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얕은 물에 누운 와불
  • 당신이 기다려온 구원자는 바로 당신입니다
  • 리처드 슈워츠
  • 19,800원 (10%1,100)
  • 2025-05-01
  • : 1,270

[출판사가 제공한 책으로 주관적 서평임]


단순히 커플이 헤어지고 결합하는 내용도 아니고

문제커플들이 심리치료를 통해

단순 화해해 나가는 내용도 아니다.


그저 커플을 각자의 심리치료를 통해

이미 원가족 때부터 이들이 지니고 살았던 

자신만의 모순된 방어기제들을

편안하게 내려놓아 볼 수 있게 도와줌으로써

자연스럽게 그동안 지속됐던 관계의 균열을 

봉합시켜보는 내용을 담은 책이다.


저자 리처드 슈워츠는 IFS라는 가족치료 개념의 창시자다.


이 책 이전에 저자가 만든 그 이론에 관한 

개괄적인 책을 먼저 접해봤으나,

이번 나온 책은 그 이론의 확장이라기 보다는

실제 임상에서 활용되는 사례 안에서 

그가 말해왔던 이론들이 어떻게 적용될 수 있는지 

접해볼 수 있는 내용들이란 점에서 끌렸던 책이었다.

마치, 사격장에서 배운 사격술이

전장에서는 어떤 능력치를 보여줄 것인가란 궁금함처럼.


여러 챕터 중에서 트라우마를 기반으로 한 

자녀를 둔 커플문제가 가장 인상적이었기에

그 내용과 분석내용을 공유해 본다.


케빈과 헬렌 부부는 헬렌의 권유로 커플치료를 받는다.

남편인 케빈이 지닌 방어기제를 주로 다뤘고 

커플이 가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케빈을 이해해나가는 걸 주로 볼 수 있는 챕터.


외과의사인 케빈. 그는 직업적으로 유능하다.

그러나 자신의 능력이 집안에서는 무기처럼 취급된다.

정확하고 냉철하고 분명한게

가족들에게는 숨막히는 부분이라는 것.

저자는 이들 부부의 상담을 진행하면서

의외로 자신 스스로를 돌아보는 부분도 상당히 보여주는데,

그게 필요한 이유는 다 큰 성인들의 심리를 다룸에 있어

전문가로써 자신이 제공하는 분석과 판단이

오히려 반발을 사거나 중단을 초래하는 부분이 있다고 봤기 때문.

이는 자신이 상담을 받았던 입장에서 오래전 경험했던

상담사와의 불화 등이 크게 반영된 부분이기도 하다.


케빈은 어릴 때 정서적으로 방치됐다.


정서적 방치...

말은 고상해 보이지만 더 쉽게 말하면

아무도 아이의 마음은 신경 써주지 않았다는 것.

부모의 고성이 들릴 때면 마당의 종이박스 안에 들어가 있던 그.

몸의 성장처럼 마음의 성장도 보살핌을 받아야 하는데

이를 이해하기에는 부모의 미숙함과 환경의 부족함이 있었다.

하지만, 이는 또한 케빈의 방어기제 중 하나로

자신을 가엾게 먼저 생각하기 보다는

부모의 사정을 돌아보며 그럴 수 있다는

이해수순으로 넘어가버리는 것으로,

어쩌면 자신이 자신을 덜 돌봐도 된다는 식의

오래된 방어기제임도 상담 중에 분석되던 부분 중 하나.


그의 모든 마음 속 방어기제들은

사실 저마다 이유가 있는 

생존을 위한 부정적이지만

케빈을 지키는 파수꾼들의 역할을 하고 있었다.

과거 그가 경험한 많은 경우들이 

그런 마음의 방어기제들을 

숨쉬는 공기처럼 그와 행동을 같이 해오고

그의 마음에 담겨있었던 것이다.


믿음을 느끼면서 지내보질 못했기에

함부로 상대를 믿지 않게 된 내면,

더 많은 걸 정확하게 확인해야 생존할 수 있다는 강박...


그러나 그는 외과의사로써 이런 부분들이

장점화 될 수 있는 환경을 스스로 만들어 내기도 했다.


그 중 그의 삶의 방식 중 가장 특이했던 것 중 하나는

그가 어려운 환경에서도 공부를 열심히 할 수 있었던 의지의 원천.

그 계기란게 실은 놀라웠는데, 

공부를 잘해서 남들보다 우위에 서면

다른 사람들을 지배할 수 있는 

위치에 놓일 수 있다는 걸 공부를 잘한 경험 안에서 

깨달았기 때문이라는 것.

학습에 대한 열의가 누군가를 

악의적으로 이용하기 위해서가 아닌

보다 스마트한 생존방식으로써의 선택으로

어려운 환경안에서도 공부에 매진한게 다였지만,

공부가 수단이 되었던 사람들의 속마음이란게

케빈의 이야기를 통해 그들에게 공부가 

어떤 도구란 인식이 있었기에 그 모든게 가능했는지를

간접경험해 볼수도 있었던 부분이라 다소 놀라웠던 사연이기도 했다.


헬렌은 이런 케빈과 부부생활을 통해 분노를 억누르며 살았지만

케빈의 트라우마 해소가 이루어지고 헬렌의 이해가 뒤따르면서 

둘 모두가 상대방에게서 느낀 문제점들이 같이 녹아내릴 수 있었다.

이건 심리 치료가 아닌 상대방에 대한 이해인 것이다.


요즘 TV에서 많은 문제부부들의 상담을 보여준다.

보면서 안타까운 건 대부분 

문제있는 쪽의 개선을 우선시하기 보다는

문제를 이해할 수 있는 상대방 쪽에 개선포커스를 맞춰 

방송을 마무리하는 내용들이 많아 보였던 부분이다.


어찌보면 당연한 수순.

문제있는 사람을 건드려서 언제 

제한된 방송시간 내에 마무리 하겠는가.


일단 받아들일 상태가 되는 사람에게 

희생 아닌 희생을 한번 더 강요하는 마무리가

문제있는 사람의 반발을 사면서 부딪히는 쪽 보다는

일단 긍정적 변화의 시작점을 쉽게 만들 수 있다는 건

시청자로써도 어느정도는 이해가 가는 부분...

하지만, 앞선 케빈과 헬렌의 사례처럼 

다른 문제부부들 각자의 원가족 내에서 이루어진

커플이 되기 전부터 간직해왔을 각자의 문제점들을

건드리며 개선하는 방법을 찾지 않고선 

현실적인 솔루션 같진 않아 보였다.


IFS란 이론이 생소한 사람들도 많을텐데

오히려 딱딱한 이론부터 경험하기 보다는

이렇게 사례로써 이론적용부터 한번 읽어보는 것도 

일종의 좋은 우회로 같다.

해결 안날 거 같은 마음 속 철옹성에 

빗장이 풀리는 걸 책으로 만나보는 경험도 

갈등을 이해하는 사람들에겐 좋은 내용이 되어줄 것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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