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서제공 #나를지은아홉개의집 #이규빈 #새움 #우주서평단
전작 < 건축가의 도시 > 가 상당히 흥미로웠는데 이번 신간 역시 너무 좋다.
건축가가 쓴 책이라고 해서 지레 겁먹을 필요없다. 건축 이야기를 아주 기본으로 깔고 있지만, 대부분은 우리네 삶이 주를 이루고 있어서 아주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에세이이니 !!
우리에게 친숙한 다양한 집, 정확히는 저자가 살면서 시대별로 경험했던 9개의 집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데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이들 집 가운데 몇 개는 당연히 거쳤을테니, 이 이야기는 저자의 이야기이자 곧 우리 모두의 이야기가 될 수 있다.
저자가 거쳐간 집은 대충 단독주택,연립주택,빌라,쉐어하우스 등등인데, 나만 하더라도 이 중 몇 가지 빼고 다 살아본 것 같다. 그래서 책을 읽으며 더 새록새록 추억에 잠기게 되고, 미처 몰랐던 부분에 대해서도 알게 되는 계기도 되어주었다.

어린 시절의 추억을 머금고 있는 단독주택에서 '옥상'은 아주 다양한 용도로 활용된 곳이었다. 영화, 드라마에서도 곧잘 볼 수 있는 옥상에서의 삼겹살 파티는 말할 것도 없고, 긴 빨랫줄과 장독대도 떠오른다. 옛날의 옥상은 이처럼 낭만이 가득한 곳이었는데, 공동주택의 옥상이 많아지면서 이 곳은 범죄의 현장, 위험한 곳으로 나락해버려 실상 있어도 없느니만 못한 공간이 되어버렸다. 가끔 옥상에서 별을 보던 그 시절이 그립다는 저자의 맘이 내 맘 같다.
연립주택 같은 곳의 엘리베이터는 휠체어도 들어가지 못할 정도의 크기일지라도 설치만으로 고급주택에 해당되어 세금이 더 부과된다고 한다.
빌라 1층을 기둥만 대고 벽을 없애고 개방하는 구조를 '필로티'라고 부른다는 것도 이번에 첨 알게 되었는데, 필로티를 통해 눈에 들어오는 풍광이 멋드러진 외국과는 달리 우리나라의 필로티는 대부분 주차장 용도로만 쓰인다고..골목이 더 이상 사람을 위한 골목이 아니라 차를 위한 골목이 되어 버렸다.

여섯 번째 집인 반지하에서는 무려 4명이나 살고 있었는데 시멘트벽이 아니라 가벽으로 각 원룸을 구분해 놓은 형식이라, 옆방의 일거수일투족을 다 알 수 밖에 없었고, 어느 날엔 저자가 좋아하는 노래가 옆방에서 흘러나와 자신도 모르게 따라 불렀다가 옆방의 노래가 멈춘 후 정적이 흘렀던 웃지 못할 에피소드도 들려준다. 흠..이렇게 옆방 소리가 다 들리는 설정은 영화나 소설에서도 무수하게 많이 나오지 암...
반지하의 특성을 몰랐던 저자는 벽이며 이불, 옷, 신발, 책 등 모든 제품에 곰팡이가 펴서 다 버려야 했던 아픈 경험도 겪었는데, 곰팡이가 그 정도로 들 정도면 얼마나 건강에 안 좋았을까...
건축이라는 작업은 단순히 한 건물을 설계하기 이전에, 그 곳에 몸 담을 사람의 삶 혹은 사옥의 경우에는 한 기업의 역사와 직원들의 일상에 대해 먼저 알아가는 과정이 중요하다는 사실 또한 알게 되었다. 건축가라는 직업은 알면 알수록 복합적이고도 감각적이고, 다방면으로 재능이 필요한 듯 하다.
여기에 더해 저자는 글까지 잘 쓰니 작가로 계속 활동하셔도 성공하실듯 !!(이미 성공하신듯 하다.)
다음에는 또 어떤 즐거운 소재로 독자의 호기심을 자극할지 기대된다.

@woojoos_story 우주 모집, @saeumbooks 도서 지원으로 우주클럽에서 함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