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슷한 주제의 책들을 아주 오래전에 읽었을 땐,
그게 다 그것같은 답답함에 오히려
중간에 책을 덮어버렸던 기억이 난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그냥 겉도는 듯한
해법들에 읽는 시간이 아까워서.
말하기 방법과 관련된 이 책 내용들은
금방 다른 사람처럼 말을 하도록 해주진 않을 것이다.
하지만 남다른 메세지가 존재하는 책이기에
정신무장을 다시 한다는 각오로 읽어봤으면 좋겠다.
그 중 휴리스틱에 관한 설명은 특히
책내용을 더 기억하고 싶게 만드는
좋은 메세지를 담고 있다.
휴리스틱.
책에 이 단어에 대해서
그리 장황하게 설명하고 있진 않다.
풀어서 설명하고 대비해서 설명되고 있어서,
어떻게 휴리스틱을 이해하고
평소와 다른 방식으로 말을 구사하기 위해
휴리스틱이란 의미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
여러 부분에 등장해 언급되고 있기에
문맥상 자연스레 이해하게 써놨다.
그래도 가장 좋았던 부분으로써
기억을 남기려 간추려 본다.
일단,
들어가는 글에서부터
고쳐야할 것으로 언급되던 것 중에
'실수라 생각 말고 경험이라 생각하는게 중요하다'란 말이 있다.
실수가 아닌 경험...
말하기 특강에서 심리교육까지 해주는 듯한 내용에
조금 의외란 생각도 해볼 수 있겠으나,
운동선수도 체력이나 기술이 아닌
멘탈훈련의 중요성을 자주 언급하기에,
말하기 노하우에서도 심리적 핸디캡을 지적하며
해볼 수 있는 지적이란 쪽으로 금새 수긍됐다.
헌데, 진짜 수긍이 되기 시작한 건
휴리스틱이란 단어가 실제 등장하고 난 이후다.
간단하게라도 그 정의가 책엔 없지만
의미를 나름 설명해 보면,
'경험에 기반하여 스스로 발견하는' 이란 뜻으로써
대충 빠른 결정을 해야해서 나오는 태도나
어림짐작 정도를 의미한다.
직관적이거나 임기응변이라고 봐도 좋겠다.
이것이 왜 말하기 방법개선에 등장하냐면
휴리스틱을 일종의 '틀'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좋은 틀 역할이 아닌
순간 얼게 됐을 때 나도 모르게
획일적인 반응을 나오도록 만드는
저마다의 답습된 노하우라고 보는 것.
앞서 말한,
실수를 치욕이 아닌 단순 경험으로써 받아들이기 위해선
고정된 틀이 아닌 유연한 말하기 태도를 요구하는데
틀 구실을 하는게 휴리스틱.
수많은 상황이나 모르는 상대 앞에서
정해진 원고가 아닌 애드립처럼 나와야 할 말들이
생각해야 하고 생각도 틀을 거쳐야 한다면
자연스럽게 흐를 수 없게 만든다.
휴리스틱적인 패턴으로 얻은 틀을
자신도 모르게 고수해 반복하고 있다고 보고,
그런 식의 자기만의 말습관으로 대처하려 하니
누구라도 잘하기 힘든게 순간적인 적응력이란 설명.
완벽해지려고도 말고
실수도 할 수 있음을 충분히 이해할 때
모든 말을 하는 순간들이 편해진다는 설명.
순간대처능력을 저해하는게
휴리스틱과 관련됐다고 보면 되겠다.
책이 휴리스틱적인 습관만을 다룬게 결코 아니지만
결과론적으로 책의 핵심을 이해할 때
가장 중요한 대목은 모두
휴리스틱과 결부됐다고 느낀다.
휴리스틱과 알고리즘이 비슷하다 생각할 부분이 있지만,
많은 에너지를 들이지 않으려고 휴리스틱이 사용되는 거고
알고리즘은 그보단 더 체계적이고 많은 에너지를 쓰기에
둘은 다른 개념으로 구분돼 취급된다.
또한, 휴리스틱이 임기응변의 뜻도 가졌음에도
마치 틀에 박힌 대응식 습관처럼 언급되는 건
단순 에너지 덜들이기 위한 임기응변 같지만,
습관이 된 휴리스틱이란
반복하는 틀을 갖춘 언어적 습관이라 보기 때문에,
즉흥적 같아도 틀이 있는 방식과 대응이다.
반면, 자신이 가진 휴리스틱들을
모두 버리진 않는 것도 중요하고,
창의성을 막는 휴리스틱의 틀도
상당부분 깨는게 중요하기에,
언뜻 상반돼 보이는 휴리스틱의 이 2가지 기능을
대화시엔 모두 다 쓸 줄도 버릴 줄도 알아야 한다.
누가 순간 갑작스레 질문을 던졌을 때 나오는 반응도
휴리스틱에 의한 틀 안에서 나와 실수가 됐을 확률이 커,
유연하기 못하고 얼게 됐던 것도
틀안에서 움직이려는 휴리스틱 습관 때문으로 보기에,
긴장감을 풀고 말을 이어가라는 단순 지적으로써가 아니라
틀도 놓아버리고, 틀리면 안된다는 걱정도 내려놓고,
자연스레 하고 싶은 말을 편히 는 습관을 들이라 요청한다.
말하는 기술에 관해 설명하지만
진짜 말 잘하는 기술은
경청에 의해 굴러간다는 큰 틀의 개념도
놓치지 않고 설명하는 저자.
나 스스로는,
여러 사람 앞에서 말을 꺼내야 했을 때 예상보다 더 안됐을 때나
둘만의 대화 중에서도 어쩐지 매끄럽지 못했다고 생각들었을 때,
그 상황들을 휴리스틱 개념으로 생각해보니
거의 저자의 말이 맞았다는 공감도 있다.
말 자체가 어눌해지는게 아니라
다른 상황 다른 상대를 만나며
그 안에서 내가 보이는 모습을
나도 모르게 비슷하게 하려했던 게 패착이었다.
일부러는 아니었지만
결국 선택했고 학습된게 나오는 거니,
수동적인 틀을 벗어나지 못한 것에 기인한 건 확실했던 것.
단순히 배운게 많다기 보단
새롭게 생각하게 만드는 계기를 얻었고,
왠지 특별한게 없을 거 같은 내용에
특별한게 있었음도 알게 돼
모든 걸 필요한 충고로 고맙게 받아들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