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카야마 시치리의 책은 항상 믿고 보게 된다. 많은 경우 작가가 남성일 경우 작중 화자도 남성일 때가 많은데, 나카야마 시치리는 주인공이 남자든 여자든 인물의 서술이나 생각이 어색하지 않게 문장을 유려하게 써서 금세 몰입하게 만든다.
또 그가 가진 다방면의 지식에 대해서는 항상 놀라곤 한다. <안녕, 드뷔시>를 보면 음악에 조예가 깊은 것 같고, 이 책과 같은 법률 미스터리를 보면 어떻게 딱딱한 검찰 사회를 잘 아는 걸까 하고 궁금해진다.

이 책은 <표정 없는 검사>의 후속작이다. 전작을 읽어보지 못해서 이 책과 연결성이 많다면 이해하기 어렵지 않을까 했는데, 다행히 전작을 읽지 않아도 읽는 데 문제가 없었다.
내용을 간단히 요약하자면 사학재단 오기야마학원이 초등학교를 설립하려고 하는데, 국유지를 매입하여 건설하려 한다. 다만 시세보다 월등히 낮은 가격에 계약이 성사된 것으로 밝혀져 이 과정에 국회의원까지 연결된 뇌물수수 비리가 있는 것은 아닌지에 대해 오사카지검 특수부가 수사에 나서게 된다. 여기에 감정을 얼굴에 전혀 드러내지 않고 철두철미하기로 유명한 ‘표정 없는 검사’ 후와 슌타로가 조사에 나서게 되는데, 조사 과정에서 뜻밖의 내용을 발견하게 된다. 과연 그 비밀은 무엇일까?

이야기는 중반부까지 담담하게 이어진다. 도쿄와 오사카 검찰 내부의 알력, 출세엔 눈도 돌리지 않고 묵묵히 옳고 그름만 따지는 후와 검사, 그리고 그의 사무관 미하루... 독자들은 어느새 미하루에게 투영되어 함께 이야기의 흐름을 따라가게 된다. 그리고 반전을 향해 치닫는 결말, 그리고 이게 끝이구나 싶을 때 또 한 번 등장하는 반전! 역시 반전의 제왕답게 나카야마 시치리는 끝까지 독자들의 예상을 뛰어 넘는다. 이 반전 때문에 그의 책은 항상 기대되는 것 같다.
또 하나, 작품 속에 그가 쓴 다른 작품의 등장인물이나 관계되는 내용을 살짝 넣는 것이 그의 특징인데(일명 ‘나카야마 시치리 월드’라고 한다), 이것이 팬으로서는 하나의 작은 재미다. 이 책에서는 미사키 요스케 시리즈의 미사키의 아버지가 등장하면서 그의 아들 얘기도 살짝 나와 재미있었다.
총평: 나카야마 시치리의 팬이거나, 법률 미스터리물을 좋아한다면 놓치지 말아야 할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