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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동반자
  • 인류 멸종 실패기
  • 유진
  • 16,920원 (10%940)
  • 2026-04-22
  • : 310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인류 멸종 실패기 -> ' 인류 생존 성공기' 라고 바꿔 말해도 좋지만 '멸종' 이라는 단어가 훨씬 더 강렬하게 다가온다.

세상에서 가장 잔혹한 세계사 여행..

타임머신을 타고 그 잔혹한 과거의 시대로 다녀왔는데, 그 어느 곳 하나 끌리는 곳이 없고 과거에 태어나지 않은 걸 감사 또 감사할 따름이다.


14세기 잉글랜드 영주의 식탁. 책이나 영화에서 만나봤던 맛있는 요리들은 겉모습만 화려했었나보다.

시큼한 맛이 코를 찌르는 고기, 눅눅한 빵, 침전물이 가득 내려앉은 와인..그들의 입맛에는 이런 맛이 일반적이겠지만..

좁고 두꺼운 성의 돌벽은 조그만 소리도 메아리쳐 온갖 소음으로 가득차고 사생활 보장이 안된다. 잠자리 또한 야경꾼의 순찰 발소리, 창의 금속음, 파수꾼의 호루라기 소리, 개와 늑대의 울음소리..가 끊이질 않아 아늑함과는 거리가 멀다.


빅토리아 시대의 빵은 비싼 밀가루를 아끼는 방법으로 분필의 재료인 탄산칼륨이나 석고, 심하게는 상한 콩가루, 소나 양의 뼈까지 갈아넣었다고 한다. 서민들의 주요식량인 빵은 조용한 살인자로 서민들을 서서히 죽인다.


이 시대 전후로는 대표적인 만병통치약으로 코카인 성분이 사용되었고, 심지어 프로이트도 이 성분을 우울증 치료제로 권장하기도 했다.

이보다 더 강한 마약 성분의 약들도 주변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었고, 아이들의 진정시럽으로도 큰 인기를 얻었다고 한다.


엘리자베스 1세 초상화에서도 느낄 수 있었던 도자기같이 하얀 피부.

이 화장의 비법은 다름아닌 납과 수은인데, 당시 귀족 여성들은 화장을 며칠간 유지하는 경우도 있었고 화장을 지울 때도 수은 성분을 사용했다고 한다. 이로 인해 얼마나 많은 여성들의 건강이 악화되었을지.. 끔찍하기만 하다.





또한, 19세기 말에 발견된 방사능은 생명력의 원천으로 여겨져, 라듐 크림, 비누, 초콜릿, 음료 등의 상품으로 출시되었고, 18세기 유럽에서는 이집트의 미라가 건강에 좋다는 이유로 약처럼 복용했었다고 한다.

현대의 시각으로는 너무도 터무니없는 현상이지만, 하긴 퀴리부인조차 자신이 발견한 라듐의 위험성을 모르고 치명적인 피해를 입었으니 무지한 일반인들이야 오죽할까..






뮤지컬 < 올리버 트위스트 > 에서도 두드러졌던 어린 굴뚝 청소부.

체구가 작아 좁은 굴뚝을 통과할 수 있어 이런 위험한 작업에 투입되었지만, 그 안에서 질식하거나 추락해 목슴을 잃는 경우가 허다했다고 한다.


문도, 창도, 쇠창살도 없는 우물 바닥 같은 중세의 감옥.

영화 < 몬테크리스토 백작 > 의 바로 그 감옥이다. 죄수는 위에서 밀어 떨어뜨리는 방식으로 감금되는데 그 전부터 이미 극심한 형벌을 당한 상태의 죄수는 이 완벽한 비밀 감옥에서 존재 자체도 잊혀진 채 서서히 죽어간다.





저자의 맛깔스런 스토리텔링은 마치 우리가 그 시대의 그 시간 속에 존재하는 듯한 리얼감이 느껴진다.

어쩜 이렇게 세세한 부분까지 알고 있는지..조금 과장되게 말한다면, 저자가 과거에서 온 사람 같기도 하다.


지금의 우리가 당연시 여기는 많은 것들이 이런 과거의 끊임없는 실패, 도전과 시도, 많은 사람들의 희생의 결과라는 사실에 사뭇 감사하는 마음도 든다.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은 후대들의 시각에서는 어떻게 보여질지..

뛰어난 의학기술도 미래에는 터무니없는 것으로 여겨지는 경우가 있을까... 문득 궁금해진다.

쉽고 흥미로운 내용 한가득이다. 역사라는 분야라고 생각하지 말고 그냥 부담없이 읽으면 너무 좋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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