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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을 책은 언제나 있다!
  • 용인술, 사람을 쓰는 법
  • 김성회
  • 13,500원 (10%750)
  • 2014-08-11
  • : 1,131

내가 알고 보면 트렌디한 사람이었는지, 요즘 이런저런 책 중에 고전에 관심이 많이 간다. 그렇다고 고전을 정면돌파해서 한 자 한 자 짚어가며 읽을 깜냥은 못 되고, '고전을 읽읍시다'라고 말하는 자기계발서를 읽는 건 시간낭비인 것 같고, 해서 고전을 이리저리 재해석한 책들을 주로 찾게 된다. 한비자 다음에 읽을 책을 찾던 중 이 책이 눈에 띄었다. 공자 용인술? 한비자 다음에 공자라, 냉탕온탕을 번갈아 가는 느낌인데, 다루는 주제는 일맥상통한 것이, 그만큼 사람 다루는 게 중요하다는 뜻이겠지 싶었다. 

그래, 사람 쓰는 게 중요하지, 이러면서 약간 뜨뜻미지근한 마음으로 책을 펼쳤다가 제대로 읽기 시작한 것은 1장에 나오는 '소인은 완벽한 사람만 찾는다'는 구절을 보면서부터다. 기지(器之), 군자는 사람을 그릇대로 쓴다. 즉 그의 재능과 도량에 맞춰 쓴다. 반면 소인은 완벽한 인재만 찾는다. 본인이 사람 쓰는 능력에 자신이 없기 때문일 터. 그 같은 사람은 구하기 어렵다. 설령 구했더라도 그 사람만 혹사시켜 소진시킨다. 

이 한 구절에 '네가 잘하니까 네가 이것도 저것도 다 하렴'이라는, 칭찬인지 족쇄인지 모를 말로 회사에 붙잡혀 살았던 많은 직장 선후배 동료들이 생각났던 것. 반짝반짝하던 그들이 왜 번아웃이 되고 종국에는 무능해졌는지를 설명하는 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스펙 좋은 사람이 이렇게 많은데 왜 사방에서 '쓸만한 사람이 없다'고 야단인지도 일정 정도 설명해주는 말 아닌가. 못 써먹으니까 없는 거다. 

고전이 대개 사례를 바탕으로 교훈을 뽑아내는 구조라 어찌 보면 교훈 못지않게 사례도 중요한데, 이 책은 메시지도 메시지이지만 사례를 생동감 있는 이야기로 풀어나가는 스토리텔링 능력 면에서도 눈에 띄었다. 덕분에 나처럼 근엄한 책은 잘 못 읽는 사람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또 소제목들이 어찌 보면 말장난인데 절묘해서 오히려 음미하게 되는 맛이 있다. 사람 하나 잘못 들어오면 조직이 망가지고, 사람 하나 잘 쓰면 조직 전체가 반짝반짝 윤이 난다고 하지 않나. 몇 명 되지도 않는 팀원에게 이것도 잘하고 저것도 잘하고 내가 너만 할 때는 겁나게 잘했다며 쥐잡듯 잡는 상사는 되지 않아야겠다는 반성을 하게 된 책이다. 사실 까놓고 말을 안 해서 그렇지, 나도 그만할 때 잘했던 것보다 못했던 게 백배는 많지 않았나 ㅡㅡ 쟤가 나보다 잘하면 쟤가 왜 내 밑에 있겠나 말이다.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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