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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n_0612의 서재
  • 내면의 방
  • 메리 크리건
  • 14,850원 (10%820)
  • 2020-10-15
  • : 37
마음을 잘 다루려면, 잘 알아야 하므로.

평소처럼 인스타그램을 둘러보다 우연히 발견한 북트리거의 신간, <내면의 방>을 읽었다. 읽고 난 감상을 한 줄로 말하자면 그렇다. 마음을 잘 다루려면, 잘 알아야 한다. 내가 이 책의 서평단을 신청하며 달았던 댓글을 그대로 인용한 것이다. 우울증의 바닥까지 경험해 본 사람이 적은 에피소드와 치료 과정, 자신의 병을 이해하는 과정에서 알게 된 병에 대한 지식들, 감정의 편린들이 되레 나의 깊고 어두운 곳을 내려다보게 해주었다.

책의 저자인 메리 크리건은 자신의 아이를 태어난 지 며칠만에 잃고, 얼마 지나지 않아 우울증 증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자신과 똑같이 자식을 잃은 입장인 남편이 어떻게든 일상으로 돌아가 자신을 회복하려는 모습을 보이는 것과 달리 저자는 여러번 일상으로의 회복을 시도하지만 번번이 실패한다. 아무 것에도 집중할 수 없는 상태로 부정적인 생각들에 사로잡혀 지내던 저자는 우울증 증상이 점차 심해지다 결국 자살 시도를 해 병원에 입원하게 된다. 그 후로 겪는 또 한번의 자살 시도와 치료 과정, 자신이 겪었던 감정을 추상적으로 묘사한 문장들과 그 상태에서 자신이 영영 회복할 수 없을까 봐 불안해하던 마음들이 생생하게 와닿았다. 그래서 읽기 힘들었다. 처음엔 담담하게 읽어가던 마음이 점차 흐트러진 건 정신분석학과 프로이트의 이론에 대해 저자가 설명하는 부분을 읽다 나의 지난 경험들이 불현듯 떠올랐기 때문이다. 유년시절의 경험이 성인이 된 이후에도 그 사람의 무의식 속에 자리잡아 영향을 미친다는 것. 전공 수업 시간에도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 잘 알고 있는 말이었지만 책을 읽으면서 나조차도 잊고 있던 과거의 일들이 떠올라 마음이 다소 요동쳤다. 어쩌면 나도 어렸을 때부터 우울증 에피소드를 겪어왔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 단지 취약한 마음을 타고났을 뿐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사실은 여러가지 사건들의 영향으로 회피적이고 수동적인, 벽이 높은 마음이 되었던 것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러 생각이 들어 (처음 책을 펼쳤을 때의 담담한 마음과는 달리) 읽는 데 어려움이 있었지만, 그럼에도 읽은 것을 후회하지는 않는다. 저자가 겪었던 상실의 경험, 생을 꺾어버릴 기세로 몰아치던 우울증의 생생한 경험과 감정은 아마 이 책을 읽지 않았더라면 내내 알지 못했을 것들이다. 이 책의 저자만큼은 아니지만 종종 우울과 자기혐오를 경험하는 사람으로서, 저자가 자신의 병을 이해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왔듯 나 역시 힘들어도 내 감정을 이해하려는 노력을 멈출 수 없다. 나는 참 나약한 마음을 가졌지만, 그로 인해 어떤 순간에는 가장 강해질 수 있다. 이 책을 읽는 모두가 그렇게 생을 잘 살아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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