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2025년 12월은 유독 고전에 빠졌던 한 달이었다.
총 4권 중 2권은 작가명과 작품명조차 생소한 고전이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이 책 < 크랜포드 > 이다.
'19세기 잉글랜드의 작은 마을을 배경으로...' 라는 책 소개 첫 문구를 보고 단번에 읽고픈 마음이 생겼는데, 알고보니 1972년대와 2000년대에BBC 드라마로도 나왔었고 꽤나 인기있었던 작품이었다.

바로 전에 읽었던 제인 오스틴의 < 이성과 감성 > 의 분위기와 비슷하면서도 이 소설만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데, 인물도 다양하고 각 장이 조금씩 이어지는 에피소드식으로 전개된다. 19세기 빅토리아 시대를 배경으로, 잉글랜드의 크랜포드라는 가상의 작은 마을에서 벌어지는 소소한 사건들과 함께, 마을 여성들간의 연대를 아주 맛깔스럽게 그리고 있다.
처음에는 체면만 중시하고, 질투와 가십거리에만 관심이 많은 중산층 여성들의 이야기인 듯 싶었는데 읽을수록 이 책 어찌나 사랑스럽고 다정한지..게다가 유머스럽기까지 하다.

방문을 받고 답방하기까지 사흘 이상이 걸리면 안되고, 어느 집을 방문하더라도 15분 이상을 넘기면 안되는 등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그들만의 엄격한 규범을 알 수 있고, 차와 함께 내놓는 새끼손톱만한 설탕 덩어리나 양초를 아끼는 장면 등을 통해 이들이 가장 중시 여기는 절약의 분위기를 만나볼 수 있다.
크랜포드 여성들이 의복 중 특히 모자에 가장 신경을 쓰는 장면을 통해 그 당시 중산층 여성들의 의복에 대해, 포크만 있는 상황에서 접시에 담긴 완두콩을 우아하게 먹어야 하는 장면, 귀족과의 만남을 대비해 궁정 기사를 숙지하려는 장면 등을 통해 그 당시의 문화도 엿볼 수 있다. 자신의 집을 방문하는 귀족 시누이에게 잘 보이고 싶고, 자신이 '지방의 명문가' 들과만 왕래하는 듯 비춰지길 원하는 제이미슨 부인이, 자신의 파티에도 그에 맞는 수준의 사람들만 초대하는 장면은 어찌보면 허세덩어리의 인물로 느낄 수 있지만, 이 소설에서는 그런 부분마저 유쾌하고 해학적으로 그려내고 있어서 전혀 밉상스럽지가 않다.

이렇듯 소소한 일상 속 작은 사건들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크랜포드 여성들의 이야기는 읽는 내내 미소를 자아내게 하는데, 빅토리아 시대 시트콤 같은 유쾌함을 만끽할 수 있다.
번역부분이 조금 아쉽긴 하지만, 이런 재미있는 고전소설을 출간해준 출판사가 그저 고마울 따름이다.
저자인 엘리자베스 개스켈을 19세기 빅토리아 시대의 제인 오스틴이라 불리는 이유를 알 것 같다. 샬롯 브론테의 전기작가로도 유명하고, 찰스 디킨스와도 친숙했던 이 여류 소설가가 참으로 궁금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