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제목도 좋고, 띠지의 문구도 맘에 쏙 들고, 내용은 더할 나위 없이 좋았던 책이다.
책을 읽는 동안 타임머신을 타고 어린 시절로 쓩 하고 날아가서 그 시절을 다시금 겪는 듯한 느낌도 드는데, 읽다가 자꾸 순간의 추억에 빠져버려 속수무책 ...
책에는 115장의 흑백,칼라 사진이 가득한데, 국가기록원 등에 보관되었던 비공개 자료까지 수록되었을 정도로 깊이 있고 믿을만한 자료로 채워져 있다.
자칫 딱딱할 수도 있는 내용인데, 저자의 맛깔스러운 문장과 쉬운 해설 덕분에 지루할 틈 없이 푹 빠져 읽을 수 있다.
달동네, 몸 안에 한가득이었던 기생충, 체변봉투, 연탄과 연탄 중독 이야기, 이사날, 강남 복부인, 버스 안내양, 입시와 엿 이야기, 결혼상담소와 마담뚜 등등 1960년대~1990년대 서울의 모습을 아주 적나라하고 리얼하게 만나보게 된다.

1960년대 청계천 등의 판자촌 사진을 보면서 우리나라가 이 정도로 못 살았었나 새삼 깜짝 놀랐고, 불과 50여년만에 지금과 같은 대도시로 발전했다는 사실에 정말 대단한 대한민국이구나..자랑스럽기까지 하다.

콩나물 교실이라고 불리울 정도로 한 반에 80여명의 학생들이 꽉꽉 찬 이런 교실이 해마다 늘어나니, 해결책으로 다부제 수업이 진행되었다고 하는데, 심한 곳은 4부제 수업까지 시행된 곳도 있었다고 한다. 해방 후, 지독히 못살고 최악의 환경 속에서도 이런 높은 교육열이 지금의 대한민국이 있게 된 힘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오라이' 라는 외침이 생생한 버스 안내양의 나이가 고작 15~19세의 어린 소녀들이었다니..어릴 때 내 눈에는 정말 씩씩하고 힘도 세 보이던 그 언니들은 한참 어른인줄로만 알았더랬다. 평균 수명 4시간 반, 하루 18시간의 엄청난 육체적 노동과 요금 수납에 따른 책임, 푸쉬맨 역할에 업무 후에는 버스 내부 청소까지..그 이름 모를 언니들은 다 지금은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지..이렇게나 오랜 세월이 지난 지금에서야 괜한 연민이 느껴진다.

이 책은 지금의 40대 후반 ~ 60대라면 많은 공감을 하며 읽을 수 있는데, 못 살았던 시절이지만 읽으면서 그 시절이 참 많이 그리웠다.
젊은 독자라도 지금의 서울이 있기까지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 알아가는 소중한 시간이 될 책이다.
결국,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꼭 읽어봤으면 하는, 소중하고 귀중한 역사책이자 풍속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