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죽음을 인터뷰하다
삶의 끝을 응시하며 인생의 의미를 묻는 시간
박산호 쌤앤파커스 2025-10
나는 하루에 죽음을 몇번 생각할까 궁금해졌습니다. 이제 거의 다가왔는데도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습니다. 저자 박산호 선생은 서문에서 ‘하루에 세 번은 죽음을 생각하게‘ 되었다고 이야기합니다. 죽음을 생각하게 만드는 것 하나만으로 이 책은 가치가 있습니다.
첫번째 이야기는 요양보호사 이은주 인터뷰입니다.
강렬한 내용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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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냥팔이 소녀의 죽음을 아름답게 묘사한 이야기는 결국 행복하게 죽은거잖아 생각했었지만 그것이 전부가 아닙니다. 이런 죽음들을 찾아보는 것도 좋을 것같습니다. (하루 죽음을 생각하기 연습을 하고 있습니다)
절대 읽을 수 없는 프루스트의 책이 ‘할머니와의 추억을 기록‘한 것이라고 합니다. 어쩐지 읽히지 않습니다.
2장은 장례지도사 유재철 인터뷰입니다. 이거 구성이 참 좋습니다. 죽음에 가까운 직업인들을 고른걸까요.
역시 지도사라 배우는 부분이 많습니다.
우리나라 장례식이 유교와 불교를 섞은 것이라는 표현이 재미있습니다. 그래서 그렇게 산만했던거군요.
영정에 검은띠를 하는 것이 일본에서 왔는데 이제 저들도 안한다고 하니다.
상주와 일반인을 구별하기 위해 완장을 차는데 이제 가슴에 베 리본을 단다고 합니다.
3가지 죽음이 있다고 합니다. 당하거나, 받아들이거나, 맞이하는 죽음입니다. 어떻게 가야하나도 중요하지만 처리방법도 생각해봐야합니다. 중간에 나오는 빙장이 친환경적이라 상당히 솔깃합니다. 빨리 도입되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태우는 것도 거부감이 있는 사람들이 열리는 것은 더욱 괴로워하지 않을까요.
죽음에는 세 가지 종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당하는 죽음’ ‘받아들이는 죽음’ ‘맞이하는 죽음’ 이렇게 세 가지요. 가장 좋은 경우는 맞이하는 죽음입니다,
죽음도 살아 있을 때 자주 생각해서 받아들이고 준비해야 잘 죽을 수 있고, 태도도 정립되는 거죠. 갑자기 죽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잖아요. 미리 준비해야 합니다. 그래야 맞이하는 마음도 생기고요. 결론은 잘 산 사람이 잘 죽는다는 겁니다. 치열하게 사는 사람이 잘 죽지, 흐지부지하게 사는 사람은 흐지부지하게 죽습니다.
82p,
3장은 펫로스상담사 조지훈 인터뷰입니다. 독특한 직업입니다. 그런데 예전에 있던 회사의 직원이 펫로스를 심하게 겪어 그 슬픔이 상당하다는 걸 짐작은 하고 있었습니다. 사별은 ‘해결할 수 없는 일‘이라는 것이 와닿습니다. 사실 반려동물은 안키워서 잘 모르겠습니다. 역시 죽믕도 가까이에 있어야 이해가 됩니다.
4장은 신부 홍성남 인터뷰입니다. (이런 식으로 관련 직업에서 죽음만 생각해보니 구성이 좋은 것같습니다)
하느님이냐, 재물이냐를 묻는 질문이 멋집니다. 재물에 눈이 멀면 끔찍한 결과를 초래하죠. 신부라는 직업이면 하는 일만 하면 안락한 생활을 할 것같은데, 굳이 일을 찾아합니다.
‘하는 동안 뭘 해야 하지‘하는 생각이 ‘내가 세상을 떠나기 전에 뭘 남겨야 하지‘로 발전하고 책과 영상을 만들고 있습니다. 그저 멋집니다.
‘주위 사람이 내가 다시 살아나기를 원할까?‘ 이것이 우리가 진정으로 묵상해야 하는 주제예요. 카톨릭교회에 많은 성인이 있잖아요. 많은 사람이 그 성인이 살아나기를 바라요. 그래서 그들이 성인인 거예요.
167p, 신부 홍성남.
먼저 간 사람들 중에 다시 살아났으면 하는 아쉬웁이 없네요. 무정한건지, 야박한건지 모르겠네요. 우울, 불안, 분노를 세쌍둥이라고 하는 표현은 깜짝 놀랬습니다. 세 가지 감정이 다르게 오는 것이 아니라 상당히 밀접해서 이상하다 했는데 그 느낌을 그대로 말하니 섬찟합니다.
마지막 5장은 어떤 분이 장식할까 했더니 호스피스 의사 김여환 인터뷰입니다. 죽음을 수차례 경험한 분입니다. 수많은 임종을 지켜보았기에 죽음을 두려움이나 비극으로만 보지 않습니다. ‘삶과 죽음은 필연적으로 연결된 연속선‘으로 보고 하루하루를 의미 있게 보낼 수 있습니다.
삶의 본질은 ‘얼마나 오래 살았는가’가 아니라, ‘어떻게 살았는가’에 달려 있습니다. 죽음을 보고 배우는 것들이 헛되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고 진짜 삶이 더욱 친밀하게 다가옵니다. 오랜만에 읽어보는 좋은 죽음의 책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