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okmn82님의 서재
  • 겸재 정선
  • 유홍준
  • 22,500원 (10%1,250)
  • 2026-02-01
  • : 18,275

겸재 정선의 삶을 조명해 보면 우리에게 시사점이 많다. 이 책의 소챕터에도 있듯이, 나는 가장 먼저 겸재 정선의 대기만성형 삶을 뽑고 싶다. 우리가 미술교과서에서 봤던 인왕제색도, 금강전도, 박연폭포 등의 대작들은 모두 70대 이후의 작품이다. 인생의 대작을 70 넘어서 완성시켰다고는 하지만, 겸재 정선은 젊었을 때부터 수많은 작품들을 남기며 그의 화풍을 완성시켜 나간다. 꾸준히 쌓아온 것들이 70대에 집대성되어 빛을 발휘한 것이다. 그외에도 겸재 정선은 진경산수화를 정립시켜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금수강산을 그림으로 남김으로써 현대인들의 옛 조선의 풍경에 대한 상상의 지평을 넓혀 주기도 했다. 특히 서울 사람으로 백악산, 인왕산, 경교명승첩 등 내가 사는 서울의 산과 한강의 풍광을 그림으로 많이 남겼는데, 그의 그림들은 옛 사람이 자연을 어떻게 인식했는지를 알 수 있는, 과거로부터 온 살아있는 증거다. 


이 책에는 그의 삶의 족적과 함께 작품의 변화해 가는 모습, 그가 관직 생활을 하며 지방에 파견되었을 때 남긴 화첩들을 매우 상세하게 소개한다. 특히 그는 서울 토박이였는데, 그중에서도 지금의 서촌 지역, 인왕산 밑 장동 지역을 기반으로 성장한다. 장동 김씨, 삼연 김창흡을 스승으로 모시면서 시를 배우고, 동생인 노가재 김창업으로부터는 그림을 배운다. 또 사천 이병연, 관아재 조영석, 신정하, 이하곤 등의 벗들을 사귀며 시와 그림에 관해 평생에 걸쳐 많은 영향을 주고받는다. 겸재 정선에 대한 동시대 문인들의 평론도 많이 소개되는데, 주로 정선의 그림을 보고 문인들이 시를 짓고 글로써 작품을 평론하는 내용이다. 이 글과 그림들이 아직까지도 남아 있어서 정선이 그의 그림으로 인하여 그 시대의 문화 사조 전체를 이끌고 발전시켰음을 알 수 있었다. 특히 정선의 그림들은 현재 다른 어떤 화인들보다도 많이 남아있는데, 워낙 작품을 많이 남기기도 했지만, 많은 벗들과의 인연이 있었고, 정선이 그림을 그려서 벗들에게 남기면, 발문이 쓰여지고, 그 작품들이 현재까지 대대로 내려왔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니, 벗이 많은 것은 지금이나 과거나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의 작품은 주로 산수화로 알려져 있지만, 40대에는 시대적으로 중요했던 기록화들도 남긴다. 회방연도, 북원수회도 등 지금으로 따지면 양반들의 공적 모임을 현장스케치하는 사진 작가로서도 활동했던 것이다. 


책을 덮을 때는 겸재 정선의 삶에서 이 책을 쓴 유홍준 관장의 삶이 보였다. 

평생을 거쳐 연마하며 우리 문화와 예술을 바라보는 눈을 길러 온 학자가, 다시 한 번 겸재 정선을 통해 우리 강산과 미술의 의미를 새롭게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정선은 30대에 그린 해앙전신첩을 70대에 다시 엮는 작업을 한다. <화인열전>도 그렇다. 유홍준 관장이 90년대 초에 발간한 책을 70이 넘어 새롭게 엮어 내었다. 정선이 평생에 걸쳐 자연을 그리고 또 그리며 자신의 화풍을 완성해 갔듯이, 유홍준 관장 또한 오랜 시간 축적해 온 연구와 경험을 바탕으로 그 삶과 작품을 오늘의 언어로 다시 풀어내고 있다. 




  • 댓글쓰기
  • 좋아요
  • 공유하기
  • 찜하기
로그인 l PC버전 l 전체 메뉴 l 나의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