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 정말 신기하다. 추천평 중에 이정모 전 국립과천과학관장의 " 우리로 하여금 분류학, 생태학, 세포학, 발생학, 병리학, 면역학, 미생물학을 넘나들게 한다. " 라는 평은 읽기 전부터 눈길을 끌었는데, 막상 읽어보니 그 말이 무슨 뜻인지 알겠다.
처음에는 단순히 동물과 인간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놓았을 꺼라 생각했는데, 그 정도의 단순한 책이 아니었다. 정말로 위의 모든 분야의 내용이 다 담겨 있고 이런 광범위한 내용들이 절대 가볍지 않으면서도 이해하기 쉽고 재밌게 씌여져 있다.
동물의 특성과 본능에 대한 이야기를 마주하고 있는데 또 읽다보면 어느새 세포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고, 그러다 자연스레 미생물 이야기로 넘어와 있다.
책 속에 담긴 이 방대하고도 흥미로운 내용을 간략한 리뷰에 담기가 너무 어려워서, 재미있는 내용 딱 하나만 예로 들어보자.
비둘기가 머리를 앞뒤로 흔들며 걷는 이유는, 주변의 장면이 흔들리지 않도록 순간적으로 눈을 물체에 고정하기 위한 것으로 여기에 걸리는 시간은 2/100초라고 한다. 우리의 눈에는 머리를 흔드는 것처럼 보이는 이 행동은 머리를 앞으로 내밀고, 새로운 사물에 시선 고정, 몸을 앞으로 당기는 행동의 반복으로 주변 풍경의 변화가 없을 때에는 걸을 때 머리를 움직이지 않는다고 한다.
공원에서 정말 흔하게 볼 수 있고, 때로는 너무 크고 살쪄서 조금은 무섭기도 한 비둘기가, 전령 비둘기로써 인간의 역사에 있어서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해 왔는지 이 책을 읽으면서 새삼 깨닫게 된다.
흔히 우리는 ' 새 대가리 '라는 은어를 사용하곤 하는데, 새는 절대 멍청하지 않고 오히려 아인슈타인같은 뇌를 가지고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비둘기를 무시하면 안되겠구나. 공원에서 비둘기를 마주하면 일단 걷는 것부터 다시 한번 잘 관찰해 봐야겠다.
기린 페이지에서는, 혈압이 극도로 높은데도 신장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 이유를 시작으로, 목길이가 2미터에 달하기 때문에 피를 머리까지 공급하고 고혈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매우 큰 심장이 필요할 꺼라는 추정과는 달리 실제로는 심장이 그렇게 크지 않은 이유 등을 지나, 인간에게서 고혈압에 의해 나타나는 부종의 원리와 해결책, 최적의 잠자는 자세 등등 자유자재로 주제를 넘나들며 전개된다.
다양한 동물들의 본능과 특성을 읽으면서는 동물의 지혜에 감탄하게 되고, 동물의 세계는 정말로 신비하기 그지없다는 생각을 다시금 하게 된다. 또한, 이들을 통해 다양한 치료법을 연구하고 개발하는 과정에서는 현재의 불치병이 가까운 미래에는 치유될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을 가져본다.
저자는 물고기, 개, 비둘기, 코끼리, 기린, 코뿔소, 개미, 침팬지, 문어 등의 동물들이 어떻게 암이나, 치매, 심장병 등에 걸리지 않는지 이들의 사례를 통해, 우리 인간보다 훨씬 오래 전에 지구에 존재했던 이러한 동물들을 통해 인간이 배워야 할 점을 독자에게 전달하고 있다.
자연만큼 좋은 멘토가 없다고 저자는 말한다. 자연과 다시 가까워지는 일을 소홀히 하지 말것을 거듭 강조한다. 결국, 답은 ' 자연 ' 에 있다는 생각이 든다.
흥미로운 내용이 듬뿍 담긴 알찬 책이다.
[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