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 여덟 번째 책
영꽃 2025/04/15 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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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은 지 석 달이 지난 후에 뭔가를 적으려니,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장편소설이면 그럭저럭 감상을 추릴 수 있겠으나 열 편의 단편이 실린 소설집은 그러기가 쉽지 않다.
일단 올해 첫 책으로 읽은 작가의 첫 소설집, ≪은의 세계≫와는 많이 달랐다고는 말할 수 있다. 전작이 모호하고 불친절했다면, 이 책은 대체적으로 이야기의 윤곽이 잘 보였다. 어떤 이야기인지 대략 잘 보였다는 말. (그럼에도 말미에 실린 단편 세 편은 여전히 모호했다)
편편이 감상을 적기 위해서 다시 읽어야 할까. 그럴 생각도 했으나 굳이? 이 책으로 시험을 치를 거면 몰라도.
기억을 더듬어 인상적이었던(느낌의 잔재나마 건질 수 있는) 작품들을 적어보자면…
영원한 이인자의 열등감과 시기심을 보여주며 자신을 좀 더 사랑하라는 메시지를 실은 <제인의 허밍>이 가장 먼저 생각난다. 차이는 있겠으나, 그(그녀)가 되기 위해 사소한 것을 빼앗는 인물은 ‘문지혁’의 단편, <허리케인 나이트>를 생각나게 한다.
드러난 거짓이 많을 때, 진실이라고 알려진 건 과연 믿을 만한 것일까, 하는 의문과 함께 가부장적 온정주의에 빠지기 쉬운 선의에 대한 경고처럼 읽히는 <몬스테라 키우기>는 ‘휴 월폴’의 인상적인 단편 <은가면>을 연상시켰다.
‘E. A. 포우’의 고전적인 단편, <검은 고양이>를 패러디한 <플루토, 너의 검은 고양이>는 창작과 모방, 현실과 망상, 허상과 본질, 피상과 이면의 대립을 보여주는 실험적인 작품이었다.
여자로서 몸의 권리를 온전히 누릴 수 있는가에 대한 질문처럼 읽혔던 <멜론>은 분위기, 서사의 흐름을 뒤집으며 환기하는 엔딩이 인상적이었다.
뭐, 이 정도로 이 책을 마무리할 수 있으려나. 책을 읽으며 짧게 메모를 해두었으나, 지금으로선 그것들조차 도움이 되지 않는다.
책 읽고 바로바로 감상을 정리해야지, 미뤘다간 이런 낭패를 보게 되니 나의 안일함과 게으름은 정말 끝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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