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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ynerius님의 서재
저자는 2002년 대선을 통해 정권의 색깔(?)이 바뀐 충격적인 사건을 시발점으로, IMF하의 정치,경제 생활영역에서의 의식의 변화 및 쌍방향적 그리고 익명성이 보장된 인터넷 문화공간이라는 제 3의 공간에서의 의식의 변화 등을 논하며, 권위주의/평등주의/친미감정/북한호감도/사회불신/시민단체참여율/개방성 등 수많은 항목의 설문을 통해 우리 사회 전반을 총체적으로 접근하려는 시도를 보이고 있다.

일단, 보수우익친미 성향이 높은 5060세대에게 있어 그들이 젊은 시절을 보냈던 1960-1970년대는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 국가 통제력이 강력히 요구되던 시대였다. 따라서 그들은 자기자신을 즉, 개인을 죽이고 국가를 절대시하며 그 권위에 복종함이 당연한 살길이었고, 전쟁후진국의 가난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경제 성장을 향해 매진해야만 했다. 그래서 5060들에겐 [국가주의, 권위주의, 성장주의]가 의식 전반에 뿌리박혀 있고, 이 대의를 위해서는 개인이 존중받을 수 있는 평등, 공정성 등은 쉬 무시될 수 있는 대상들이었다.

하지만 5060들이 국가를 위해 자신의 희생을 거름삼아 전쟁의 잿더미 위에 경제성장을 이룩하는 과정에서 태어난 태어난 베이비붐 세대인 2030에게는 국가의 의미가 좀 다르다. 머슬로우의 욕구이론에 비춰봐도, 2030에겐 5060에게 짙게 드리워있는 전쟁의 위협이나 긂주림으로부터 살아남고자 했던 절박함을 넘어선 존중받는 개인의 가치에 대한 더 높은 욕구가 생성된 것이다. 따라서 2030은 5060의 국가주의와 권위주의에 정면대립하게 되는 것이고, 무조건적인 성장주의와 이를 지키기 위해 구축된 학연.지연의 엘리트주의에 반기를 들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개인의 가치’가 중요한 2030은 국가권력을 향해 소수라면 소수의 투쟁을 벌여오다가, 2002년 대선에서 ‘노무현 상품’을 끌어다가 예기치 못한 드라마틱한 결과를 만들게 되었다. 물론 개인의 영역을 더 중시해서 국가에 맞서기보다 개인의 영역에 들어앉아 있기를 즐기던 보이지 않는 2030의 흩어진 힘을 모을 수 있었던 건 절대촉매제로 인터넷이라는, 2030이 우위인 매체이다. 하지만 저자는, 이러한 승리는 단지 2030만의 투쟁결과물이 아닌 1996년 이후 시대적 사회적 요구에 의한 사회일원 공동의 역사적 산물이라는 견해를 피력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젊은 날에 자신과 가족을 희생하고 경제 성장을 위해 그토록 충성하며 따랐던 국가로부터 IMF를 겪으며 철저하게 배신당한 5060의 허탈감은 그들의 치솟았던 [국가주의, 권위주의, 성장주의]에 회의를 갖게 했으며, 이전보다 공정하고 합리적이며 개방적인 의식으로 자신의 세계를 조금씩 깨고자 노력하게 된 것이다. 이러한 5060의 움직임은 2030의 의식수준에 비해 많이 저조하나 같은 방향을 향해 변화하기 시작했고, 따라서 저자는 2030과 5060 세대간의 충돌이 있다면, 그것은 변화의 내용에 상충하는 충돌이 아닌 그 속도의 문제라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과연 IMF라는 침의 효력이 5060 의식 전반에 미칠 수 있는 것이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 우리나라는 분단이라는, 즉 전쟁가능성이 있는 이념적 적대관계 하에서 하루 하루를 살아가는 국가이고 전쟁의 기억을 여전히 안고 있는 국가이다. 물론 프랑스나 유럽의 다른 나라에서 국민의식을 조사하는 경우, 개개인의 정치이념은 그 개인의 의식이나 가치관의 한 요소일 수 있겠다.

그러나 우리의 경우에는, 특히 포탄이 쏟아지는 전쟁과 빨갱이(쓰고 싶지 않은 말이지만...-_-;;)를 겪었던 5060들에겐 이념은 아직도 현실이고, 따라서 그들에게는, 김정일에게 쌀 퍼다주고 수백 마리의 소를 갖다 주다가 북한이 힘내서 다시 밀고 내려오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있는 것 같다. 이러한 근원적인 두려움으로 갖게 된 친미감정과 그렇지 않은 2030의 북한호감도의 상극관계가, 과연 의식조사의 한 필터로만 유용할가 하는 못미더움이 있다. 솔직히 저자처럼 ‘세대 충돌은 없다’고 목소리 높여 단정하기엔 삐걱거림의 근원적인 골이 깊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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