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한가로운 캐드펠수사의 허브 밭과 달리 수도원과 슈루즈베리는 시끄럽다.
수도원장이 바뀌면서 수사들의 할 일이 바빠진 와중에 성베드로 축일을 맞아 수도원에서 주최하는 삼일간의 거대한 장이 열린다.
이 축일장에는 슈루즈베리에서 먼 각지역의 고급 특산품을 팔러 상인들이 배를 끌고 이 지역으로 몰려온다. 각종 최고급품 양모와 벌꿀 그리고 진기한 특산품까지 올 뿐만아니라 그것을 팔기위해 들어오면서 수도원에 내놓는 각종 세금들로 인해 수도원은 아주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은 수도원에만 내고 정작 슈루즈베리 시민들과 지역에는 아무 도움도 되지 않기에 작년에 스티븐 왕으로 인해 성 주위및 여러가지 건물과 도로를 손봐야 하는 슈루즈베리 시민들은 수도원에 이 축일장의 세금 1할 정도를 시를 위해 쓰자고 수도원장에게 제안하지만 거절 당하는 가운데 축일장이 시작된다.
축일장 첫번째날 슈루즈베리 20명 가까운 청년들이 시장에 나타나 상인들에게 호소를 하던중 상인들 중 영향력이 큰 토마스 상인과 다툼이 일어나고 그중 시장의 아들은 얻어맞고 쓰러지고 축일장은 아수랑장이 되던 와중에 관리들이 나타나 청년들을 잡아가면서 일단락 된다.
그 날 저녁 토마스 상인의 조카 딸이 나타나 외숙부 토마스가 아직 숙소에 돌아오지 않았다면서 걱정을 하고 우연히 그곳에 같이 있게된 캐드펠과 담당 휴 베어링은 그 상인을 찾지만 그 다음날 알몸인 상태로 호수에서 단검에 찔려 시체로 발견된다.
토마스 상인의 행적을 조사하던 중 가장 유력한 용의자로 시장에서 다툼이 있었던 시장 아들 필립이 그날 저녁 술집에서 토마스 상인을 혼내주겠다는 이야기를 했다는 목격자의 진술까지 더해지면서 사건이 쉽게 풀리는 듯 하지만 감옥에 필립이 있던 중에 토마스 상인의 숙소에 도둑이 들고 그 다음날은 토마스 상인의 가판대에 도둑이 들어 거기 있던 하인 중 한명이 결박당한 채 발견된다.
그리고 캐드펠 수사는 외숙부 토마스의 장례와 장사를 훌륭히 치러내는 조카 딸 에마에게 수상쩍은 행동을 포착하면서 그녀의 뒤를 밟던 중 또다른 살인현장을 목격하게 된다.
살인과 도둑질 그리고 습격 또다른 살인 , 그리고 조카 딸 에마가 숨기려고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밝혀내야 하는 캐드펠 수사의 활약, 그리고 휴 베링어와의 공조 그리고 이번 편에서도 빠지지 않는 선남선녀의 로맨스까지 …
이번 편에서도 캐드펠 수사는 좀처럼 쉴 수 없이 동분서주 하지만 성베드로 축일로 인해 슈루즈베리에 낯선 사람들이 많은 관계로 살인의 의도와 방향을 좀처럼 가늠할 수 없다.
또한 중세 잉글랜드의 정치적 상황으로 인해 스티븐왕과 모드왕후의 권력다툼에 끼어 있지만 결국은 같은 동족임을 인식해야 하기에 절대적 선과 악이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전쟁이라는 것이 얼마나 필요없고 그로 인해 결국 가장 고통받는 사람들은 누구인가? 생각하게 만든다.
캐드펠 수사 시리즈의 가장 큰 매력은 캐드펠 수사의 평화로운 허브 밭의 식물들을 감상하는 자연스러운 일상에서 갑작스러운 낯선 방문자가 조심스럽게 다가오는 그 순간 사건은 시작된다.
그래서 매번 이번에는 어떤 방문자를 통해 어떤 사건이 일어날까? 하는 두근거림을 안고 읽는 즐거움에 중독되어버린다. 그리고 조금씩 전개되는 사건들 속에서 나타나는 인간에 대한 예의와 믿음 그리고 사랑에 대해 캐드펠 수사 뿐만아니라 매회 시리즈 마다 나타나는 매력적인 캐릭터를 만나는 즐거움 또한 이 시리즈의 매력의 백미다. 어린 소년, 어린 여자 또는 아주 나이많은 노인 때론 수도원장 또는 열정 넘치는 쳥년과 어여쁜 아가씨 까지 그나이에 맞는 순수함을 놓치지 않고 그려내는 작가의 캐릭터에 쏟는 열정이 느껴진다.
매번 만나는 캐드펠 수사에 대한 애정과 그의 주위에 모여드는 순수한 캐릭터들을 보면서 “좋은 사람 곁에는 좋은 사람이 모여든다”는 옛 말이 틀리지 않음을 ..
추리소설의 백미 반전 또한 매번 예상외의 전개로 놀랍고도 아 이야기의 결말을 저렇게 풀 수도 있다니 감탄하면서 단숨에 읽어버렸다.
중반을 넘기면 절대 손에 놓을 수 없는 중독성과 함께 5편으로 …
허브는 저마다 확실한 특성을 가지고 신성한 규칙을 따르지만, 인간이라는 동물은 그렇지 않아서 말이야. 물론 인간에게 그런 것을 바랄 수는 없지. 인간이 그 복잡한 속성을 잃는다면 그 또한 애통해할 만한 상실일 걸세."- P1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