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이 필요없는 교육을 바라며
마더유 2001/10/08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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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일하고 있는 맥지청소년사회교육원에 발을 딛은 것은 청소년들과 함게 하고자 했던 내 강한 의지 때문이었지만 나는 '청소년들이 이 험란한 사회를 살아가느라 참 외롭겠다.'는 생각을 했을 뿐 그 이상의 그 어떤 지식도 갖고 있지 못했다. 이곳에 와서 청소년상담실을 통해 청소년들의 고민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알게 되었고 청소년문제의 얽힌 실타래를 푸는데 학교가 얼마나 중요한 위치에 있는지도 알게 되었다. 우리 단체는 다른 청소년단체와 달리 '대안교육'을 하고 있다고 했는데 사실 나는 그 '대안교육'이라는 단어를 그 무렵 처음 들었다.
사무실에는 대안교육전문지 '민들레'가 격월로 들어왔는데 처음 '민들레'를 읽던 그 때 그 놀라움과 감정을 잊을 수 없다. 책장을 넘기며 알 수 없는 반감이 몰려왔다. 너무 부정적으로 학교와 교육을 바라보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도 들었다. 하지만 책을 모두 읽고 마지막 장을 덮었을 때 나를 속여오고, 구속했던 사회의 보이지 않는 철창에 분노했다.
나는 학교를 좋아하지 않았지만 초등학교때부터 고등학교 졸업의 그날까지 결석을 한번도 하지 않은 학교 신봉자였다. 선생님들에 대한 불신, 흥미없는 공부가 학교와 나의 충분한 거리를 유지하게 했음에도 한번도 학교를 떠나야겠다거나 구체적으로 어떻게 바꿔나가에 겠다는 생각을 하지 못한 것이다. 그런데, 이미 우리 사회에 대안교육이라는 담론으로 학교와의 싸움이 진행되고 있었고 싸움의 과정에서 속속 밝혀지는 학교의 무능력은 학교 안에 순종했던 내 자신을 채찍질했다.
대안교육과 나의 만남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대안교육이 공교육을 무너뜨리자는 것은 결코 아니지만 공교육 입장에서 보면 큰 바윗덩어리가 학교를 향해 굴러오는 기분일 것이다. 나는 바윗덩어리 위에 내 몸을 싣고 달리기 시작했다. 민들레를 꼼꼼히 읽었고, 대안교육연구회라는 모임도 함께 했다. 대안학교 탐방도 가고 민들레 독자모임에 가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기도 했다. 이제 나는 교육에 대해 나름대로의 철학을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때, <대안교육과 대안학교>라는 책이 나왔음을 알았다. <대안교육과 대안학교>는 저자인 이종태 박사가 말한 것처럼 대안교육을 실천하고자 하는 분들에게 실제로 도움이 될 만한 정보나 사례가 충분치 않다는 현실에서 나온 책이다. 이종태 박사는 이 책이 여러사람의 합작품이라 해야 옳을 것이라 했다. 한사람의 성과라 하기보다는 그동안 대안교육현장에서 함께 해온 모든 이들의 성과이기에.
대안교육의 등장과 현황, 문제의식, 철학, 전망과 과제로 두루두루 다루고 있는 이책은 대안교육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들에게 좋은 안내서가 될 것이다. 물론 이 책을 시작으로 해서 자신만의 고민과 성과가 충분히 뒤따라야 함은 필수적이다. 하지만, 모든 것이 완벽할 수 없듯이 이 책에서도 대안교육에 대해 전반적으로 다루고 있으면서 많이 빠져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대안교육에 대한 다양한 철학을 이 책이 모두 담고 있지 못하며 무수한 사람들의 노력을 빼지 않고 담고 있지도 못하다. 책에 나와있는 사례들이 대표적인 대안교육의 공간을 담고 있기는 하나 더 많은 교육공간이 존재함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그러므로, 책을 읽는 사람들이 이 책을 하나의 정론으로 생각하기보다는 자신의 고민을 깊게 하는데 보탬이 되도록 참고하는 것이 좋을 듯 하다. 어쨌든 나는 이종태 박사에게 감사한다. 한권의 책이 얼마나 큰 성과인지…. 이 책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교육에 대해 고민하고 함께 해 나갈 수 있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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