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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ona90님의 서재
  • 이향인
  • 라미 카민스키
  • 15,210원 (10%840)
  • 2026-03-25
  • : 67,370


여전히 유행인 MBTI에 속하지 않는 유형인 이향인. 오트로버트라는 새로운 유형을 추가해야 한다는 의견까지 생겨버린 이 종족의 성향은 어떨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후반부 이향인 테스트에서 224점이 나오며 대문자 이향인임이 판명되었다. (저자는 188점 이상이 이향인이라 했음) 주변에서 MBTI를 물을 때면 I 성향의 내향인이지만 늘 '사회화된 내향인'이라며 덧붙였고, 혼자 있는 시간이 많이 필요한 게 결코 유별난 건 아님을 깨닫게 되었다. 


이 책은 이향인 임상심리학자가 쓴 책으로  철저히 이향인을 위한 이야기다. 유별나다, 예민하다, 지랄맞다는 이야기를 듣고 자란 나로서는 위안이 되었던 이야기다. 지나고 보니 진단 생활과 맞지 않았던 거였다. 혼자, 묵묵히, 꾸준히 무언가를 하는 일을 좋아하고 여러 사람의 협력이나 집단 활동이 피곤했다. 사람 많은 곳이나 회식 자리가 피곤하다. 군중 속에 섞여 있는 게 좋지, 주목받거나 드러나는 건 원치 않았다. 어딘가에 소속되기 보다 조금 벌지언정 자유로운 프리랜서를 택한 게 우연은 아니겠다. 소속되기 보다 밖에서 필요할 때 거드는 외부인이 편하다. 


유행에 휩쓸리지 않는다. 모두가 유행하는 두쫀쿠를 먹거나 주식을 할 때 하지 않고 내가 좋아하는 것을 주로 했다. 즉 군집적 사고를 거부하는 것이다. <군체>의 서영철이 이끄는 좀비처럼 행동하지 않는다. 모두가 옳다고 말할 때 틀렸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다. 예의 바르게 행동하지만 규칙을 인정하지 않는다. 기존 틀에서 벗어나고 싶어 하는 온순한 저항가다. 아는 사람은 적당히 있지만 마음을 나누는 사람을 몇몇 사람으로 한정되어 있다. 한 사람을 깊게 오래 사귀는 스타일이며 마음이 떠나면 뒤도 돌아보지 않고 관계를 끊어 버린다. 


곧잘 리더 역할도 했었다. 장녀였고 학급의 반장, 부반장 같은 리더 역할도 종종 맡았다. 그러나 혼자 있을 때가 편했고 혼자 만의 시간이 절실했다. 최근에는 반년 이상 혼자 있을 시간이 없어지긴 했지만 여전히 혼자인 게 좋다. 사람이 싫고 좋고를 떠나 혼자 무언가를 하고 정리하고 부산 떨지 않는 게 좋더라. 이런 나를 두고 '사회성이 부족하다'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개의치 않는다. 이 책을 읽고 나와 비슷한 사람이 많다는 동질감을 얻었으니까. 혼자인 것은 외로움과 슬픔이 아닌 고독이고, 고독은 스스로 택한 정서적 자립이다. 


아무쪼록 외향인도 내향인도 아닌 유형을 모아 규정해 준 상황이 흥미롭다. 무리 안에 속하려 애쓰지 않아도 되는 나이가 되니 편해졌지만, 단체 생활을 해야만 했던 초중고대학생 때까지는 힘들어도 호소할 곳이 없었다. 직장 생활도 마찬가지였다. 작은 회사였지만 편가르는 문화에 피곤했다. 다행이다. 지난 15년간 내 의지치로 살아갈 수 있었으니 말이다. 앞으로도 이 생활에 큰 변화는 없을 것 같다. 적당히 벌고 부족함 없이 먹고 낭비하지 않고 무분별한 소비하지 않는 삶을 이어가고 싶을 때 꾸준히 읽어보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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