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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동반자
  • 씻는다는 것의 역사
  • 이인혜
  • 24,300원 (10%1,350)
  • 2025-02-28
  • : 2,535



☆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국립민속박물관 학예사로 근무하는 동안, 저자는 전국 각지의 목욕탕을 탐방하며 하루에 두번도 목욕해가면서 목욕 문화를 연구해 왔다고 한다. 그 결과물이 이렇게 근사한 한 권의 역사책으로 탄생하게 되었다.


책의 구성은 1부 세계 목욕의 역사, 2부는 한국의 목욕 문화, 3부에서는 공중 목욕탕과 현대 한국사회를 다루고 있다.





1892년 뉴욕에 '러시아.튀르키예 목욕탕'이 문을 열었는데, 갱들이 뉴욕을 활보하던 시절에는 이 사우나가 사업 논의 장소로 활용되었고, 그런 이유 때문인지 청각장애인 안마시술사를 선호했다고 한다.

아직도 그 장소 그 자리에서 영업이 이어지고 있다고 하는데, 그 비싼 땅 뉴욕에서 그 긴 세월동안 잘 버틸 수 있었던 것은 아마도 러시아 이민자들의 꾸준한 이용이 큰 몫을 하지 않았을까..입장료는 60달러에 세금, 카드 수수료 별도라고 하는데 잘은 모르지만 생각보다 아주 많이 비싸다는 느낌은 안든다. 다른 곳도 아닌 뉴욕이니 !!!






일본의 목욕탕 탈의실은 천장이 뚫려 있어 남녀 탈의실을 한눈에 볼 수 있는데, 주인은 테니스 코트의 심판석처럼 살짝 높은 자리에 앉아 목욕값을 받는다고 한다. 보통은 나이 지긋한 여성 사장님이 앉아 있지만, 흥미로운 점은 성별에 대해 신경쓰는 사람은 없다고 한다. 책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이 사장님이 남탕에도 자유자재로 드나든다고 어디선가 읽은 것도 같은데, 일본인들의 사고방식은 참 독특하기만 하다.


목욕탕도 남녀 탕의 천장이 서로 통해 있다고 한다. 이 부분은 나도 경험한 적이 있는데 옛날일이었지만 맞은편 남탕의 목소리가 다 들려서 무척이나 어색하고 묘한 기분이었던 기억이 난다.

또한, 문신 있는 사람은 외국인이든 내국인이든 입장이 금지되어 왔지만 최근에는 이용 가능한 목욕탕 리스트를 공유하는 추세라고도 한다. 일본사회에서 문신을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우리나라보다 강한가 보다.





고려 시대에는 주로 시냇물에서 남녀가 섞여 목욕하는 것이 일상이었다고 한다.

고려시대에는 성문화가 개방적이었다고 하던데 역시나 !! 어떤 부분에서는 현대보다 더 개방적이었던 것 같다.

그에 반해 성리학적 윤리 규범으로 완전 무장한 조선 시대에서 와서는 남녀가 벗고 같이 목욕하는 것은 상상조차 못할 뿐더러, 동성이라 할지라도 벗은 몸을 드러내는 것은 예에 어긋나는 걸로 여겼다고 한다.


조선 왕실에서 가장 큰 사랑을 받았던 온천이 온양 온천(치료 효과와 거리 면에서 최적의 조건) , 1930년대 조선 최고의 온천으로 인정받은 곳은 각종 설비와 교통의 편리함이 갖추어진 부산 동래 온천이었다고 한다.






목욕과 관련된 다양한 문화와 역사의 이야기가 꽤나 흥미롭다.

제목도 '목욕의 역사' 가 아닌 '씻는다는 것의 역사' 라는 표현이 훨씬 더 인간의 원초적 본능을 자극하면서 많은 궁금증을 유발시킨다. 표지를 포함해서 안에는 만화 스타일의 그림도 곁들여져 있어서 어려운 인문학 책이라는 느낌이 안들어 좋다. (물론 다양한 사진과 그림들도 많이 수록되어 있다.)


기후 변화로 인한 물 부족 현상으로 공중목욕탕와 목욕 문화가 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은 슬프지만 결코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미래에는 어쩌면 새로운 물 관리 기술을 적용한 목욕 방식이 생겨날 수도 있다는 저자의 말에서 희망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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