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서평입니다.
책표지가 너무 예쁘다. 단순한 꽃 모양 패턴이지만 내가 좋아하는 색들이 총출동해서 더 좋다.
책 사이즈는 어머 왜 이렇게 작아? 손바닥만 하네..^^
배우 최강희가 "좋아하는 책의 마지막을 읽었으니.. 나는 이제 어쩌냐.." 하며
서평에 아쉬움을 담았고,
<어서 오세요~ 후남동 서점입니다>의 저자 황보름이
"그녀가 차츰 과거에서 벗어나 '마침내, 안녕!'이라고 말할 수 있게 되는 걸 보며
마치 내일처럼 기뻐진다"라는 멋진 서평을 남겼으니,
확실한 믿음줄이 되었다.
그리고
첫 장을 넘겼다.
예쁘고 작은 책이어서 빠르게 읽으면 몇 시간이면 될 것 같았다.
그런데 역시나 페이지마다 문장마다 그리고 주인공 도연의 말과
이외의 등장인물들의 말을 곱씹고 상상하며
늘어지는
나의 태도를 발견했다.
마음에 남는 것들이 많은 책이다.
예쁘고 작지만 임상심리사가 쓴 심리 상담서라 볼 수 있다.
이 작은 책에 그 큰 울림을 넣었을 줄이야...
주인공 도연은 가사조사관이다.
책 날개 작가 소개란에 '자기 자신도 어쩌지 못하는 임상심리사' 라는 소개를 보고
주인공이 상담 관련이겠구나 했지만 가사 조사관은 예상하지 못했다.
가사조사관은 가정법원에서 재판장, 조정장 또는 조정 담당 판사의 명을 받아 가사 사건에 필요한 사실을 조사하는 일을 하는 법원 공무원이다. 이들은 당사자의 환경, 관계 등을 조사하고, 자녀 양육 환경을 살피며, 때로는 상담 및 조언을 제공하기도 한다.
심리학을 전공하고 병원에서 임상심리사로 일하던 도연이 가사조사관이 되어
만나는 내담자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자신의 상처를 돌아보고 보듬으며 자신을 둘러싼 주변 인물들을
담담히 지켜주는 이야기이다.
짧게 한마디로 말하자면,
읽고 있으면 마음이 편해진다.
이런 배려도 있구나 하는 마음과 함께.
제목처럼 "마침내, 안녕!" ...
불편하고 힘든 마음들 안녕!...
소소하게 들려주는 에피소드는 두 손을 불끈 쥐게 한다.
도연에게는 큰 상처가 있다.
편안하게 툭 내놓고 말하기 어려운 마음들을 담고 임상심리사라는 일을 다시 시작한다.
여기에서 겪게 되는
합리적이지 않고 누구도 바꿀 수 없는 일들에 대하여,
도연이 취하는 태도는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의 상황들을 그대로 드러내어 보여준다.
맞아. 그렇지. 하며 공감이 되기도 하며,
한편으로는 꽤나 통쾌한 부분이 있다.
그리고 도연이 가사조사관으로 일하며 만난 김시재라는 아이.
그녀의 삶을 살아가는 태도는
도연이 말해준 그대로 '열심히 살지 마 그냥 살아'!에 딱 부합된다.
그만한 저력이 있는 시재의 씩씩함에 박수를 쳐주고 싶었다.
작고 짧은 스토리 내에 다양한 사람의 모습이 등장한다.
우리가 매일 겪고 있는 작은 사회의 모습이랄까?
편안하지는 않아도 나름의 방법들로 극복해가는 모습이 담겨있다.
이렇게 작은 책에 간결한 스토리와 단정한 문장 그리고 담담한 언어들로 이 모든 것을 어떻게 담아냈는지.
작가의 필력에 놀라움을 던진다.
▣자신이 틀리고 잘 못한 것은 들키고 싶지 않은 사람들이 있다.
▣자신의 의사가 없는 누군가를 핑계 대며 다른 입으로 말하게 하는 이들이 있다.
도연이 임상심리사로 일할 때 만난 상사 지원이라는 인물이 있다.
자신을 변호하기 위해서 다른 사람의 약점을 이용하는 인물. 사실 약점도 아니다.
자신을 따르지 않는다고 해서, 따르지 않은 것도 아닌데.
도연을 수동 공격적인 사람이라 늘 행동이 미숙하다며 헐뜯는 이야기를 하는 부분에서는
달려가서 지원을 때려주고 싶었다.
이런 상황에서 도연이 보여주는 어쩔 수 없는 무력감은 이해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서로에 대한 애정이 효력을 다해 비난하고 탓하는 것 밖에 남지 않은 사람들,
늘 자신이 피해자인 사람들, 상대방을 증오해야 자신을 지탱할 수 있는 사람들.
앞에서는 누구도 무력해질 수 있다.
마지막 책장을 덮으며 생각된 것은
이 책은 상처 받은 마음을 지우개로 지워가는 이야기들로,
세상은 절대로 너를 혼자 살라고 하지 않는다는 위로를 준다고 말하고 싶었다.
어려운 심리학 책은 싫지만 읽으면서 지금을 살고 있는 내 마음을 토닥여 주는 책.
과대 포장된 일상이 아니어서 더없이 좋았던 책.