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학에서 장소의 개념을 뺀다면,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장소는 정말 중요한 개념입니다. 이러한 장소는 학문 속에서는 분석의 대상이자 연구의 매개로 자리잡고 있지만, 우리의 실제 생활의 공간 속에서는 나의 집이자 어머니의 산책로, 이웃의 뒷동산으로 존재하고 있습니다.
<장소의 의미>는 지리학에서 중요한 '장소'의 개념을 어려운 학술적 의미로 분석하는 것을 지양합니다. 장소에 온 몸을 내맡기도 느껴지는 대로, 또 느끼는 대로 자연스럽게 장소와 하나가 되고 그 속에서 자연과 인간, 그리고 지리학을 느낄 것을 권합니다. <장소의 의미>를 그렇게 자연스러운 책입니다.
또 <장소의 의미>는 공간에 대한 자연스러운 접근만큼이나, 흥미로운 내용들을 담고 있습니다. 특히나 저자가 직접 두 발로 디디고 매만진 땅의 촉감과 숨결을 그대로 담고 있다는 측면에서 큰 의미를 갖습니다. 저자가 지나간 바다, 산, 강과 같은 다양한 국토 공간들을 따라가다 보면, 나도 모르게 '장소'의 의미를 깨달아 가게 됩니다.
서울대 지리학과 송경화(freehwa0603@yaho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