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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획회의 601호 : 2024.02.05
  •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 9,000원 (10%300)
  • 2024-01-31
  • : 254

나는 어떤 지역을 기반으로 한 어떤 것이나, 지역 문화에 크게 관심을 갖지 않고 지내왔다. 그래서 기획회의 601호에서 특집으로 다룬 ‘로컬 담론’이라는 주제가 낯설게 다가왔다. ‘로컬’이라는 것이 어떤 담론을 형성할 만큼 지금 시점에 많이 이야기되고 있는 것인가? 곰곰이 생각해 보니, 정말 그렇긴 했다. 음식만 해도 ‘대구 북성로 연탄불고기’, ‘인천맥주’ 등 지역 이름이 붙으면 뭔가 더 힙해 보이고 맛집인 것만 같은 인상을 준다. 실체적 진실과는 아무 상관 없이 주는 이미지가 그러하다.

그렇다면 ‘로컬’의 의미는 무엇일까?

‘지금 로컬을 말하는 이유 : 그 어느 것도 아닌 지금 내 삶의 중요성’(조희정_서강대학교 사회과학연구소 연구원) 칼럼에 따르면, 10년 전만 해도 로컬이라는 말은 글로벌 차원에서 말하는 ‘현지’를 의미했다고 한다. 그리고 본래의 의미는 ‘모든 곳’이며, 최근 10년 사이 로컬은 새로운 경제와 문화가 형성되는 기회의 공간과 지역을 의미하게 되었다고 한다.

다소 갸우뚱하게 다가오는 모호한 의미를 담고 있었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전국구 단위로 가지던 사람들의 관심이 특정 지역으로 돌리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여러 기고자들의 글을 읽으면서, 지역에 대한 관심이라는 것이 과연 ‘나의 삶터’에 있는 것일까, 하는 것이었다.

먼 곳에 원하는 무언가가 있을 거라 꿈꾸지 말고 내가 발 붙이고 있는 곳에서 삶을 살라는 말은 누구에게나 할 수 있는 좋은 말이지만, 막상 개인마다의 입장과 상황은 다른 것이다. 개인이 ‘로컬’에서 스스로 개척하며 삶을 일구어 나가기에, 척박한 환경이 늘 도사리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내가 사는 지역의 특수성’ ‘내가 발 붙인 곳의 가치’가 중요하게 떠오르는 것 자체는 반길만한 일이다. 그리고 이 이야기가 단지 짧은 시기에 반짝 하고 떠올랐다 금방 사라져 버리는 유행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 그러기 위해서 ‘로컬’에서 할 수 있는 것, 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더 많아지고 수많은 이야기들이 오가야 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로컬 담론 특집 가운데 ‘나는 대구의 출판인이다’를 쓴 신중현 대표의 글이 참 소중하게 다가왔다. 1987년부터 지금까지 지역 출판을 하고, 그 지역 사람과 문화를 기록하고 보존하는 것에 가치를 책으로 벼려 낸 출판인의 마음과 삶을 생각하니, 절로 고개가 숙여졌다. ‘로컬’이 뜨기 때문이 아니라 ‘내가 그곳에서 살기 때문에’ 삶을 가꾸어 내는 가장 좋은 예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번 호도 참 의미 깊은 내용을 담아 주었다

.

지역출판의 역할은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 사람과 그들이 빚어낸 문화를 기록으로 남겨 보존하는 데 있다.- P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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