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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렌지님의 서재
  • 사사기
  • 이기원
  • 15,120원 (10%840)
  • 2025-03-11
  • : 145
*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사사기
이기원 (지은이) 마인드마크 2025-03-11

"사사기"는 AI판사 저스티스-44가 주도하는 완벽한 정의 사회입니다. AI는 과거의 판례와 법률 데이터를 학습하여 객관적이고 공정한 판결을 내리며, 모든 시민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습니다. 우리가 챗GPT를 처음 봤을 때의 감동이 펼쳐집니다. 거기에 의료분야에는 루크17이 모든 것을 담당하는 유토피아가 펼쳐집니다. 의사는 그저 하녀처럼 옆에서 시중을 들기만 합니다.
하지만 그런 아름다운 일만 있으면 소설이 아니죠. 아주 작은 틈이 벌어지면서, (그것 역시 인간의 욕심입니다) 빈틈을 매우는 과정에 얽히고 꼬입니다.
AI 기술의 발전이 가져오는 긍정과 부정적인 면이 있습니다. 범죄율 제로의 평화로운 세상의 뉴소울시티는 긍정적인 결과입니다. 자율주행 자동차의 오작동같은 사건들과 이면에서 자료를 삭제해버리는 무서운 일이 생기는 것은 부정적인 측면입니다.

미국의 경우 일론머스크도 트럼프에 돈을 바치고 경례를 하는 것을 보면 기업 위에 권력이 있구나 체념을 합니다. 그런데 책에서는 선거로 선출되는 국가가 아니라 전국기업인연합(전기련)이 도시를 통치하는 설정이 나옵니다. 살짝 통쾌하기는 합니다. 오직 실적과 결과를 보여줘야하는 기업이 나라를 다스리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끔 합니다.

인공지능이 판결을 내리는 전지전능한 권한을 가지면 좋은 부분이 있습니다.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은 객관적 판단이겠지요. 실제 인간판사는 점심을 먹은 후냐 아니냐에 따라서도 판결의 강도가 달라진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경험, 감정, 선입견에 좌우됩니다. 인공지능은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판단하니 더 정확하겠지요.
다음은 일관성있는 판단입니다. 인간은 3심밖에 없는데도 1심과 2심의 판단이 다른 경우가 많습니다. 인공지능은 동일한 기준과 알고리즘으로 마치 녹음기처럼 같은 사건에 같은 판단을 내릴 것입니다.
정말 좋은 점은 빠른 처리속도입니다. 지금의 재판은 몇달, 몇년이 걸리는데 인공지능은 초단위로 판단하여 결론을 내립니다. 수천, 수만장의 자료를 바로 인식하여 정확한 답을 도출해냅니다.

반면에 인공지능의 문제들도 있겠습니다.
알고리즘 편향이 있습니다. 지피티에게 물어보면 틀리는 답을 내는 경우가 있습니다. 한두번 틀리면 바로 사과하고 고쳐주는데 계속 틀릴 경우에는 그냥 포기해버립니다. 잘못을 지적하면 직접 찾아보십시오 하고 삐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실제로 편향된 정보를 계속 주입하여 인공지능이 이상하게 변질되는 사례도 있었습니다.
오류 가능성도 무시못합니다. 배우고 축적된 정보들이 인간이 설계하고 학습시킨 것이기 때문에 당연히 오류나 버그가 나옵니다. 오류가 계속 되면 수정하기도 하지만 나몰라라 하기도 합니다. 의료 진단의 오류라면 환자가 죽어버리고, 자동차의 판단 오류는 사고로 이어집니다.
책임 소재가 불분명하다는 것도 문제입니다. 인간의 판단에 문제가 생기면 판단을 내린 사람이 책임을 집니다. 그러나 인공지능의 판단이 문제가 되면 누가 책임을 지게될까요. 책에서처럼 무소불위의 권력을 지닌 저스티스가 시스템을 교란하는 짓을 하면 누가 책임을 질 수 있을까요. (지피티에게 한번 물어봐야겠습니다)

한편으로 공정한 인공지능 판사에 열광할 것같은 제 모습도 있고, 아니면 말고하는 무책임한 인공지능의 태도에 분노하는 생각도 있습니다. 이런저런 생각을 계속 하게 만드는 좋은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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