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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지영님의 서재
  • 모데라토 칸타빌레
  • 마르그리트 뒤라스
  • 9,000원 (10%500)
  • 2018-11-05
  • : 1,915

'모데라토 칸타빌레'에서 나는 비밀스레 겪어낸 개인적인 체험을 전달하려고 했어요. (...) 이 작품 속에는 내가 숨어 있어요. 다른 어느 작품에서보다 더욱 더 말입니다. - 1969년 뒤라스의 인터뷰 중.

 

새롭게 리뉴얼 된 문지스펙트럼. 모든 시리즈의 첫 번째 책을 주목해서 보는 편이다. 시리즈의 시작인만큼 고심하여 선택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에서. 문지스펙트럼은 → " 빛의 파장처럼 세계문학과 사상의 고전들을 펼쳐드립니다. 문학의 섬세함으로 혹은 사유의 힘으로." 그 첫 번째가 바로 마르그리트 뒤라스의 '모데라토 칸타빌레'다. 문학의 섬세함 그리고 사유의 힘을 담은 뒤라스의 아름다운 작품이 너무나 탁월하지 않은가.

 

사랑하는 나의(? 히힛) 박연준 시인님은 전생에 뒤라스의 안경다리로 안경너머의 이 글을 보았다고 한다. 언제부터인가 이상하게 뒤라스의 글을 읽을 때면 나는 늘 박연준 시인님을 떠올린다. 사랑할 수 밖에 없는 두 여인.

 

 

중산층의 한 여인 안 데바레드. 틀에 박힌 일상에서 벗어나고자 아들의 피아노 레슨을 핑계 삼아 일주일에 두 번 집을 나온다. 그러던 어느 날 살인사건이 일어난다. 너무도 사랑한 연인을 죽인 남자. 그 충격적인 모습을 본 안은 자기도 모르게 이들의 이야기에 이끌린다. 운명처럼, 우연히 카페에서 만난 쇼뱅과 함께 그들의 이야기를 추측하고 따라가다 보면 결국 우리의 이야기가 된다. 

'모데라토 칸타빌레'에는 숨기려 노력했지만 숨겨지지 않는 관능적인 욕망이 드러나는 소설이다. 어쩌면 욕망이라는 단어보다는 욕정이라는 단어가 더 적합할 듯 하다. 숨막힐 듯 토해내는 지독한 목련꽃 향기, 자신도 모르게 취하게 만드는 포도주, 각자의 얼굴에 스며드는 석양빛, 그리고 바람. 이 소설 속 모든 요소 하나하나에 심장이 빨리 뛴다. 그렇다, 이 소설을 읽기 위해 기억해야 한다. '모데라토 칸타빌레 : 보통 빠르기로 노래하듯이'.

 

주저리 주저리 떠들었지만, 이 책은 와인 한 병(한 잔 아님, 한 병임!) 마시며 오롯이 느끼면 되는 글이다. [이게 핵심]

 

안 데바레드는 반쯤 눈을 감은 채 또 한 잔을 단숨에 비운다. 이미 달리 어찌해볼 도리가 없게 된 것이다. 술을 마시며 그때까지는 희미한 욕망으로 존재했던 것에 대해 확신을 갖게 되고, 또 그것을 확인한 데 대한 가당치 않은 위안까지도 발견한다.
"당신이 죽었으면 좋겠습니다." 쇼뱅이 말했다.
"그대로 되었어요." 안 데바레드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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