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문과를 나온 덕에 작가 친구가 여럿 있다. (음하하) 그중에 말빨로 따지자면 박민우가 톱쓰리 안에 든다. 입학 초기, 국문과는 이 정도는 써야 오는 데구나 하는 현타를 준 몇 명 중 한 명이기도 하고. 여튼 그 친구가 자기 이름으로 출판사를 차리고 낸 첫 책이니 당연히 읽어봐야지. 사실 <1만 시간 동안의 남미> 이후 우정이 아니라 글솜씨 때문에 꼬박꼬박 읽어왔다. 한 달 40만원으로 방콕에서 살고 은행 잔고는 100만원 남짓이고 돈이 없어서 스트레스받는 지질함을 날것 그대로 보여주지만, 사람들이 정답이라 여기는 삶의 방식을 벗어나 산다는 것만으로도 박민우의 글은 읽을 가치가 있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삶을 상상하게 해주니까.
이번 테마는 불효자 투어다. 제목만 봐도 극한직업인데, 내용도 역시 그러하다. 다행히(?) 부모님의 타박을 꾹꾹 삭이기만 하는 스타일은 아닌 터라 맞받아치고 지지고 볶고 같이 감탄하는 이야기가 차고 넘치게 나온다. 이 연재가 구독자들에게 가장 인기 있었다니, 역시 사람은 싸움구경을 좋아하는가 ㅎㅎ 그래도 한국에서 아들 덕에 이과수 폭포도 보고 치앙마이도 가보고 하시는 부모가 몇이나 될까. 1박 온천 한번 모시는 데도 땀을 뻘뻘 흘린 나는 엄두도 내지 못할 효자투어다. 그래서, 아버지는 쾌차하신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