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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ona90님의 서재
  • 탐나는 현대미술
  • 김슬기
  • 25,200원 (10%1,400)
  • 2025-09-03
  • : 5,510



일 때문에 국립현대미술관(국현미) 근처를 출퇴근하는 나는 가끔 아주 가끔 시간과 체력이 허락하면 이곳을 찾는다. 현대미술은 어렵다는 편견이 크지만 그 안에 들어가면 다양한 영감이 떠오른다. 볼 줄 모른다고? 에이 그게 무슨 대수인가. 피카소의 그림을 보고 눈 코 입을 정확히 안다고 좋은 점도 나쁜 점도 없다. 그저 본인의 감상과 시선에 따라 '알려고 하지 말고 느껴!'라고 생각하면 될 뿐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을 읽다가 국현미를 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론 뮤익의 긴 줄과 대기 시간으로 가보지 못한 게 안타깝기는 했다만. 어쩔 수가 없다. 사진으로라도 감상해야지.


이 책은 현존하는 가장 비싼 작품과 작가 24명을 모아 두었다. 아름다움의 가치를 돈으로 환산할 수 있는 세상에서 예술은 돈이 된다. 요즘은 미술품으로 재테크 하는 사람들도 늘어나는 추세다. 알아두면 다 쓸 데 있는 거란 소리다. 


1장은 40대 이하 젊은 작가를 소개한다. 니콜라스 파티, 매튜 웡, 플로라 유크노비치, 헤르난 바스, 루시 불 등이다. 옛날 사람인 나는 2장에서 다룬 20세기 거장에 눈이 더 갔다. 데이비드 호크니, 게르하르트 리히터, 나라 요시토모 등 여전한 영향력과 인기를 과시하는 스타 작가 말이다. 


그래서 2장부터 읽을 수밖에 없었다. 런던에 거주 중인 작가의 현안에 맞춘 24명의 작가들은 현대 미술이란 이름으로 묶여 있고 크리스티, 소더비, 필립스란 3대 경매사를 통해 사고 팔린다. 이 중 가장 좋아하는 작가는 '데이비드 호크니'다. 물론 몇 년 전 그의 다큐멘터리나 그림을 감상했기 때문만은 아니다. 영화감독을 예로 들면 우리나라의 주류를 이끌고 천만 감독으로 등극했던 사람들이 팬데믹 이후 줄줄이 고배를 마시고 있기 때문이다. 빠르게 변하는 시장을 읽지 못하고 늘 하던 것, 습관대로 움직이는 까닭이다. 


데이비드 호크니는 어떤가. 20세기 태어난 80세 노장 화가는 '영원한 청년'이란 수식어답게 아이패드에 그림을 그리며 자신의 미술사도 변함없이 천착한다. 스티븐 스필버그가 <레디 플레이어 원>을 만들었던 것만큼, 거장이란 수식어에 갇히지 않고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탐구하고 발전하려는 태도를 가추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혜안을 호크니로부터 재확인하게 되었다. 


다만 아쉬운 점은 사진의 저작권 때문인지 대부분 큐알코드로 대체되었다는 거다. 사진이 있어 보는 맛이 있는데 하나하나 찾아가면서 읽는다면 독서 흐름이 끊기는 건 당연하다. 예술 관련 책의 어쩔 수 없는 단점이긴 하다. 책을 읽기 어렵다면 작가들의 관련 다큐멘터리 영화나 유튜브를 찾아보는 것도 추천한다. 교양의 지경을 넓히는 일을 게을리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게 바로 AI 시대 쓸모 없어질 인간이 최소한으로 갖추어야 할 차이가 아닐까 생각해 보는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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