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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데미안>, <수레바퀴 아래서>를 연이어서 읽어 보았다. 솔직히 처음 책을 읽기 시작했을 때는 헤르만 헤세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나에게는 감명 깊게 다가오지 않았다. 그러나, 워낙 유명한 작가이고 <데미안>을 인생 책이라고 하는 사람들도 많고 책을 읽으면서 접하는 경우가 많아서 다시 헤르만 헤세의 작품들을 만나게 되었다. 이후, 좋은 책을 구별하는 혜안이 부족했구나를 여실히 깨닫고 헤르만 헤세는 내가 좋아하는 작가 중 한 명이 되었다. 그의 책을 읽고 있으면 책을 읽는 이유를 다시 깨닫게 될 정도이다. 작가이면서 철학가인 그는 책을 통해서 위로해 주고 공감해 주고 어떻게 이런 명구들을 지어낼 수 있지? 감탄을 하게 된다.
그렇기에 <매일 읽는 헤르만 헤세>를 읽기 전부터 기대되었고 궁금하였다.
<매일 읽는 헤르만 헤세>는 짧은 글귀들로 이루어져 있다. 말 그대로 하루에 한 장씩 문구들을 읽을 수 있도록 구성이 되어 있다. 헤세의 작품, 시, 비평, 일기, 메모 등 사소한 것에서의 기록부터 작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글귀들이 있다.
또한, 그가 우울증을 치료하기 위해 직접 그린 삽화도 수록되어 있다. 그래서일까? 짧은 문구들로 이루어져 있지만 이 책은 이상하게도 금방 읽을 수 없었다. 하나하나 주옥같은 글귀들이 많아 가슴속에 머릿속에 깊이 새겨 놓고 싶어서 몇 번씩 곱씹어 읽게 되었다. 혹시라도 이 좋은 구절들을 놓친 것이 없을지 한 페이지에 몇 글자 적혀 있지 않았음에도 한 장을 넘기기까지는 여느 책과 다름없이 시간이 걸렸다.
헤르만 헤세를 좋아하는 독자 중 한 명으로서 그가 작품에서 보여주고 있는 가치관 뿐만 아니라 평상시의 글도 다양하게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무엇보다 그가 다른 책들을 통해서 어떤 글귀들을 적어놓았을까를 볼 수 있어서 더욱더 뜻깊은 시간이었다. 좀 더 그를 알아가고 가까워졌다는 혼자만의 뿌듯함을 갖게 되는 시간이기도 했다. 책을 읽는 동안 이렇게 좋아하는 작가의 다양한 글들을 볼 수 있다는 것이 재미있고 감사한 시간이었다.
요즘 헤르만 헤세 책을 읽고 있었기에 이 책을 읽으니 인용되었던 책 중의 하나인 <싯다르타>도 재독을 하고 싶어졌다. 이 외에도 <유리알 유희>, <나르치스와 골드문트>가 책장에 있는데 헤르만 헤세에 더욱더 빠져들고 싶어 얼른 읽고 싶어질 정도였다.
<매일 읽는 헤르만 헤세>에 담겨 있는 문장들은 독자들을 따듯하게 해주고 인생 선배가 조언해 주는 듯한 느낌을 들게 해주는 책이다. 헤세를 좋아하는 사람이든 아니든 인생을 살아가면서 따뜻한 위로와 감동을 받고 싶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또한, 좋은 글귀들을 필사하고 싶은 사람들에게도 짧은 글귀들로 이루어져 있고 가슴을 울리는 명구들이 많기에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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