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는 시계를 들여다보면서 얼마나 많은 시간을 무가치하게 낭비하고 있는가. 아직도 몇 분이 남았다고 하면서, 또는 시간이 되려면 아직 멀었다고 하면서 일 없이 아까운 시간을 쏟아 버린다.
시간 밖에서 살다, <오두막 편지>
너무 많은 정보가 난무하는 시대, 버리고 비우고 싶어도 그럴 수 없는 시대다. 수요가 없어도 공급이 넘치는 세상에서 어떻게 하면 나 자신을 지키고 단단하게 만들어 갈 수 있을까. 법정 스님의 말씀으로 톺아 보는 계기를 마련해 보자.
책 《고요하고 단단하게, 법정의 말》은 세상의 기준 보다 조금 떨어져 살아가고 싶은 분들에게 권한다. 법정 스님이 전한 가르침을 담아 잘 먹고 잘 사는 법을 보여준다. 책, 강연집, 법문 기록, 정기 법회, 실제 말씀을 엮었다. 스님의 말씀과 저자의 생각, 그리고 생각해 볼 고민(질문)으로 정리되어 있다. 245개의 질문과 답을 통해 쉽지 않지만 인생을 살아가는 지혜를 얻어 가기 바란다.
베푸는 것을 수직관계로 생각하지 마십시오. 있는 사람이 없는 사람에게 무엇을 주는 것이 아닙니다. 수평적으로 나누는 일입니다.
부처님 오신 날이 아니라 부처님 오시는 날, 2006년 5월 5일 부처님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관계'를 짚어주는 성찰이다. 타인을 향한 지나친 기대가 서운함과 분노를 만들다며 경계해야 한다 말한다. 혼자 잘 해줘놓고 돌아오지 않는다고 상대방에게 서운한 마음을 자주 갖는다. 얼마나 어리석은 마음인지, 관계란 1+1이 아니다. 1-1일수도 있고 1+2일 수도 있다.
말 한마디에 천 냥 빚을 갚기도 하지만 말 한마디로 주워 담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기기도 한다. 관계가 흔들릴 때는 오히려 침묵을 통해 말을 가라앉히는 시간을 두는 게 필요하다는 말이 공감 되었다. 침묵이 바탕이 될 때 언어는 소음이 아니라 오래 남는 진심이 된다는 말이 와닿았다.
한 사람이 잘 살면, 그 잘 사는 기운이 온 우주에 긍정적으로 퍼져 나갑니다. 그런데 한 사람이 잘못 살면, 그 사람을 위해 온 우주가 거들고 있는데, 나쁜 기운을 퍼트리게 됩니다.
물속의 물고기가 목마르다 한다, 2005년 2월 23일 겨울안거 해제
지금의 불행을 남의 탓, 사람 탓, 사회 탓으로 돌리는 사람들에게 알려준다. 시선을 본인에게 돌려보면 반복되는 습관 속에서 길을 찾을 수 있다고 한다. 현대인의 불안은 몰라서가 아니라, 많이 알아서다. 유행하는 간식 두쫀쿠, 버터떡도 먹어야 하고 영화, 드라마, 릴스, 숏츠도 봐야 하고 일도 해야 하는 데 24시간을 고정되어 있다.
쏟아지는 정보는 잠시만 흥미로울 뿐 오래 버틸 힘을 되지 못한다고 한다. 가진 것일 늘어날 수록 지키기 위한 불안이 커진다. 하나면 충분하다. 감당할 수 있는 영역에서 만족하는 삶, 남이 세운 기준 보다 내 삶의 기준을 지키려고 할 때 삶은 단단해진다. 나를 소진하지 말고 물건이나 감정을 소유하지 말 것이며 인생을 소박하게 살아가고 싶었다.
늘 내가 겪는 불행이나 불운을 누구 때문이라고 생각하지 말라. 남을 원망하는 그 마음 자체가 곧 불행이다. 행복은 누가 만들어서 갖다주는 것이 아니라 내 자신이 만들어간다.
꽃게에서 들으라 <홀로 사는 즐거움>
누가 성공했다고 하면 그것을 쫓고, 남의 말에 신경 쓰며, 남들에게 비칠 나를 의식한다. 법정 스님은 내 안의 기준이 서야 관계 속에서도 나를 잃지 않는다고 답한다. 알고 있지만 매번 까먹고 실수하고 후회하는 우매한 인간 앞에 이 책은 때마다 꺼내 읽으며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준다.
이 책을 곁에 둔다면 부족함이 느껴지고, 고통스럽고, 불안할 때 위안이 될 것이다. 특히 자기 전에 일기를 끄적이듯이, 아침에 일어나서 한 페이지씩 읽으면서 하루의 시작과 끝을 함께 해보자. 아침의 커피와 저녁의 수면제 보다 훨씬 좋은 천연 건강 보조제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