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리더십 학습노트 66계명
리더십 훈련을 위한 66개의 키워드
김영수 창해 2025-04
모두 66개의 이야기가 들어있습니다. 소제목들만 봐도 비장합니다. 참으로 진지합니다. 읽기 전에는 세상에 대한 근심걱정을 저자가 혼자 하는 것인가 생각됩니다.
2. 왜, 무엇 때문에 기다리는가를 잊지 말라
4. 태산은 단 한 줌의 흙도 마다하지 않는다
7. 물러날 때를 생각해두라
9. 얻는 것과 지키는 것의 차이를 터득하라
16. 쓸데없는 호기(豪氣)는 부리지 말라
21. 변명이 많은 자들을 먼저 멀리하라
22. 서두르지 말고 문제의 근원을 찾아라
23. 영원한 철옹성(鐵瓮城)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28. 그냥 보고 듣는 것에 집착하지 말라
33. 인재를 함부로 판단하지 마라
45. 치명적 실수는 한 번에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50. 작은 이익에 집착하지 말라
55. 유언비어(流言蜚語)를 방치하지 마라
60. 문제(問題)를 발견하고 핵심(核心)을 간파하라
61. 무모(無謀)한 양보는 굴욕이다
이렇게 소제목 한줄만 읽어봐도 생각할게 많이 있습니다. 66계명 다 적어보고 싶었지만 그건 서점가서 보면 되니 제일 와닿는 문장만 적어봤습니다.
저자 김영수 선생은 사마천 사기 하나 가지고 오히려 ‘사기‘보다 더 많은 책을 쓰시지 않았을까요. 사기는 130권이라고 들었는데, (그런데 이야기 중에 모택동이 사기와 자치통감을 낡은 가죽가방에 들고 다녔다고 하는데, 사기는 이해가 되어도 자치통감 294권은 어려울 것같습니다) 그정도 쓰셨을 것같습니다. 왜 리더십일까 궁금했는데 서문에 나옵니다.
한 분야를 오래 공부하다 보면 관심을 가지고 연구한 주제에 관해 나름의 큰 명제 내지 원칙 같은 것이 따라 나오거나 끌어낼 수 있다... 필자가 이끌어낸 중요한 원칙은 ‘리더는 훈련과 단련, 시련의 산물‘이다.
5p, 리더십과 삼련
멋진 말입니다. 훈련과 시련을 거쳐야 하고 그 과정이 단련입니다. 왜 굳이 리더십을 강조하는가 헀더니 이유가 있습니다.
각각의 장의 구성은 본문을 꿰뚫는 소제목이 먼저 나오고, 좋은 문장과 이야기를 가져옵니다. 먼 옛날과 비교적 최근의 이야기를 풀어나가면서 다른 고사를 연결합니다. 마지막으로 학습노트에 생각활 거리를 던지고, 또다른 명문장으로 마무리짓는 방식입니다. 이런 식으로 66개를 다루니 이 책 한권이면 사자성어, 사기열전, 세계의 명문장까지 볼 수가 있습니다.
제2계명. 왜, 무엇 때문에 기다리는가를 잊지 말라
삼년불언(三年不言), 3년을 말하지 않다. - 초세가
초나라 장왕의 이야기입니다. 3년을 날지도 울지도 않는 새가 어떤 새냐고 신하가 말을 건넵니다. 질문의 수준이 있습니다. 또다른 신하가 다시 물으니 3년간 술과 여자에 빠져살던 왕이 마음을 고쳐먹습니다.
불비불명, 날지도 않고 울지도 않는다.
비필충천, 날았다 하면 반드시 하늘을 찌른다.
기다림은 단순한 시간의 흐름이 아니라 분명한 목적과 이유를 가지고 있습니다. 어느 때는 말없이 인내하며 때를 기다릴 줄 알아야 합니다. (장왕은 놀고 먹으면서 기다렸지만요...) 자신이 왜 기다리는지, 무엇을 위해 인내하는지 늘 생각하면서 진정 일할 줄 아는 신하, 오거와 소종을 기다렸습니다. 목적이 없으면 그저 시간 낭비지만 분명한 목표가 있다면 그 기다림은 성장의 시간입니다. 마무리로 드러커의 ‘리더의 헝그리 정신과 겸허함‘을 이야기합니다.
제4계명. 태산은 단 한 줌의 흙도 마다하지 않는다
일이 될 것같으면 한나라의 첩자 정국이 수로를 건설하는 국력을 고갈시키는 계책을 세워도 농업 생산량을 늘리는 계기가 됩니다. 이 일로 인해 기원전 237년에 진나라에서 외국 출신의 객을 내쫓으라는 축객령이 나옵니다.
泰山不讓土壤 故能成其大
河海不擇細流 故能就其深
태산은 한 줌의 흙도 사양하지 않았기에 그렇게 높은 것이고,
강과 바다는 자잘한 물줄기를 가리지 않기에 그렇게 깊은 것입니다.
32-33p, 이사열전.
리더의 품은 여유롭게 비어있어야 한다는 시바 료타로의 ‘허의 리더십‘을 말합니다. 사실 축객령에 쫓겨나지 않으려는 변명인데 말이 멋집니다. 또 그 말을 듣고 정책을 뒤집는 리더도 굉장합니다. 이런 큰그릇들은 기원전에만 존재했던 것일까요.
제15계명. 고결한 품성의 인재를 아껴라
세상은 온통 흐린데 나 홀로 맑고,
세상 사람들은 모두 취했는데 나 혼자 깨어 있구나!
84p, 굴원가생열전.
그러고 보니 굴원, 가생은 재주는 많은데 쓰이지 않은 안타까운 사연입니다. 특이한 점은 저 멋진 말을 하고 멱라수에 들어가 자결을 했으면 저 글은 누가 전했을까요. 설마 어부가 기록을 남겨 전한 걸까요.
제32계명. 이름값을 했는지 철저하게 따져라
명성과실名聲過實입니다. 명성이 실제를 앞지르다. 이 대목에서 저자의 지식을 한껏 뽐내기 위해 원려, 독서록, 통지, 예찰, 비상... 등 바닥이 보이지 않는 지인知人의 명언을 소개합니다.
아아, 서글프다! 무릇 어떤 계책이 성숙한가 설익었는가 하는 점이 사람의 성패에 이다지도 깊게 작용하는구나!
170p, 한신노관열전.
한신노관열전이지만, 세번째 대목의 진희에 대한 설명입니다. 고사성어, 사자성어를 좋아해서 읽어보지만 가나다순으로 나온 글의 설명은 조금 지루합니다. 마치 사전같아 조금 보다가 덮게 됩니다. 하지만 이렇게 리더십이라는 그물로 김영수 선생이 종횡무진 근거들을 가져오니 한편 한편이 마치 한권의 이야기인양 재미있게 읽힙니다.
이렇게 66개의 지혜주머니들이 가득하여 어디를 펼쳐도 척척 옛이야기를 풀어가니 즐겁게 읽을 수가 있습니다. 그런데 읽고 보니 이 책은 리더십 부분만 정리했고, 용인用人에 대해서는 곧 출간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대단하신 분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