? 이 시합은 얼마나 중요한가? 선수의 몸 상태를 시합에 맞춰 끌어올리기 위해 어느 정도 위험을 감수해야하는가? 어쩌면 몇 주 혹은 몇 달간 결장할 수도 있는데, 그만한 위험을 무릅쓸 가치가 있는가?‘ 의사들은 심사숙고했다.- P402
스웨덴 의사들은 전통적으로 유럽의 다른 나라 의사들보다 더 신중한 편이었다. 그들은 선수를 축구 하는 기계보다는 환자로 바라보았다.- P402
하지만 결코 단순한 문제가 아니었다. 선수는 자신을 몰아세워야 할 때가 많다. "내일 일 따위는 알바 아니야"라고 말하고 싶을 만큼 중요하게 생각되는 시합이 있다. 나도 어떤 결과가 초래되든 상관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미래는 피할 수 없고, 국가대표팀에서 뛰고 있어도 소속 구단의 의견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었다.- P402
구단이야말로 엄청난 연봉을 지급하고 있는 당사자이며, 그들에게 나는 막대한 투자 대상이었다. 몸이 망가져서는 안 되었다. 인터 밀란과 아무 상관도 없는 국제대회 때문에 내 몸을 희생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았다.- P402
구단은 선수가 리그 경기에 뛸 수 있기를 바라고, 국가대표팀은 그 선수가 유럽축구선수권대회에서 뛰기를 바란다.- P402
늘 그렇지만 한 가지 일이 마무리되면 또 새로운 일이 시작된다.- P405
축구에서 공격이 차단되고 수비로 전환하는 순간은 무척 중요하다. 이런 상황에서는 예상치 못한 움직임, 전술적인 작은 실수 하나가 승부를 결정지을 수 있기 때문이다.- P409
"저는 어디서 불쑥 튀어나온 사람이 아닙니다. 포르투를 이끌고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한 사람입니다. 저는 ‘스페셜 원‘입니다."- P410
나는 무리뉴 감독이 굉장히 부지런하다는 사실을 바로 눈치챘다. 그는 남들보다 두 배는 더 노력한다. 하루 온종일 축구를 위해 살고, 축구만 생각하며 산다. 나는 상대 팀에 대해 무리뉴만큼 자세히 알고 있는 감독을 만나본 적이 없다. 남들 다 아는 그런 정보 수준이 아니었다. 상대 팀 선수들의 생김새, 경기 방식과 전술, 장단점은 기본이고 상대 팀에 대해 지극히 사소한 사항까지 파악하고 있었다. 예컨대 상대 팀의 3순위 골키퍼의 신발 사이즈까지 알고 있었다. 진짜 모르는 게 없었다. 우리는 무리뉴 감독이 자기 일에 얼마나 철저한지 실감할 수 있었다.- P412
"이제부터 너는 이렇게, 이렇게 실시한다."- P412
무리뉴 감독은 선수들을 준비시키기 전에 자기 자신부터 철저하게 준비하는 사람이었다. 그는 시합 전에 선수들의 투지를 다지는 작업을 한다. 그것은 한 편의 연극으로 고도의 심리 게임이었다. 선수들이 형편없이 치른 경기 영상들을 보여주며 그는 이렇게 말하기도 했다. "이것 봐! 한심할 지경이야. 구제불능이지! 저 선수들이 여기 앉아 있는 너희일 리가 없어. 쟤들은 너희 형제이거나 열등한 복제 인간일 거야." 우리는 고개를 끄덕이고 그의 말에 수긍했지만, 속으로는 몹시 부끄러웠다.- P413
"난 오늘 저런 모습을 보고 싶지 않다." 그는 계속 말을 이었고, 우리 역시 절대로 저런 모습을 보이지 않으리라고 각오를 다졌다. "굶주린 사자처럼 나가는 거야. 검투사처럼 싸우라고." 감독의 말에 우리는 "물론입니다. 죽을 각오로 뛰겠습니다!"라고 소리를 질렀다.- P413
무리뉴 감독은 늘 이렇게 허를 찌르는 방법으로 선수들의 전의를 자극했다. 나는 그가 팀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한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되었고, 그를 위해서라면 기꺼이 모든 것을 바치고 싶었다. 그가 감독으로서 얼마나 훌륭한지는 이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선수들은 그를 위해서라면 뭐든 다 할 태세였다.- P413
그는 우리를 다정하게 감싸기도 하지만, 몇 마디 말로 사람을 다 죽여놓기도 한다. 한번은 하프타임 때 라커룸에 들어와서 싸늘한 목소리로 그가 이렇게 말했다.
