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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동반자
애가
angella125  2026/05/31 00:01
  • 애가 (박경리 큐레이션 리커버)
  • 박경리
  • 16,200원 (10%900)
  • 2026-05-19
  • : 300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다산북스에서 박경리 탄생 100주년 기념으로 < 김약국의 딸들 > < 애가 > < 표류도 > 의 3권을 리커버 특별판으로 선보였다.

다소 몽환적인 느낌의 커버가 정말 예쁘다. 그런데 내용은 표지만큼 아름답지 않다.


이 책은 박경리 첫 장편소설이라고 한다.

시대를 뛰어넘은 멜로드라마, 어긋난 사랑이라는 문구를 보고 단순히 연인들의 아픈 사랑을 다룬 내용이려니 싶었는데, 왠걸 어긋나도 한참 어긋났다. 이 책에서 다루는 사랑 가운데 정상적인 사랑은 거의 없는 것 같다.


사랑하는 연인 진수의 과거를 알고 연인을 버리고 친구의 여동생과 마음에도 없는 결혼을 하는 민호.

6.25전쟁 당시 자신을 사랑하는 미군에게 겁탈당한 후 그와 동거생활했던 민호의 연인 진수.

자신을 사랑하지 않지만 민호에 대한 연정으로 결혼을 결심하는 설희. 이 책에서 가장 아름답고 희생적인 사랑을 한 인물이고 가장 가여운 인물이기도 하다.

설희를 사랑하지만 설희로부터는 편한 오빠의 친구 그 이상의 감정을 끌어내지 못한 채 민호와 결혼하는 설희로 인해 괴로워하고, 한순간의 욕정으로 혼자가 된 형수님과 관계를 맺는 상화.

현회와 사랑하는 사이지만 자신의 스승과의 결혼을 택한 현회를 잊지 못한 채 시골로 내려가 칩거생활을 이어가는 설희의 오빠 정규.

정규와 어린 시절부터 사랑을 키워왔지만, 고아가 된 자신을 후원하며 키워 준 오박사의 청혼을 거절하지 못해 오박사의 아내가 된 현회.


이렇듯 주인공들이 다 자칭 사랑이라는 감정으로 연결되어 있는데, 이 중 가장 쓰레기 같은 인간은 민호이다.

연인이 양공주였다는 과거를 타인의 입으로만 들은 후 자신을 속였다고 분노해, 대체품으로 착하고 순수한 설희와 결혼한 것도 모자라 나중에는 그마저도 무책임한 행동을 보여주는 인간. 그의 파렴치한 행동과 사고방식은 아무리 시대적 상황을 고려해 조금이라도 이해해보려 노력해도, 분노만 치밀 뿐이다.


민호에 비해 정규의 행동은 이성적이라고 볼 수 있다. 자신의 감정만을 생각해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민호와는 달리, 비록 실연을 겪었지만 오박사와 현회의 결혼생활을 훼방하는 등의 파렴치한 행동은 엿볼 수 없다. 애틋하고 참 안 됐다는 생각이 내내 든다.


박경리 작가님의 책 중에서 사랑을 주제로 한 소설은 이번이 처음인데, < 토지 > < 김약국의 딸들 > < 시장과 전장 > < 파시 > 등의 작품들과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1950년대 한국의 성문화, 여성의 순결, 남성과 여성의 성에 대한 차별적인 시선을 적나라하게 느낄 수 있는 소설이다.

이 소설을 MZ 독자들의 시선으로는 어떻게 느낄지 사뭇 궁금하다.

그래도 역시 작가님의 필력은 그 모든 것을 뛰어넘어 몰입해서 읽을 수 있게 만드는 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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