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저자인 클라우디아 피녜이로는 보르헤스 이후 가장 많은 언어로 번역된 아르헨티나의 대표작가라고 하는데, 저자 소개를 읽고 나서야 몇 달 전 읽었던 '엘레나는 알고 있다' 의 그 저자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책의 띠지에 적힌 ' 30년 전 온몸이 토막난 채 불에 탄 소녀의 시제가 발견되었다' 라는 문구만 보고 굉장히 잔인한 살인사건과 그 사건의 범인을 찾는 전형적인 스릴러물일 꺼라고 생각했었는데, 읽다보니 이 작가 특유의 분위기가 느껴지고 단순히 흥미 위주의 스릴러물과는 뭔가 좀 다른 느낌이 전해진다. 범인이 누구인가도 궁금하지만 이야기가 진행되면서는 왜 그렇게까지 잔인하게 죽임을 당했어야만 하는가에 대한 궁금증이 한층 강해진다.
제목에서 예측할 수 있듯이 이 책은 종교와 관련된 이야기가 핵심이다. 그리고 그 종교의 방향은 맹목적인 믿음, 잘못된 방향의 믿음이다. 모든 것은 신의 뜻 !!! 종교적 광신이 한 사람의 생각과 행동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큰지 이 소설이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소녀가 죽은 지 30여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홀로 묵묵히 그 사건의 진상을 파헤치며 일생을 보낸 아버지 알프레도의 편지에 의해 사건의 전말이 밝혀지는데, 그와 더불어 이 책에서 저자가 말하고 싶은 부분, 올바른 종교의 방향에 대해서도 알프로도의 입을 빌려 이야기하고 있다. 그 어떤 잘못도 신의 이름으로 합리화할 수는 없다.
긴장감 넘치는 스릴러물의 성격보다는 묵직함이 느껴지는 범죄소설 !!
대표적인 중남미 작가의 다음 작품이 기대된다.
[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