"즐라탄! 오늘 넌 빵점이야, 빵점, 단 한 가지도 기여한 게 없어." 이런 상황에서 나는 한마디 대꾸도 할 수 없었다. 내가 스스로를 변호하지 못한 것은 내가 겁쟁이여서도 아니고, 그를 너무 존중해서도 아니다. 그의 말이 옳았기 때문이다. 실제 그날 나는 아무 활약도 하지 못했다. 물론 그 말은 어제 혹은 그제 내가 보여준 활약도 무리뉴 감독에게는 뭣도 아니었다는 말이 아니다. 그의 말은 오늘 일만을 염두에 두고 한 말이고, 지금 이 순간 ‘나가서 제대로 축구를 하라‘는 뜻이다.- P414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해. 그 상을 받거든 얼굴을 붉히라고. 그런 상을 받을 만한 실력을 오늘 보여주지 못했다는 것은 네가 더 잘 알 테니까. 이따위로 경기하고 상을 받는 사람은 없어. 그 상은 네 엄마에게 주든지, 아니면 그 상을 받을 만한 실력자에게 주도록 해."- P414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내 실력을 보여주고 말겠다. 그 상을 받을 자격이 있음을 확실히 보여주겠어. 후반전에 두고 보라고. 내가 피를 토하고 쓰러지는 한이 있어도 기필코 내 실력을 입증해 보이겠어.‘- P415
그는 나를 한없이 추켜세웠다가 또 바닥까지 떨어뜨리곤 했다. 그는 선수들의 심리를 조종할 줄 알았다. 다 마음에 드는데 딱 하나 내 마음에 들지 않는게 있었다. 경기 중에 그가 보여주는 얼굴 표정. 내가 아무리 멋진 움직임을 보이고, 화려한 골을 넣어도 그는 얼음장처럼 차가운 표정이었다. 웃음기라고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눈썹도 까딱하지 않았다. 아무 일도 벌어지지 않은 듯이, 내가 그 어느 때보다 멋진 골을 넣었는데도 마치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또 다른 경기를 보고 있는 사람처럼 무심한 얼굴이었다.- P415
"네가 참아라. 그 양반은 본래 그래. 다른 사람들처럼 반응하지 않아." 다른 사람들이랑 다를 수도 있겠지. 그렇다면 나는 기적을 만들어서라도 그의 표정에 생기를 불어넣고야 말겠다고 이를 악물었다. 어떻게 해서든 저 감독이 방방 뛰는 모습을 보고야 말겠어.- P416
가고 싶다고 대놓고 말하면 상대 구단에서는 얼마든지 헐값에 데려올 수 있는 놈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따라서 구단에서 찾아오게 만들어야 한다. 경영진이 어떤 대가를 치르고서라도 영입하고 싶은 마음이 들게끔 만들어야 한다. 하지만 그들이 나를 데려가고 싶게 만드는 게 문제가 아니었다. 진짜 문제는 이탈리아에서 내가 차지하고 있는 위상과 내 몸값이었다. 나는 시장에서 너무 비싼 선수였다. 그래서 이적이 불가능한 선수로 인식되어 있었다.- P422
내가 너무 비싸서 팔 수 없다고? 그럼 더럽게 비싼 모나리자 그림은 영영 팔리지 않겠네?- P423
어쨌거나 이적 가능성에 대해 언론에서 솔직하게 속내를 비친 것은 어리석은 짓이었다. 다른 스타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나는 절대 우리 팀을 떠나지 않을 것이고 어쩌고저쩌고하면서 판에 박은 멘트를 던졌어야 했다. 하지만 나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거짓말을 할 수가 없었다. 미래에 어찌 될지 알 수 없는 일이고, 그래서 가능성을 열어둔 것뿐인데 결국엔 많은 사람, 특히 홈팬들의 짜증을 유발한 셈이었다. 사람들은 나를 배신자 취급까지는 안 해도 그에 상응하는 발언을 한 사람으로 간주했다. 벌써 의욕을 잃어버린 것 아니냐며 나를 염려하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P423
모든 일에는 양면이 있다고 했다. 좋은 일이 생기면 나쁜 일도 따라다녔다.- P425
울트라 팬들이 팀 전체를 향해 야유를 보내기 시작했다. 그 일로 나는 뚜껑이 확 열렸다. 아니, 정확히 말해 전투력이 불타올랐다. 보란 듯이 실력을 발휘하고 싶었다. 나는 화가 나면 오히려 경기를 더 잘한다. 그러니 내가 경기 중에 열을 내더라도 걱정하지 마시라. 물론 멍청한 짓을 저질러 퇴장을 당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개는 좋은 신호라고 보면 된다. 축구를 처음 시작하고부터 지금까지 세상에 한 방 먹이고 싶은 마음으로 달려온 나다.- P426
‘여기서 물러설 수야 없지. 내가 자란 곳에선 절대 굽히는 법이 없거든.‘- P428
나는 축구선수다. 팬들이야 자기 구단에 영원히 충성을 맹세할 테고, 그것은 멋진 일이다. 하지만 축구 선수로서의 생명은 짧다. 선수는 자기 이익을 챙겨야 하고, 여러 구단을 옮겨 다닌다. 그것은 팬들도 알고 나도 아는 사실이다.- P428
이러다가 우리 패만 다 보여주고, 울트라 팬과 경영진의 화만 엄청나게 돋우고 아무 성과 없이 주저앉을 가능성도 얼마든지 있었다. 하지만 성공한다면 엄청난 성과를 얻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는 위험한 도박을 걸기로 했다.- P430
카포칸노니에레Capocannoniere (이탈리아 세리에 A 득점왕)- P430
나는 멋진 활약을 펼치고 싶었고, 득점왕 타이틀을  차지하고 싶었다. 나는 누구랑 상을 나눠 먹는 데에는 관심이 없었다.- P431
나는 골을 넣어야 했지만, 그게 마음먹은 대로 되는 일은 아니었다. 득점을 올리려고 너무 애를 쓰면 오히려 더 어려워진다. 스트라이커들은 모두 그 사실을 잘 알고 있다. 너무 골에만 집중하면 안된다. 몸으로 느껴야 한다. 본능적으로 반응해야 하는 것이다.- P432
나는 공동 수상에는 관심이 없었다. 타이틀은 혼자 차지해야 했다.- P433
득점왕을 차지하기 위해 발뒤꿈치로 공을 차는 묘기까지 부려야만 했다.- P435
"내 축구화도 챙겨라. 나도 너 따라갈 테니까"- P439
성공하든지 실패하든지 둘 중 하나였다.- P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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