얇지만 매우 좋은 책이다.
기독교인이 아니지만 궁금했을 법한 이야기들이
참 많이 실린 책이라고 생각하고.
잠언, 욥기, 전도서, 야고보서 등은
읽진 않았서도 이름만은 많이 들어왔던 경전들인데,
항상 이 의미심장하고 익슥한 이름 속엔
어떤 내용들이 들어있을지 궁금했다.
그럼에도 주위의 많은 크리스찬 지인들에게
한번도 물은 적은 없던거 같다.
아님, 스스로 검색이라도 해봤으면
간단한 내용정도는 쉽게 알았을텐데 게으른 나.
이 책이 알려주는 이 4가지 경전의 소개는 참 좋다.
나름의 순서를 가진 책이라 소개하면서
저자는 위에 적은 순서대로
이야기를 해 나가겠다고 언급 후 이야기를 시작했다.
'잠언'은 의미있는 삶의 지혜를 다루는데,
일상과 개인만을 향한 좁은 가르침에서 더 나아가,
사회의 건강과 안정까지 포함하는
'폭넓은 지혜'를 전파한다.
'욥기'는 자신의 통념과 상식이 부서진 세계에서
잘못없는 개인이 한없이 고통당할 때
가지고 있어야 할 '품격'과 지혜를 다룬다.
느닷없이 침범하는 파괴적 고통을
흔한 일이라 보는 저자의 견해가
짧은 문장임에도 폐부를 찌른다.
그와 동시에 저자 본인도
욥기의 지혜에 의지할 때가
적지 않다는 말까지 언급한 구절이기도 하다.
욥기는 인간의 도덕적 세계관에서 구축된
우주질서가 의심될 때 인간이
어떤 태도를 갖춰 삶을 '보존'해야 하는지
가르쳐 주는 경전이라 한다.
'전도서'는 인간의 삶을
우주의 영원성, 질서, 그리고
그 조화 속에 놓인 '찰나'로 이해해며,
때에 맞는 지혜를 알려주는 내용.
그렇기에 여기서의 지혜는
'일상'에서 얻을 수 있는 종류로써의
기쁨을 뜻하는 바가 크다.
즉, 아름답고 자연스럽게 살아가는데 필요한 지혜.
야고보서는 고난, 허무, 혼돈에 맞서
크리스챤이 추구하는 지혜에 도달한 경우의
'인간형'을 제시한다.
번외적인 이야기로써,
의외로 일반인들에겐
지혜로운 우화에 많이 등장하는
'솔로몬'이 책에서 꽤 자주 언급되기도 한다.
경전 자체를 쓴 지은이로써 언급된 거지만
방대한 분량과 긴 시간 붙여지고 수정됐다는 사실을 볼 때
한사람의 힘으로 지은 책이 아니란 판단하에
솔로몬을 단일 저자로써 인정하진 않는다.
잠언의 그 자체 뜻도
뜻풀이 만으로도 좀더 살펴보면
무척 의미심장한 바가 있다.
'바늘' 잠, '말씀' 언.
바늘과 같은 말씀이란 뜻이다.
바늘같은 파고드는 힘으로
사람의 안으로 뚫고 들어오는 도구의 경전이라 의미일테니,
그 메세지를 이해하는 사람은
바늘에 찔리듯 정신이 번쩍들게 만들 내용이
잠언이라 일컫을 만한 뜻풀이도 가능하다.
책의 작고 얇음에도
쉽게 지나갈 문장이 별로 없다.
아니, 아예 없을 정도다.
당연히 느슨한 흐름은 아니지만
의무적으로 읽게 되는 책도 아니다.
이상하게 재밌고
다른 책들이 주지 못했던
채워지는 면들이 많았다.
내가 크리스천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 기독교적 지식을 득하고 있는
독실한 신자들이 읽는다해도
배울 이야기들이 분명 있을 책일거 같다.
점점 추워지고 있는 요즘
가볍게 주머니나 가방에 넣고 다니다가
평화로운 카폐 창가에서
의미있게 펴보는 상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