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외의 초상은 28편의 단편 소설 모음집으로 제법 두꺼운 책이다. 학창시절 프랑스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인터뷰를 TV에서 본 적이 있다. 그 때 그는 하루에 한 편의 단편을 꼭 쓰고 있다고 했는데, 작가적 상상력을 유지하고 발전시키기 위함이라고 했다. 그래서인지, 왠지 나는 단편소설이라고 한다면 베르나르의 창의적이고 기발한 상상력이 먼저 떠오른다. 단편소설은 그런 맥락으로 읽게된다. 이 책 역시 작가의 상상력들을 발견하는 재미로 읽게되었다. 다만 19금에 대해서는 취향이 아니라 다소 읽기 불편하긴 했다.
출판사의 설명에는 남성 작가가 쓴 여성의 감각적인 문체에 주목하라고 했는데, 사실 책을 다 읽을 때까지 여성작가의 글인줄 알았다. 특히 섬세한 표현들에 여성스러운 느낌을 많이 받았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주인공들이 여성 위주여서 더 그랬던 것 같다. 아무튼 재미있는 표현들도 많고 섬세한 묘사와 분위기 표현들이 마음에 들어서 다시 읽고 싶은 문장들이 많았다.
또, 각 단편들은 무언가 미완성의 느낌으로 마무리되는데 작가의 의도인지 단편의 속성인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책이 워낙 두껍고 28개 단편이 담겨져 있어서 자꾸 다음 단편이 궁금해지고 빨리 읽고 싶다는 생각이 앞서서 후다닥 읽기 바빴는데, 읽다가 가끔 이대로 끝이라고? 하는 의문이 들기도 했다. 물론 이건 급히 읽어서 더 그렇게 느껴졌을 것이다. 책이 두꺼우니 전체적으로 다시 읽기에는 마음먹고 덤벼야겠지만, 단편모음집이니만큼 흥미로운 단편들은 꼭 다시 읽어보고 싶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느낀 점을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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