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TIME』이 선정한 ‘꼭 읽어야 하는 100권의 소설’ 로 선정된 < 에코타 가족 > 은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상실과 그 상실의 긴 여정 끝에 도달하게 되는 치유의 과정을 그리고 있다.
이 소설의 주인공은 체로키 원주민인 에코타 가족으로, 레이레이라는 큰아들이 인종차별주의에 사로잡힌 경찰에 의해 어이없는 죽음을 맞은 이후 15년이 지난 후의 이야기이다. 레이레이가 죽은 이후 매년 기일이 다가올 때마다 이들 가족은 한자리에 모여 모닥불 모임의 시간을 통해 레이레이를 기리는데, 소설 속 배경은 바로 이 기일을 며칠 앞둔 이들 각자의 행보를 그리고 있다.
어머니 마리아는 치매에 걸린 남편을 돌보며 어린 나이에 갑작스럽게 곁을 떠난 큰 아들을 항상 마음 속에서 그리워하며 우울한 나날을 보낸다. 항상 죽음을 생각하지만 남겨진 자녀를 생각하면 또 죄책감이 마음 한 켠에 남아있다.
아버지 어니스트는 아들을 잃은 상실감이 커서일까. 치매에 걸리게 되고 그 증상은 점점 심해져만 간다.
누나인 소냐는 동생에게 좀 더 잘해 주지 못했다는 후회를 안고 살아간다. 어린 아들이 있는 이혼남에게 약간은 비정상적인 사랑을 갈구하고 그의 본성을 알고 난 후에는 헤어지게 되지만 그의 어린 아들에게서는 레이레이의 느낌을 받으며 특별한 애정을 갖는다.
막내아들 에드가는 약물중독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기억에서조차 이미 희미해진 형 레이레이의 기일에도 큰 의미를 갖질 못한다.
가족의 일원의 죽음은 남아 있는 가족에게 큰 상실감과 상처를 남기게 되는데, 평범한 일상을 보냈던 에코타 가족이 레이레이의 허무하고 억울한 죽음 이후 무너져내린 모습은 참으로 마음이 아프다.
어쩌면 그 15년 가운데, 임시프로그램으로 위탁가정으로 보내지기 전 에코타 부부가 잠시 맡게 된 와이엇으로 인해 짧지만 가장 행복한 시간을 가질 수 있지 않았을까. 아들과 너무도 비슷한 와이엇을 통해 조금은 행복하고 아들을 추억할 수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었고 그로 인해 어니스트도 치매에서 어느 정도 회복되는 모습을 보이지만, 와이엇과의 만남은 너무 짧아 안타깝기도 하다.
무의식적으로 어디에서든 누군가에게서든 레이레이의 흔적을 느끼고자 하는 에코타 가족의 모습이 참 애잔하게 느껴지기도 하고, 느리지만 조금씩 치유되어가는 과정에 조금은 안심도 된다. 그래. 살아있는 사람은 또 살아가야지 !!!
이야기의 중간중간에는 체로키 구전이 묘사되면서 이들 가족의 고통과 묘하게 연결지어지는데 일반적인 소설과는 다른, 이 독특한 분위기가 특히 인상적인 작품이다. 잔잔해서 그 묵직한 슬픔과 아픔이 더 잘 전해지는 소설이다.
[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