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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꽃님의 서재
  • 의지와 증거
  • 비그디스 요르트
  • 13,320원 (10%740)
  • 2021-08-06
  • : 201


중년의 ‘베르기요트’는 부모의 유산 분배 문제로 오랫동안 연락을 끊고 살았던 가족들과 재회한다. 반갑기는커녕 껄끄러운 만남은 갈수록 ‘진짜 유산이 문제인가’라는 질문을 하게 만드는데, 그들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유산 문제는 그저 허울일 뿐이고) 폭력과 그것이 남긴 그림자에 여전히 갇혀 사는 인물에 대한 이야기다. 작품은 폭력의 피해자뿐만 아니라 그것을 부정하고 외면하거나 침묵한, 그로 인해 또 다른 가해를 하는 ‘가족들’에게 초점을 맞춘다.

다른 가족들에게 베르기요트는 폭력의 피해자이기 이전에 가정의 화목과 평안을 깨뜨린 장본인이다. 내부고발자를 반기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이야기가 어떻게 진행될까. 베르기요트가 어렸을 때 ‘당한 일’은 거의 막바지에 드러나는데 짐작하기가 어렵지 않고 작가에게 그것보다 중요한 문제는 따로 있는 듯하다. 이야기의 가장 아픈 부분은 (큰오빠를 제외한) 가족들 중 누구도 피해자 편에 서주질 않는다는 사실. 오히려 피해자를 탓하고 의심하며 ‘공공의 적’으로 몰고 간다.

 

이야기의 구성이 난삽해 보이는데, 들쑥날쑥한 시간 구성과 오락가락하는 주인공의 기억은 마치 시퀀스를 잘게 쪼개 마구 섞은 것 같은 영화, 혹은 악몽처럼 보인다. 이는 오히려 알코올의존증세까지 보이는 주인공을 의심하고 믿지 못하게 만들어버림으로서 독자로 하여금 ‘이차 가해’를 직접 경험하게 만든다. 작가는 독자들이 피해자가 아니라 이차 가해자들에게 이입하도록 설계한 듯 보인다.

 

작가의 고향인 노르웨이에서는 일대 파란을 일으킨 작품이라고 한다. 자전적인 소설로 알려진 이 작품에 반목하는 소설이 뒤이어 출판됐는데, 작가의 동생이 썼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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