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실로님의 서재
  • 방구석 미술관
  • 조원재
  • 15,120원 (10%840)
  • 2018-08-03
  • : 9,206

  뭉크부터 뒤샹까지 잘 알고 있는 것 같지만 사실은 잘 모르는 화가 14명의 삶과 예술 세계에 대해 재미있고 알기 쉽게 이야기해주는 책이다. 화가들의 대표 작품이 탄생하게 된 배경과 그것에 담긴 화가의 정신, 미술적 기법 등을 작품과 함께 살펴볼 수 있어 이해하기가 훨씬 쉬웠다. 어렵게만 느껴지는 미술을 쉬운 언어와 서술로 풀어낸 것이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된다.

 

 14명의 화가들은 그들이 태어난 배경이 부유하든 처절하게 가난하든지에 상관없이, 그들이 정규 미술 교육을 받았는지 받지 못했는지와 상관없이, 생전에 당대의 사람들로부터 인정을 받았는지 받지 못했는지와 상관없이 자신만의 예술 세계를 구축하기 위해 뼈를 깎아내는 듯한 고통을 그들의 생 전반에서 감내해 냈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p.130 “자기 신뢰야 말로 용기의 초석이고, 자기신뢰는 위험이란 요소와 친하게 되어 있습니다. (중략) 용기란 고뇌하며 위험에 맞서는 정신을 의미합니다. (중략) 삶은 거센 물결과 고통을 헤치고 나아가는 투쟁이자, 끝없이 밀려드는 적들과의 투쟁이라고 했지요. 인간은 누구나 자연이 각자에게 선사한 것을 즐기기 위해 홀로 투쟁해야 합니다.”

 

p.269 “아버지의 눈은 파란색이었다. 하지만 손은 굳은살로 덮여 있었다. (중략) 나도 벽에 기대앉아 일생을 그렇게 살 운명이었을까? 혹은 물건이 담긴 통을 운반하며 살아야 했을까? 나는 내 손을 보았다. 내 손은 너무도 부드러웠다. 나는 특별한 직업을 찾아야 했다. 하늘과 별을 외면하지 않아도 되는, 그래서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있는 일, 그래, 그것이 내가 찾는 것이다. (중략) ‘예술가란 무엇인가?’하고 나는 내게 물었다.”

 

p. 294 “나는 뭔가 하고 싶은데, 그게 뭘까? 나는 뭔가 동경하는데, 무엇에 대한 것일까?”

 

  평범하지 않은 가정환경에서 겪은 고통과 불안을 적나라하게 드러냄으로써 이를 극복해낸 에곤 실레, 중독에서 오는 병마를 자신만의 예술 세계로 풀어낸 반 고흐, 평범한 회사원으로 사는 삶을 버리고 가난과 질병에 시달리면서도 자신만의 창조적인 예술 세계를 찾아내기 위해 오지를 누빈 폴 고갱, 유대인으로서 생명의 위협을 느끼면서도 자신이 평생동안 추구해야할 사명을 찾고자 한 샤갈 등. 치열함을 넘어서 처절하기까지 한 그들의 행보는 독자들이 자기 자신에게 질문하게 한다.

 

“내게 주어진 사명은 무엇인가?”

“사명을 다하기 위한 삶을 살고 있는가?”

“자신만의 개성을 발휘하는 창조적인 삶을 살고 있는가?”

 

  예술가로서의 소명을 다하기 위해 견고한 관습과 편견에 자신의 몸을 던져 부딪히고, 무관심과 비난 속에서도 자신의 예술 철학을 고수해 나가는 화가들의 모습에서 인생의 무거움과 삶을 살아 내는 것의 비장함을 알 수 있었다.

  2019년 새해가 밝은지도 벌써 아흐레가 지났다. 거대한 세상과 삶의 일회성에서 비롯되는 두려움에 굴복하지 않고 자신만의 세계를 창조적으로 구축해 온 책 속의 화가 14명의 삶처럼 나 역시 올해엔  삶의 사명을 찾고 그것을 실천하기 위해 의지적인 태도를 끝까지 지켜나갈 수 있길 소망한다.

 


  • 댓글쓰기
  • 좋아요
  • 공유하기
  • 찜하기
로그인 l PC버전 l 전체 메뉴 l 나의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