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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긔맛밀크ゴ님의 서재
  • 안녕, 미스터 타이거
  • 나혜림
  • 13,500원 (10%750)
  • 2026-05-08
  • : 1,850
최근 병렬독서 중이던 책이 문장이 어렵고 익숙하지 않은 표현이 많아 몰입까지 시간이 걸렸었다. 그런데 『안녕, 미스터 타이거』는 첫 장부터 문장이 자연스럽게 읽혀 부담 없이 빠져들 수 있었던 작품이었다.
개화기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어렵고 무거운 역사소설이라기보다는, 시대 속을 살아가는 인물들의 감정과 관계를 섬세하게 따라가게 만드는 이야기라는 느낌이 더 강했다. 계손향과 노월이 서로 다른 언어와 문화를 가진 채 조금씩 가까워지는 과정도 무척 따뜻하게 그려진다.
특히 이 작품은 단순한 사랑 이야기로만 흘러가지 않는다.
“그 세상에서는, 문명하였다는 그 세상에서는, 여자도 무엇이 될 수 있나요?”
라는 문장처럼 계손향이 바라보는 더 넓은 세계와 자유에 대한 마음도 함께 담겨 있어서 더욱 깊게 읽혔다.
또 작품 곳곳에 등장하는 표현들이 참 아름다웠다.
“화향백리 주향천리 인향만리”라는 문장도 오래 기억에 남았는데, 결국 사람의 마음과 관계가 가장 멀리 남는다는 작품의 정서와도 닿아 있는 느낌이었다.
무엇보다 좋았던 건 문장이 어렵지 않다는 점이었다. 표현은 아름답지만 과하게 난해하지 않아서 술술 읽히고, 덕분에 인물들의 감정에 더 집중하게 된다.
“내 눈은 푸르고 그대의 눈은 검지만 우리는 같은 세계를 봅니다.”
라는 문장처럼 서로 다른 사람들이 같은 마음을 바라보게 되는 과정이 잔잔하게 이어지는데, 그 감정선이 과하지 않아서 오히려 더 오래 남는다.
후반부로 갈수록 인물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삶을 선택하고 앞으로 나아간다. 그 과정이 담담하게 그려져서 더 큰 여운을 남겼다. 마지막까지 읽고 나니 이 작품은 결국 누군가를 사랑하는 이야기이면서 동시에, 새로운 세계를 꿈꾸고 자기 삶을 선택하려는 사람들의 이야기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사람은 누군가에게 온 세상이다.”
책을 덮고 나서 가장 오래 마음에 남은 문장이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안녕미스터타이거 #나혜림 #창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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