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책 but 주관적인 서평]
책이 나온 시점이 참 절묘했다,
한참 2025년 탄핵정국이었으니.
저자 강준만은 사실 거의
지금과 같은 구조의 평론가들 부류들 중
가장 최초의 시사평론가라 볼 수 있는 사람이다.
그런 또다른 한명은
비슷한 활동은 했지만 직업마저 독특했던
정신과 의사였던 정혜신이었고.
하지만 두명 모두 지금은
예전 같은 활동량은 아니다.
다만, 강준만은 아직도 굉장히 다작의 작가라는 점에서
동기부여가로 활동했던 공병호와도 상당히 비슷한 면이 있다.
그가 이번엔 낸 이 책은
앞서말한 최근 이슈와 겹치는 듯 보이게
묘한 시점에 이 책을 냈지만
읽어보면 등장인물들과 주요 영향력 있는 인사들이
탄핵정국과 겹친다는 점만 빼면
법률가들 그 자체를 다룬다는 점에서
약간 착시를 일으킬 소지는 있겠다.
명백히 주제는,
법대를 나온 엘리트들이
그들 스스로 세상을 어떻게 살아가겠노라고
선택하고 노력하고 있으며
그들의 그 와중에 보이게 되는
직업윤리와 사적욕망들이 어떻게
일반인들의 세상에 악영향을 끼치게 되는지를
강준만의 눈으로 다뤄보는 내용이라고 보는게
정확히 이 책이 가진 성격이다.
책 '문재인의 운명' 중 내용 일부를 언급하는데
책자체의 내용보다는 이 책 내용 중
일부가 빠진 내막에 대해 다루면서
왠지 논지와는 안맞을 거 같은 내용이
결국 맥락을 같이 하게되는 설명도
독자 각자가 읽게됐을 때
충분히 재밌을만한 부분이다.
문재인이 이 책을 썼을 당시엔
책의 큰 골격을 이루는 몇가지 내용들이 있었다고 한다.
그 중 한 부분을 동료 정치집단 내의 반발로
그냥 넣느냐 빼느냐로 갈등이 있었다고 한다.
그것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에 대한
권양숙 여사의 책임론에 대한 것.
문재인 본인은 이것을 꼭 넣고 싶었다고
강준만은 책은 적고있고.
끝까지 측근들의 극렬한 반대에 부딪힌 문재인.
측근들은 만일 끝까지 넣겠다고 고집한다면
의절하겠다는 최후통첩까지 해대는터라
결국 문재인이 고집을 꺾었다고 한다.
권력욕이 없다던 문재인은 결국
이 책을 시작으로 대통령으로 가는 길을 걸었다.
권양숙 여사에 대한 이야기는 삭제됐고.
이 책을 기점으로 한국을
검사의 횡포로 시달리고 있다 나라로 본다 쪽으로
정치어젠다의 방향을 바꾼 계기로도 소개하기도 한다.
조국, 윤석열로 시작된 이 책의 시작이
문재인까지 이어질 수 있는 스토리가 된 것은,
정의와 법률에 의한 일관된 법집행이 아닌
법을 다루는 이들이 권력 속 어떤 누구와 밀착하느냐에 따라
완전히 달라질 수 있는 법조계의 비도덕성을
질타하는데서 책의 촛점은 맞춰져 있다.
조국을 지키기 위한 법의 동원,
부인에게 순종적이어서 망가져간 것으로 판단되는
대통령으로써 보다는 남편 윤석열,
대장동 변호사들의 영전으로까지 이어진
이재명의 재판 스토리가 가진 뒷얘기,
돌아가신 아버지를 위한 선물으로써
출세한 아들이 되고자 사법고시를 선택한
아들 문재인의 삶과 그가 보여준 인생궤적 등,
지금의 한국의 주요 이슈들엔 여지없이
법조계 인물들과 각종 법률가들이
어떻게 엮여있을 수 있는지
우회적으로 보여주고자 하는 책.
서울대를 나와 법을 직업으로 살아가는
많은 이들을 다룬 책일 수도 있다.
많이 배운것 자체가 인간자체의 성숙까지는
결코 보장할 수 없음도 보여주려는 책이며,
하기 힘든 말을 언제나 일정수준의 강도에서
자신의 언어로 보여주는
강준만의 책이라는 점도
오랜만에 재밌게 읽을 수 있던 요인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