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학은 어디까지 설명할 수 있는가. 정말 매력적인 제목이다. 후면 표지는 다중우주, 빅뱅 등 흥미로운 주제를 언급하고는 아이디어와 과학을 혼동하지 말라고 지시한다. 누군가 이 표지를 본다면, 마치 그러한 주제들 모두 과학이 아닌 것처럼 느껴질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만약 당신이 저런 주제를 과학의 이름 아래에서 들어봤다면, 이 책은 읽고 싶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리고 이 책은 당신이 읽고 싶어한 이유를 잘 해소해주고, 그 이상의 것을 선물할 것이다.
이 책은 과학과 비과학 또는 무과학(과학이 다룰 수 없는 것)을 구분하는 책이 아니다. 제목 그대로 물리학이 설명할 수 있는 한계를 알려주는 책이다. 그렇기 때문에 덤으로, 정말 과학에 근거하는 흥미로운 철학적 주장도 담겨있고, 어떤 흥미로운 주장이 과학의 범위를 벗어났는지도 담겨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현재의 과학을 위한 설명을 해야만 한다. 저자는 이를 아주 쉽게 설명했다. 더 이상 쉽게 설명하기 어려울 정도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저자와 우리의 문화적 차이, 그리고 흑백 지면의 한계가 있기에 당신이 과학을 전혀 모른다면 이 책은 어려울 것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이 책의 각 장은 서로 강하게 연결돼있지 않다는 점이다. 자세한 것은 다른 장에서 설명하겠다는 수준의 연결은 존재하지만, 보고 오지 않아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그러므로 만약 책을 읽다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생긴다면, 아니면 그 장의 주제에 관심이 없다면, 무시하고 다른 장을 읽어도 괜찮다. 그렇더라도 당신은 물리학이 어떤 종류의 것을 설명할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정도로 잘 쓰인 글이다.
이런 것은 과학이 아니다. 그냥 수학이라는 허울을 뒤집어쓰고 과학으로 변장한 종교다.
(337쪽)
이 책을 통해 얻는 것은 일차적으로 몇 가지 흥미로운 주장이 과학에 근거한 것이 맞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만이 아니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해 과학이 가져야 할 조건 중 몇 개는 얻어갈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이 과학을 완전히 정의해주진 않겠지만, 그럼에도 이 책에는 읽을 가치가 있다.
출판사로부터 서적을 제공 받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