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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울지 않는 열다섯은 없다
  • 손현주
  • 11,700원 (10%650)
  • 2023-03-24
  • : 1,261
이 책은 2017년 <소년, 황금버스를 타다>를 다시 다듬어 2023년 3월 출간한 소설이다. 첫 장면부터 예사롭지 않아 읽는데 많은 호흡이 필요했다.
'열일곱마리의 개와 다섯마리의 고양이'로 시작하는 옛 버전과 다르게 새 버전은 '열일곱 마리의 개'로 시작한다. 두 버전을 다 읽어 볼 수는 없었지만 더하고 빼기를 해서 새롭게 구성한 책이었다.


주인공 '주노'는 15살 중학생이다. 엄마는 아빠의 갑작스러운 사고로 우울증에 걸렸고, 여동생 주디가 있다. 가족을 돌봐야하는 가장이나 다름없는 주노에게는 두가지 골치덩어리가 있다. 하나는 학교 폭력에 시달리는 일이고 하나는 엄마가 우울증때문에 유기견을 데려오기 시작해 감당할 수 없이 늘어난 열일곱마리의 개다.

셋방살이하는 사람이 열일곱마리의 개라니...설정이 지나치다 싶은데 작가는 인터넷 기사 몇줄에서 모티브를 가져왔다고 한다. '유기견들과 함께 사는 가족이 집에서 쫓겨났다는 이야기'라고 해서 찾아봤더니 기사를 찾을 수가 없었다. 링크라도 줬으면 좋았으련만.

주인공 가족은 우연히 부유한 동네로 이사를 가게 된다. 셋방살이지만 주소지때문에 학군 좋은 학교에 다니게 되면서 가난하고 약한 아이들이 흔히 당하는 학폭에 시달린다. 사회 민감한 이슈인 학폭문제를 해결하는데 주노를 도와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자식을 보호해야할 의무가 있는 엄마는 우울증으로 자신마저 돌볼 수 없다. 같은 엄마 입장으로 속이 좀 터졌다. 사는 곳이 재개발지역이라 쫓겨나 집을 구하지 못해 허름한 공터 버려진 버스에서 생활하게 된다. 세상일이 워낙 별별일이 많다보니 충분히 있을 법한 이야기라고 하더라도 자식키우는 입장이라 엄마의 감정이 개입되는 건 어쩔수 없다.

주노와 함께 왕따당하는 예지와 힘을 합쳐 어려움을 헤쳐나가고 유기견 문제도 잘 해결해나간다. 엄마의 무기력앞에 아이가 울어야하는 열다섯이라는 설정이 그닥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꿋꿋하게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주노가 대견했다.

세상에 힘들고 어려운 열다섯은 많다. 자신이 짊어지지 않아도 되는 삶의 문제를 제 짐인양 짊어지려고 하는 어른스러운 '주노'가 세상에 너무 많다. 주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실을 잘 받아들이면서 긍정적으로 해결해나간다. 주노 곁에 도와주는 이가 없음을, 내가 그런 사람이 아님을 부끄러워하게 된다. '누군가 도와줬겠지' 생각했지만 아무도 도와주는 사람은 없다. 뉴스에는 연일 생활고로 자살하는 가족이 늘어난다. 빈부격차는 더 심해지고 학교폭력도 수면위로 올라와 그 정도를 가늠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나 또한 내 주변에 많은 '주노'를 보살핀 적이 없다. 찾아보려는 노력 또한 해본 적이 없다.

'주노'들이 울지 않고 세상을 좀 더 행복하게 살아가는 사회를 만드는 어른이 되었으면 좋겠다.
작가는 마지막에 이렇게 말한다.

"어려운 상황을 마주하더라도 위축되지말고
항상 타인의 아픔에 공감하며 연대하기를 바란다.
인간적인 공감과 연대가 세상을 구하는 힘이기 때문이다."

또한, 울고 싶은 십대들에게 고개를 들고 세상을 향해 눈 맞추며 당당히 나아가라고 한다.

나는 주노에게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주노야.
세상이 힘들 때 어른들에게 도움을 요청해!
네가 짊어지고 가는 세상이 다 어른들이 만들어 놓은거야.
그러니까 책임은 어른들에게 있어.
네가 짊어질 짐이 아니야."

손현주 작가의 책을 처음 접해봤다. <가짜 모범생> <싸가지 생존기> 등 작품이 있다. 감당하기 어려운 일을 감당해나가는 '주노'의 지혜와 재치, 긍정적인 마음, 동물을 사랑하는 따뜻함을 느껴보고 아이들이 성장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궁금한 분에게 1독을 권한다.

< 이 글은 다산북스에서 제공받아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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