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조카 연아가 너무 사랑스러워서 둘째 아이가 태어난다 해도 사랑해줄 수 있을까 걱정했었는데, 둘째 조카 한별이가 꼬물꼬물 움직이며 옹알이를 하는 모습에 마음을 많이 빼앗겼답니다. 두 아이의 이모가 되기를 준비하면서 연아가 자기가 받아야 할 사랑을 한별이에게 빼앗겼다 느끼지 않도록 참 많이 공부를 했지만 나도 모르게 ‘한별이 예쁘다’고 말하다가 연아가 보고 있다는 걸 깨닫고 ‘언니가 예쁘니까, 언니가 잘하니까 동생도 언니 따라가려고 이렇게 예쁘네’라고 수습을 하곤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아는 자기 혼자 받던 관심의 상당 부분이 동생에게 가고 있다는 걸 다 아는 것 같더라구요. 동생을 예뻐해주다가도 어느 순간 어른들이 보지 않는다 생각되면 머리카락을 잡아당기기도 하고 밀칩니다. 어제는 동생 사진을 찍기 위해 엄마가 사준 하얀 드레스를 보고 자기도 공주 드레스 갖고 싶다며 떼를 쓰기도 했답니다.
그래도 동생이 혼자 자다가 깨어서 울면 언니가 제일 먼저 듣고 달려갑니다. 안절부절하며 ‘한별아, 언니 왔어. 울지마’라고도 말합니다.
연아가 혹시라도 '언니'라는 존재는 동생에게 양보해야만 하는 존재라고 자신을 존중하지 못하는 사람이 될까봐 걱정이 됩니다.그런 언니에게 이모는 열심히 그림책을 읽어주면서 너도 언니이기 이전에 엄마,아빠,이모가 사랑하는 '연아'이고 그 자체로 소중한 존재라고 말해줍니다.
“이모, 하늘이가 준이랑 윤이 친구였던 것처럼, 끼끼(연아가 좋아하는 토끼 인형 이름)도 한별이 친구가 될 수 있을까?
“그럼, 한별이도 언니 친구인 끼끼를 좋아하게 될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