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얕은 물에 누운 와불
  • 무당 엄마
  • 김재성
  • 15,120원 (10%840)
  • 2024-11-01
  • : 216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책이지만 주관적으로 쓴 서평입니다] 


어머니를 추모한다는 뜻을 가진 사모곡이란 말은

이를 한자풀이 해야하는 수고는 있겠지만

엄마를 잃은 심정을 표현하는 가장 압축적인 단어같다.

저자 김대성에게 이 책은 

무당엄마를 둔 아들로써의 의미보다는

결국 사모곡을 이해해야 하는 아들이자

떠난 엄마를 그리워하는 아들의 심정을 담은 

개인적인 글로 보여지는 부분이 많았다.

형식은 소설이라고 밝혔지만

돌아가신 엄마와의 기억을 적은 에세이.


무엇이 실명이고 무엇이 아닌지 모르지만

자신의 엄마가 살아생전 본인의 이야기를

책으로 써달라는 유지 또한 남겼다 하니

이를 받들듯 책을 쓰고 싶었다던 아들의 회고도 담겼다.


결국 본인이 잃은 엄마에 대한 절절함과 막막함은

책의 주제가 되어 무당엄마의 삶을 공유하며

읽는 독자 각각에게 전달될 흐름이기도 하고.


왜 이리 안좋은 친척들과 주변인들은

오지랖 넓은 옳곧은 한명의 가족에게만 집중될까?

형제자매 또는 부모를 둘러쌓고

희노애락 중 희는 그 오지랖 넓은 

순수한 가족 구성원과 나누지 않은채

고민과 걱정만을 그에게 나누자며 살려 할까?


한 가정 속 고민만이 아닌 

다양한 인간군상들이 모여 이뤄진 가족 속에서

인간이라면 겪어야 하는 삶의 일부로써도 다가서는 이야기들.


무당엄마라 부르는 저자의 친엄마는,

이 직업 전엔 재래시장에서 김을 구워파는 일을 해서

손맛과 장사수완으로 큰 돈을 벌기도 했지만

결국 이혼과 자신이 무당이 되지 않는다면

아들이 신을 받아야 된다는 말에 

그녀 스스로 무당이 됐다고 한다.


그러나,

그를 무당이 되게 도운 신엄마나

무당이란 직업과 얽혀있는 주위의 사람들,

돈때문에 고초를 겪어야 했던 당시 사정들을 고려하면

정말 운명적인 무업이었던가는 한번쯤 고민해 봐야 할 듯.

잘되던 점집이 어느 순간 안되는 가운데

신엄마란 사람의 시기서린 행동이 있었다는 일화나

제자라 가르치면 그녀의 재능만을 사사받고는

모두 떠나버린 일 등은

엄했던 무당엄마 본인의 성정 때문만이라기 보다는

신을 모시고 앞날을 예견할 수 있다는 이 직업군들 안에서도

사리사욕과 시기가 꽤나 작용되고 있음을 볼 수 있었다.


신기라는 것도 어쩌면

스스로의 고민을 해결하고자 하는 강한 바램과 

그로 인해 방출되는 과도한 정신에너지가 낳은

노파심과 걱정의 발휘는 아닐까도 싶고.


그녀 혼자 짊어지고 책임지려한 

살아생전 수많은 일들은 고됐지만

그런 노력이 누군가에겐 공수로

누군가에겐 묘책으로 다가왔을 수도 있겠다.

그렇게 번 돈들은 계속

자신과 주변사람들의 집안살림에 

크고 작은 도움이 됐음은 물론이며.

이런 의미에서 

저자가 주된 소재로 잡은 이야기는 아니지만

무당엄마의 인생을 많이 괴롭히고

양 어깨에 무거웠던 건 돈문제가 아니었을까.


돈으로 인한 곤란은 소수만 겪는 일은 아니지만

여자로써 가장 고소득에 속하는 일이라 

저자 본인이 스스로 평한

무당으로써 엄마가 선택한 특별한 직업성과

빚으로 인해 겪은 일들은, 

한 여자가 자기 인생보다는 

무엇을 짊어지더라도 한 가정을 이끌어나기 위해

단순히 엄마가 아닌 가장으로써의 

선택한 무게가 분명 느껴졌다.


무당엄마가 처음 자신의 아버지와 

어떻게 인연이 되어 자기란 아들을 낳았고,

굿에 전혀 경험이 없던 엄마가 이를 배우기 위해

얼마나 독학으로 열심히 했는지,

하나뿐인 아들인 저자가 엄마의 그늘에서

금전적으로는 부담없는 얼마나 편하게 

대학시절을 보낼 수 있었는지 등은

여러모로 아들과 어머니 그 자체의 인연에서도

독자에게 여러가지를 떠올리게 해줄수 있겠다.


어머니가 수면제를 먹고 잠들다

구토로 넘어 온 약을 뱉어내지 못한 나머지

기도를 막아 숨진 것으로 추정되는 최후는,

못내 어머니가 모시던 신에게조차

그 원망을 할 수 밖에 없도록 만드는 서사다.

자신을 모시는 57세밖에 안된 여자의 운명 하나

신이면서 제대로 보살펴 줄 순 없었느냐고 말이다.


무당이란 직업이 두드러질 책 같지만

아들로써 어머니와의 추억을 정리하면서

스스로 홀로됐음이 더 깊게 다가오는 

회고라고 책 전체가 보여진다.


독학으로 굿에 필요한 12개의 춤가락을 익혀야 했던

새내기 초짜 무당의 힘겨움은 

옆에서 지켜본 아들의 기억 속엔

열정과 능력으로 복원된다.


누구나 죽음으로 서로를 떠나가지만 

같이 있을 때 까지는 내일은 항상 있을거 같은게 

모든 가족들의 모습...

저자에게도 그랬던 엄마의 부재라

이제는 그 일상이 더욱 그리운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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