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당신의 영혼을 찾으러 왔습니다. '나'에게서 '나'로 돌아갈 시간, 단 일주일!
14살짜리 딸이 있기에 창비의 청소년 문학 책들은 익숙하다.
좋은 소재의 그 나이에 읽어야 할만 한 주제들을 다루고 게다가 재미있기까지 하다.
아몬드, 싱커, 위저드 베이커리, 완득이 등등....
먼저 집에 읽을 책이 없어 심심해하는 꼬마에게 읽어보라고 했는데 머여,,1시간도 안되서 다 읽더니 재미나단다.
평소 환타지류를 좋아하기도 해서 나도 기대를 갖고 읽기 시작했다.
나를 객관적으로 바라 본 적이 있는가?
이 책은 영혼을 잃어버린 두 십대의 이야기를 통해 이 물음을 독자에게 던지고 있다.
주인공 한수리와 은류는 같은 버스를 타고 가다가 사고를 당한다.
그리고 그들의 몸에서 영혼이 빠져 나오는 신기한 경험을 한다.
영혼 사냥꾼이라는 선령은 일주일 안에 다시 육체로 돌아가지 못하면 자신과 함께 영원히
영혼은 저승으로 가야 하며 수리와 류의 육체는 영혼 없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알려준다.
수리와 류의 영혼은 각자 자신의 삶과 주변들을 떠돌며 그 동안의 자신의 삶을 되돌아본다.
영혼이 되어 또다른 나를 객관적으로 돌아보는 것.
나의 과오를 깨닫고 좀더 나은 '나'가 되는 것. 그 과정을 수리, 류의 영혼과 선령의 대화를 통해 풀어나간다.
이런 과정을 통해 좀더 '나'은 '나'가 되는 것. 그게 '나나'의 줄임말 아닐까?
수리는 한마디로 엄친딸이다.
공부도 잘하고 학교에서 온갖 상은 휩쓸며 친구들도 많다.
SNS 에 잘 쓴 서평도 올려서 인기도 많고 또 공부만 할 줄 아는 범생이가 아니라
멋진 곳에서 예쁜 사진도 찍어 올리는 한마디로 다른 사람의 부러움을 사는 완.벽.한. 여고생이다.
하지만 영혼이 되어 자신의 육체의 삶을 돌아보니 그 동안 완벽하다고 생각해왔던 자신이 추구하던 삶이
사실은 타인의 시선을 의식한 보여주기 위한 삶이 었다는 것을 깨닫는다.
하지만 아무도 수리를 의식하지 않았던 것.
남에게 잘보이기 위해 타인의 시선에 자신을 가두었던 수리는 아무것도 안 하는 삶에 동의하며 타인의 시선으로부터
벗어나기 시작한다. 이런 깨달음을 얻은 후, 수리는 1주일 뒤 자신의 육체로 돌아간다.
은류는 착한 아이 컴플렉스에 걸렸다.
은류에게는 완이라는 동생이 있었다. 태생적으로 약하게 태어나 병치레를 하던 동생때문에 부모님의 관심은 어릴 적부터 모두
동생에게 양보해야만 했다. 자연스럽게 고생하는 부모님을 위해서 은류는 자신이 하고 싶은 것도 요구하지 않고,
모든 상황과 부모님의 부탁을 받아들이는 착한 아들로 자란다. 완이는 결국 오래 살지 못하고 14살에 세상을 떠난다.
동생은 떠났지만 부모님의 마음은 동생을 떠나보내지를 못했다. 거절하지 못하는 성격 때문에 은류의 삶은 공허하다.
자신의 꿈이 무언인지도 모르고 학교에서도 그저 학교 선생님이 시 동아리에 들으라고 하니 군말안하고 들어간다.
모든지 예스하는 예스맨의 삶. 선령은 은류에게 모든 걸 품고 살았던 유리병 같은 삶에서 벗어나라고 조언한다.
은류는 자신을 가두었던 유리병을 깨뜨리고 타인을 향한 삶이 아닌 자신을 위한 삶을 살기로 결심하며 1주일 뒤 자신의 육체로 돌아간다.
자신의 성격이나 그간의 행동들을 뒤돌아보고 짚어 보는 것은 성장기의 청소년들에게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누군가 조언을 해주는 사람이 있으면 더 좋겠지만 주변의 어른들은 모두 바쁘다.
이 책이 청소년들이 자신의 삶을 뒤돌아보는 계기가 가 되면 좋겠다.
아무튼 또 하나의 창비 청소년 문학의 명작이 기대되는 책이다.
나에게서 나로!
더 나은 나로! 돌아가기. 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