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컬러 오브 워터 > < 어메이징 브루클린 > 에 이어 세 번째로 만나보는 제임스 맥브라이드의 신간이다.
처음에는 제목만 보고는 일본 힐링소설이라 생각해,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장르라 살짝 실망하려던 찰나에 작가의 이름이 눈에 확 들어오면서 갑자기 책에 대한 기대감이 샘솟는다.
아프리카계 흑인 아버지와 유대인 백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작가는 앞서 두 작품에서와 같이, 이번 < 하늘과 땅 식료품점 > 에서도 작가 자신의 삶과 경험을 많이 투영하고 있다.
1930년대 대공황 전후의 미국 사회의 분위기를 치킨힐이라는 가상의 마을을 배경으로 그려내고 있는 이 소설 속에는 그야말로 수많은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한다. 처음에는 누가 주인공인지 구분이 안 갈 정도로 각자의 삶이 독자적으로 전개되지만, 읽다 보면 인물들마다 조금씩 연관성이 보여지고 어느 누구하나 중요하지 않은 인물이 없는 것처럼 느껴지는데, 그럼에도 그 많은 인물들 사이에서 단연 두드러지는 한 여성이 있다.
치킨힐에서 ' 하늘과 땅 식료품점 ' 을 운영하고 있는 유대계 백인 ' 초나 '는 결혼 후 더 좋은 마을로 이사해서 여유롭게 살 수 있는 여건임에도, 그 곳에 남아 유대인,흑인 주민들을 차별없이 대하고 자신 또한 유대계라는 제약이 뒤따름에도 불구하고 이에 굴하지 않고 당당하게 삶을 주도해 나간다. 이 강인한 여성 초나를 보면서 역시 유대계 백인이자 정말 강했던 (' 컬러 오브 워터' 에서 소개되었던) 저자의 어머니가 자꾸 오버랩된다.
이 작은 마을에 모여 사는 유대인, 흑인, 백인 이민자들간에 행해지는 다양한 차별들 - 백인과 다른 인종간의 드러나는 차별과, 유대계 이민자들 간에서도 눈에 보이지 않게 행해지는 차별 - 과 흑인들의 삶을, 작가는 특유의 글솜씨로 너무 무겁지 않게, 잔잔하게 때로는 위트있게 그려내고 있다.
스티븐 스필버그의 영화화로 확정이 되었다는 반가운 문구도 보이는데, 이 거대한 서사소설이 몇 시간짜리의 스크린에서는 과연 어떻게 표현이 될지, 다양한 인물들은 또 어떤 식으로 그려질지 사뭇 궁금해진다.
[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