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장책 읽기 !!
30대 때 사고로 무릎을 다쳤었는데 그 때는 젊어서 크게 신경쓰지 않고 지냈건만, 나이가 들어가니 무릎이 시원치 않아진다.
그래서 등산, 달리기 이런 거와는 거리가 멀고(원래 좋아하지도 않았지만) 무릎에 무리를 주지 않는 운동을 주로 하고 있는데, 이 책을 읽으니 달리기 은근 매력 있다.
각자의 이유로 달리기에 빠져 사는 6인의 러너들의 이야기는 지금까지 전혀 몰랐고 알고 싶은 생각조차 하지 않았던 새로운 세계와의 만남이다.
먹고 살기 위해 뛰는 사람, 취미로 뛰는 사람, 뛰는 것에 거의 중독인 사람...달리는 것에 대한 마음가짐도 열정도 다 제각각이지만, 공통된 점은 달리는 행위는 육체적, 정신적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다.
해본 적은 없지만, 책을 읽으면서 시시각각 변하는 하늘의 모습과 공기의 내음을 맡으며 달리는 순간의 행복이 어떤 건지는 어렴풋이 알 것도 같다.
가장 흥미로웠던 내용은 뉴욕마라톤 참가 이야기이다.
뉴스나 SNS 등에서만 자주 봐왔던 이런 마라톤 대회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들이 꽤나 재밌는데, 저자는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결혼식 날짜도 미룰 정도로 달리기에 진심이다.
뉴욕 마라톤의 경우는 50:1의 경쟁률(무작위 추첨)을 선보이고, 몽블랑 대회의 경우는 사전 달리기 점수가 중요한데, 전 세계에서 열리는 주요 트레일 대회마다 주어지는 포인트가 적립되어야 신청이 가능하다고 한다. 주기적으로 트레일 대회에 자주 참가해 완주해야 자격이 주어지는 셈인데, 세상에나..마라톤 대회는 원하기만 하면 다 참가가능한 줄 알았더니 이 정도로 세상에는 달리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구나..
참가자들은 약 일주일 전부터 영양소를 축적시키는 식단을 시작하는데, 저자같은 아마추어들에게는 미국의 맛있는 밀가루 음식을 실컷 먹을 수 있는 시간이기에 햄버거 맛집을 신나게 찾아다닌다고 한다. 이 또한 해외마라톤의 묘미라고 !!!!
프랑스 몽블랑 대회는 100km 장거리 대회이고(이 정도의 거리가 얼만큼 긴 코스인지 선뜻 감이 안 온다.) 26시간 30분의 제한시간이 있어서, 중간중간 잠도 자고 파스타도 먹고, 스위스 산 어귀 마을을 지나갈 때면 밤늦은 시간임에도 마을 주민들이 집 앞 테이블에 물과 먹을 것을 챙겨놓고 꼬마들까지 들락날락 먹을 것을 실어 나른다고 한다. 세계적 대회의 이런 이면의 모습이 참 의외이면서도 재미있다.
우리나라도 언젠가부터 다양한 동호회가 인기인데, 몇달 전 일이 문득 생각난다.
인도에 서서 차를 기다리는 중, 한 무리들이 유니폼을 맞추고 지나가는데 경호원 비슷한 사람들이 인도의 사람들에게 잠시 비켜달라고 하면서 그들의 길을 몇분간 터주는 모습을 보면서 저 사람들은 뭔데 마치 연예인처럼 길까지 막으면서 저러나 싶었는데 조카가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러너모임이라고 한다. 아니.. 달리는 건 좋은데 사람들의 길을 다 막고 꼭 저렇게까지 해야하나..그다지 좋아보이지는 않았던 기억이 난다.
SNS에 보여주기식의 모임 같기도 하고..뭐든 적당한 선에서의 활동이 좋은 것 같다.
요즘 세상에는 너무도 다양한 취미활동을 진심으로 즐길 수 있는 모임들이 참 많아, 즐길 마음만 있다면 즐겁게 인생을 살 수 있어 좋다.
이 책을 통해 전혀 몰랐던 러너들의 세계도 들여다 보게 되었고, 달리기는 힘드니 슬로우 조깅이라도 시작하고픈 마음이 마구 생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